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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journal 22년 9월호를 소개합니다.

한가위, 그리고 정(情)

  • 입력 2022.09.05 10:58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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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한국화의 작업의 분류 중 민화에서 봉황과 모란(부귀영화, 장수를 뜻한다)은 고귀함, 상서로움의 상징이다. 작가의 작품에 인용된 국화와 양귀비, 목련의 상징성을 심볼리즘(Symbolism)으로 차용하고 있다.

수복강녕(壽福康寧), 부귀와 화목의 상징으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오래 살고 복을 누리며 건강하고 평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숨을 가다듬는 손끝의 모듬으로 헤리티지(Heritage)의 작업을 이어왔다.

책가도_우주희_136X42cm 2개
책가도_우주희_136X42cm 2개

나비는 장수와 부부 화목을, 벌은 성실함, 무당벌레는 행운의 상징이자 은유이다. 조선시대 민가의 가례, 가풍은 집안의 격식을 차리는 예와 도리를 정돈된 책가도(우리말로 책거리라고도 한다)의 멋과 같이 했다. 책가도는 학문을 중요시 여겼던 조선시대 문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그림으로 왕가의 서가를 일반백성 문화로 내리는 관습이라 할 수 있다. 그 가문을 잇는 염원에서 세손을 기다리는 종족문화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귀와 좋은 소식이 찾아오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캔버스와 장지 위에 석채와 분채, 유리가루(석채)로 희망을 바림했다. 아름드리 만개한 모란은 화사함을 뽐낸다. 반짝반짝 빛나는 작품들이 우리 마음속까지 환하게 비춰주기를 바란다. 또 그렇게 모인 빛들이다.

국적이 있는 대한민국의 예술, 한국화. 우리의 노래가 숨어있는 붓끝의 예술은 이렇게 시작이 된다. 작품에 담긴 의미를 조합하는 상징 체계로의 모티베이션(motivation)은 집안의 행복과 영원을 염원하며 그렇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대한민국의 4계(四季). 봄의 찬란한 탄생, 지난 겨울의 남겨진 낙엽이 땅에 묻힌 그 자리에 대지의 새생명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내어주는 계절을 지나 잔인한 땅의 노래에서 새순이 돋는다. 뜨거운 한낮의 여름을 맞이하는 여름 꽃의 향연이 되어 능소화(상사화)의 자리가 매김하는 화단에서 가을은 땀을 씻는 손에 들려 있는 고구마 잎 줄기와 알뿌리로 찾아온다.

불교에서 인연(因緣)은 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인(因)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緣)은 그를 돕는 간접적인 힘이다. 아름다운 정돈의 인과 연을 선비의 거실로 들여온 책가도. 그곳에서 어떠한 시류에도 견디어 역사의 선두가 되는 리더의 모습으로 그 어떤 난항일지라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고 순항을 계속할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과 대화의 커뮤니케이션, 파안대소의 너그러움과 가족이 그리워지고 환한 웃음이 절실해지는 요즘, 인연의 소중함을 느낀다.

“행복은 나비와 같다. 쫓아가서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없게 달아난다. 하지만 그대가 조용히 앉아 있어 보라. 그러면 나비는 스스로 날아와 그대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19세기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이 남긴 말이다.

하루의 소중한 일상을 담아내면 어느새 그 공간 에너지의 자기장을 보는 행복은 어느덧 우리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게 될 것이다.

작가는 눈앞에 보이는 대상의 색과 물성을 예술가의 심미안(審美眼)으로 형태와 색채로 재구성했다. 까치가 반가운 손님에게 보내는 사랑맞이로, 한가위의 풍요에서 오는 벽사기복을 온통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초연함과 해탈을 작가는 화면에서 고백한다.

 

작가소개

우주희 (WOO, Joo Hee)

약력

건국대학교 의상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사

한국민화학회 회원

한국민화협회 회원

궁중장식화전수관 강남지부장

(현)강남민화 연구소 대표

 

전시

[개인전]

2020.1 우주희개인전 (한국미술관)

[단체전]

2022. 6 헌법재판소 ‘책거리민화전’

2022. 4 마루아트센터 ‘봄 향기따라 마루로’

2022. 2 경인미술관, ‘호시탐탐’

2021.10.운현궁 기획전시실. ‘운현궁 도화서’

2021. 4. 갤러리 나우. 봄날은 온다

2021. 1. 갤러리 라메르. ‘궁중장식화의 맥을 잇는 화원들’

2021. 1. 가회민화박물관. ‘지9圖展’

2020.12. 인사아트센타. 대갈문화축제. 아카데미회원전

2020.12. 자하미술관. 길상화사 세화전‘벽사초복’

2020.12. 31갤러리. 궁중장식화 화원전.‘身畵不二’

2020. 7. 인사아트프라자. 한국민화조망전

2020. 6. 동덕아트갤러리.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전

2019. 8. 갤러리맘. 특별기획전. '가을 그리고 기다림‘

2019. 7. LA한국문화원 아트갤러리 ‘아름다운 우리민화전’

2019. 7. Gruziya.Tbilisi. 카미오갤러리 ‘한국민화전시회’

2019. 7. 아르헨티나 대사관 초청 ‘길상화사전’

2019. 6. SETEC. ‘민화협회 회원전’

2019. 2. 경인미술관 ‘길상화사전‘

2018. 8. 인사아트센터. 아트바캉스 ‘스타작가와 함께’

2018. 7.  Italy. Milan, 루치아나마탈론 박물관 ‘제3회 한국민화특별전’

2018. 6. SETEC. 민화아트페어

2014. 7. 서울숲 커뮤니티센터갤러리. '행복한 우리그림'

 

수상

2021. 제7회 대한민국민화대전 입선 

2020. 제23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특선 

2019. 제34회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 우수상

2019. 제22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입선

2019. 제12회 대한민국 민화공모대전 장려상

2018. 제7회 한국전통민화협회 전국공모전 특선

2018. 제21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입선

2018. 제24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별상

2018. 제4회 대한민국민화대전 특선

2017. 제10회 대한민국 민화공모대전 장려상

2017. 제2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특선

2017. 제5회 현대민화공모전 특선

2017. 제20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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