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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 Nice to Meet You

  • 입력 2022.06.14 12:40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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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일상의 물체는 일정한 색의 빛을 흡수하여 그 빛을 반사하는 성질을 가진다. 사실 우리가 보는 모든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은 빛이다. 빛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작가의 영감이 담긴 색으로 생동감 넘치는 빛을 화폭에 담은 이해전 화백은 오랜 기간 프랑스에서의 유학으로 서양화풍의 정통과 한국적 색감을 현대의 유화기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30 x 162 cm, 2021년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30 x 162 cm, 2021년

그의 작품에 담긴 역동성은 앵포르멜(Informel)의 성격을 보여준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현대 추상회화의 한 경향인 앵포르멜은 본래 비정형을 의미한다. 미리 계획된 구성에 대한 거부와 자발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말하는 것이다. 구조주의 언어학자인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개념에 따르면 앵포르멜이 가지는 근원적인 생명의 표현은 구상이나 비구상을 논하는 것이 아닌 생생함에 정착하는 것이다.

색각의 과학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빛이 다양한 색을 띨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빛은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 전자기파의 매우 좁은 부분이다. 이 화백는 다양한 색을 인지하고 이 연속적인 빛의 스펙트럼을 입체적 색채로 작품에 담아냈다. 자신만의 생명을 담고 고유한 빛을 발하면서 무질서 속의 절제가 담겨있다.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45 x 112 cm, 2019년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45 x 112 cm, 2019년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45 x 112 cm, 2022년
생동(vividness) Oil on canvas, 145 x 112 cm, 2022년

이 화백의 작풍은 1983년 유럽으로 떠나며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대상의 사실적 묘사에 집중해온 작가는 파리국립미술학교 입학 후 화면에 물감층을 겹겹이 쌓는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기법을 익히며 스승의 영향으로 순수 추상회화에 몰두하였다. 액션페인팅 기법은 행위적 추상(gestural abstraction)이라고도 불리며, 완성된 작품에서 미적 가치를 구하기는 것이 아닌 작가가 현실에서 표출하는 행위, 그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당시 추상예술운동인 앵포르멜의 영향으로 물감의 두꺼운 마띠에르(Matiere)와 우연적 요소를 동시에 담아냈다. 그는 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생동감의 추구로 이해전 화백만의 한국적 정서가 담긴 색채 추상회화를 구현해냈다.

파리에서의 작업은 그를 자유롭게 붓끝의 망설임을 풀어놓았다. 그의 삶에서 환희는 직선에서 곡선으로 존재를 긍정하는 작업이 주는 호흡이다. 앵포르말의 신비한 작업의 순환과 기다림에서 주어진 파리에서의 긴 생활의 빈곤과 고독의 시간은 화면의 또 다른 언어의 섬을 이루고 있었다.

“Il Libro Dell' Amore (The Book of Love)”. 회화가 음악이 되어 흐르는 그의 작품에 흩어져 있는 레드(red)는 팬톤(Pantone)일지라도 제시 못하는 라이브러리이다. 자연의 컬러 빛과 색채에 대한 작가의 탐구 여정은 오늘의 인상파 후기 대열에 그를 올리고 있다.

색채의 향연은 그에게 온 길이었다. 파리 생활 이후, 이 강열한 영감은 대한민국 남해의 푸른 바다, 동해의 산세의 비탈에서 얻어오는 브라운의 황토 색채 언어이다. 캔버스는 탄광이다. 글을 쓰는 작가는 원고지에 쓰인 글의 행간으로! 나는 캔버스 위의 항해자이다. 두려움이 없다.

작가의 캔버스 위 작품의 기름이 마름을 기다리는 그 한사람의 있음에!

 

이해전 (Lee, Hai-jeon)

작가 이력

추계 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파리 국립미술학교 회화과 졸업

파리 8대학 회화과 졸업

파리 8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1990 오 빠베 화랑 (파리)

1991 오 빠베 화랑 (파리)

1992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3 오 빠베 화랑 (파리)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4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5 유니 베르-7화랑 (파리)

1997 조화랑 (서울)

2000 토탈 미술관

2001 아트 사이드 갤러리

2009 윤당 갤러리

2010-2022 인사아트센터 (총 6회)

2017 이영미술관

아트페어

2013 부산국제아트페어

2014 부산국제아트페어

2016 대구 아트페어

2018 서울 인터내셔널 아트 엑스포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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