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은 대형 상수도관을 지나 가정의 개별 수도관을 거쳐 공급된다. 이때 상수도관이나 수도관으로 인해 정수장에선 깨끗했던 물이 녹물, 불순물 등이 섞일 수 있다. 수도관 내에 유입된 미세한 미생물들이 유속이 느린 곳에서 관 벽에 붙고 생물막을 형성하고 성장해 수도관을 부식시키고 각종 세균 등을 증식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도관으로 인해 세균, 플라스틱, 녹물 등으로 오염된 수돗물은 피부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배급수관망에서 검출된 적 있는 클렙시엘라, 아에로모나스 등의 미생물은 국내외 연구를 통해 피부 및 연조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 및 연조직 감염은 심각할 경우 피부 괴사부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미국에서 20대 여성이 아에로모나스하이드로필라라는 세균에 감염돼 다리를 절단하는 사건이 있었다. 에이미코플랜드는 물을 통해 아에로모나스하이드로필라에 감염돼 신장 기능이 마비되고 온몸이 붓고 피가 잘 돌지 않는 이상 증상이 나타났으며, 괴사성근막염이 발생해 사지를 절단하게 됐다.

정부에서는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녹슬고 부식된 수도관을 교체 및 세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들은 가정 내 욕실샤워기를 교체해 개인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욕실샤워기를 필터가 장착된 필터샤워기로 바꾸면 수도관 내에서 유입되는 불순물을 다시 정수해 깨끗한 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중의 모든 필터샤워기가 동일한 불순물이나 녹물 제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 주의가 필요하다. 욕실샤워기에 장착되는 필터가 다양해 제품마다 거를 수 있는 불순물의 종류나 크기 등에 차이가 발생한다. 일례로 욕실샤워기에 사용되는 세디먼트필터와 중공사막필터의 경우 불순물을 거르는 기공의 사이즈가 62배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디먼트필터는 욕실샤워기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필터로, 정수기에도 주로 사용된다. 평균 5㎛의 크기로 수돗물 속 불순물, 녹물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5㎛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 세균이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없다. 수돗물에 존재할 수 있는 대장균, 녹농균 등의 세균은 크기가 평균 1~3㎛이며, 미세 플라스틱은 최소 크기가 0.1㎛로 아주 미세해 세디먼트필터로는 정수할 수 없다.

반면 중공사막필터는 기공의 크기가 0.08㎛로 세디먼트필터보다 더 미세하다. 이에 정수기뿐만 아니라 초순수 제조공정, 의료용 인공신장기 등 높은 정수력이 필요한 곳에 적용되고 있다. 때문에 중공사막필터가 사용된 욕실샤워기는 녹물 제거는 물론이고 세디먼트필터로는 걸러낼 수 없었던 미세 세균과 미세 플라스틱까지 효과적으로 정수할 수 있어 보다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해준다.

게다가 중공사막필터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기공이 1000억 개나 존재하는 실처럼 생긴 필터로 불순물을 거를 수 있는 면적이 넓다. 기공의 수가 많아 수돗물 속 이물질을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세디먼트필터보다 2배가량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것도 장점이다.

수돗물은 오래된 수도관을 거치면서 녹물, 세균, 미세 플라스틱 등이 유입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가정 내에서 욕실샤워기 교체를 통해 필터를 장착해 수돗물을 다시 한 번 정수하는 것이 추천된다. 다만 수돗물 속 미세 세균, 미세 플라스틱까지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기공 크기가 더 작은 중공사막필터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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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영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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