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그 골목
남영은
인사동으로 들어가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그 골목
혼자서만 걸어갈 수 있는
온전한 혼자만의 골목길
막걸리 냄새 머물며 노니는 길
가난한 바람도 술 한 잔에
목 축이는 길
바람결도 휘청거리니
밤이 흘러넘친다
분출의 담벼락 자국
구석진 곳에서의 쏟아냄
흔들리는 밤이 허리 펴는
소박한 시간이다
하품하는 긴 하루
인사동 골목에 들어서면
호박전 위에 수놓은
쑥갓 같은 기다림
술잔에 훌쩍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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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은 친숙한 길이면서 낯선 길이다. 집과 집 사이를 이어주는 소통의 길이며 빈 공간 나만의 길이다. 골목길에는 그리움이 묻어있고,기다림에 지친 막다름속에서 마음을 전한다. 이제 그 인사동 골목길에 막걸리 한 잔에 추억을 담아내고 어두운 시간을 헤쳐가며 쑥갓 같은 기다림으로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 본다. 인사동 골목길에 하얀 시간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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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남영은
* 2011년 등단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 창작교실
(강희근교수 수료)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교육계에 종사
* 시집: 찬 생각 한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