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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초대석 시인 남영은> - "인사동 그 골목"

골목길은 친숙한 길이면서 낯선 길, 하얀 시간들이 지나간다

  • 입력 2022.08.17 00:30
  • 수정 2022.08.17 00:42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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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그 골목                                      

                       남영은

 

인사동으로 들어가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그 골목

혼자서만 걸어갈 수 있는

온전한 혼자만의 골목길

 

막걸리 냄새 머물며 노니는 길

가난한 바람도 술 한 잔에

목 축이는 길

바람결도 휘청거리니

밤이 흘러넘친다

 

분출의 담벼락 자국

구석진 곳에서의 쏟아냄

흔들리는 밤이 허리 펴는

소박한 시간이다

 

하품하는 긴 하루

인사동 골목에 들어서면

호박전 위에 수놓은

쑥갓 같은 기다림

술잔에 훌쩍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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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은 친숙한 길이면서 낯선 길이다. 집과 집 사이를 이어주는 소통의 길이며 빈 공간 나만의 길이다. 골목길에는 그리움이 묻어있고,기다림에 지친 막다름속에서 마음을 전한다. 이제 그 인사동 골목길에 막걸리 한 잔에 추억을 담아내고 어두운 시간을 헤쳐가며 쑥갓 같은 기다림으로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 본다. 인사동 골목길에 하얀 시간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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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남영은

* 2011년 등단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 창작교실

(강희근교수 수료)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교육계에 종사

* 시집: 찬 생각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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