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천 장어* 집에서
남영은
한강 바람에 걸터앉아
한갓지게 쉬어가는 풍천 장어집
강 바다 닮은 사람들
갈라진 시멘트 맨 살갗 위
땀의 소금기 꽉 머금고
도톰하게 익어가는 뒤틀리는
삶의 교차로 한 모퉁이
탱탱한 풍천 장어
노릇노릇한 일생을
곱게 싼 명이나물
처음처럼 한 잔에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연
불 위 장어처럼 납작 엎드려
발자국 없이 켜켜이 바다로 간다
숯불에 그을린 칠월 위로
살짝 오른 벌건 웃음이
구수한 된장 냄새처럼 모여
보글보글 더운 여름을 끓인다
*풍천 장어 :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잡히는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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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 뚝배기의 더운 여름을 본다.
펄떡이는 풍천장어의 꼬리 힘에서 삶의 위안 아닌 위안을 얻고 투명한 소주 한잔에 이야기를 풀어낸다. 불판 위 장어와 맞바꾼 술자리의 왁자지껄함속에 도시의 풍경이 바다로 빠져나간다. 숯불에 그을린 칠월 위로 땀의 소금기 꽉 머금고 익어가는 뒤틀린 장어처럼 나도 빨갗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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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남영은
* 2011년 등단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 창작교실
(강희근교수 수료)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교육계에 종사
* 시집: 찬 생각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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