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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새들의 아침 인사가 들리면 나는 차를 끓입니다.

  • 입력 2022.07.13 11:51
  • 기자명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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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숲이 있는 아침에 음악은 여름새들의 아침인사에서 시작한다. (뻐꾸기, 물총새, 제비, 참새, 후두티, 해오라기) 아침의 동이 틀 때의 음악은 여름새의 간밤의 지나간 비는 청량감의 새벽공기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아침의 해야할 일을 해내는 묘한 리듬 이탈리아인들은 유아아동 교육에서부터 반영시키는 이것을 리드믹(Rhydmic)이라고 표현한다.

향기로운 추억은 그 시간을 만들어가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 이기도 하다.

-음악을 안다는 것과

-음악 즐기는 것

차이는 그 또한 음악 레이블을 대하는 겸손함에서 비롯된다.

유럽에서 여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곳은 이탈리아이다. 수 세기를 거쳐 오페라의 풍성한 레퍼토리를 쌓아 올린 곳이며, 보케리니와 비발디 등 바로크와 고전주의를 잇는 풍요한 기악 문화의 고장이다. 그곳에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작곡가는 바로, 20세기 초에 활동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 1879~1936)이다. 레스피기는 12세에 바이올린과 작곡 공부를 시작한 후 러시아의 림스키-코르사코프, 독일의 브루흐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기악음악의 부흥

레스피기는 이탈리아 기악을 부흥시킨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초,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베르디, 푸치니의 오페라가 크게 유행했고, 대부분의 이탈리아 작곡가들이 오페라 작곡에 몰두해 있었다.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유럽의 기악을 주도했던 역사는 잊히다시피 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때 레스피기는 옛 작곡가들의 기악 음악을 모아 현대인의 귀에 친숙하게 들리도록 편곡하기도 했다. 그런 시기에 레스피기는 기악 음악을 작곡하여 이탈리아 순수 음악의 부흥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관현악의 시인’이라는 별칭처럼 그의 관현악곡에는 풍성한 관현악법을 바탕으로 한 시적인 환상이 흘러넘친다.

몇 년 전 오케스트라의 여름 콘서트에서 ‘로마의 소나무(Pini di Roma)’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폭포수와 같은 장려한 음향에 압도되어 20분의 연주 시간 동안은 더위에 대한 걱정이 잊힐 정도였다.

‘로마의 소나무’는 다른 작품들인 ‘로마의 분수(1927)’, ‘로마의 축제(1929)’와 함께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1924년에 완성되었다.

로마의 소나무를 묘사했다기보다 화려했던 고대 로마를 상상하며 만든 작품으로 이탈리아의 옛 음악과 중세의 그레고리안 성가의 느낌을 담은 곡이다. 인상파적 수법과 뛰어난 관현악법으로 로마 주변에 있는 4곳의 소나무 숲을 풍부한 색채감을 살려 잘 묘사했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마치 풍경화 같은 작품으로, 관현악 색채에 중점을 두어 각 악기의 소리가 만들어 내는 음색을 따라가며 감상하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곡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 ‘보르게제 별장의 소나무 / Pini di Villa Borghese’

제2부 ‘카타콤베 부근의 소나무 / Pini Presso una Catacomba’

제3부 ‘자니콜로의 소나무 / Pini del Gianicolo’

제4부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 Pini della Via Appia’

인상파적 묘사와 뛰어난 관현악법으로 그려내다.

첫 번째 악장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놀고 있는 장면을 그렸고, 두 번째 악장은 로마의 기독교인들의 은신처로서 그레고리안 성가가 중후하게 울려퍼진다. 세 번째 악장은 로마의 여름밤, 언덕에 서있는 소나무에 달빛이 비치는 가운데 나이팅게일이 지저귀는 모습을, 네 번째 악장은 짙은 아침 안개 속에 로마로 통하는 대동맥인 아피아 가도에서 로마 군대의 개선 행진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아피아 가도는 고대 로마의 진군 도로를 가리키는데 로마군의 진군행렬을 화려한 팡파르읭 행진곡으로 그려냈다.

특히, 세 번째 악장 자니콜로의 소나무에서 현의 환상적인 음색이 달빛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아주 인상적이다. 자니콜로는 유럽의 역사적인 강, 테베레(Tiberis)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이다. 테베레강은 로마 도심의 중심부를 관통하여 해안까지 이어지는 400km 길이의 강으로 밤이 되면 밝게 빛나는 천사의 성, ‘산탄젤로 성’과 함께 로마의 야경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3악장에서는 자니콜로 언덕에서 조용하고 아름다운 달밤, 달빛 아래 서 있는 소나무의 정경을 묘사했는데, 오보에의 멜로디가 남쪽 나라의 밤 경치를 아름답게 노래하는 부분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정경이다.

도시위의 여름밤!

잠시 도시를 떠나서 맞이하는 여름밤

그 차이를 알기에 우리는 떠나는 수고로움을 선택한다. 지난여름풍경이 기억으로 우리가슴에 있는 귀에 듣고, 보았던 뻐꾸기 소리.

청정지역에 흐르는 물속의 다슬기를 먹고 자란다는 반딧불 이제 준비된 마음만 정리하면 된다. 여름 숲에 서 있는 소나무들과 함께 연주하는 음악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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