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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journal 22년 10월호를 소개합니다.

작가가 작가에게 그리고 또 한 분의 그대에게

  • 입력 2022.10.05 12:01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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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한글민화-잘될거야, 2021, acrylic on canvas, 160x130cm
한글민화-잘될거야, 2021, acrylic on canvas, 160x130cm

지난 9월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2022 세종 한글 전시회-우리 글, 온누리를 비추다’의 금보성 작가의 작업은 세종대왕이 신하들과 함께 이룬 업적이자 기록문화유산의 가치와 그 구축에 대한 주제를 조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금보성 작가와 그 동료작가들의 이번 ‘세종의 빛’ 주제를 작가만의 해석의 방식으로 담론화한 작업이다.

세종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본 전시는 예술가들의 직관과 상상을 통해 세종의 빛을 오늘에 재생산하는 작업을 말하고 있다.

금보성 작가는 한글 자모에서 영향을 받은 추상 회화를 추구하는 작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그림의 시작은 점부터 찍었다”고 말하는 작가 금보성. ‘한글을 드러내지 않고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작가의 고뇌가 담겨있다. 자음과 모음을 해체해 보는 시도를 통해 어떤 형상속에 한글을 대비하는 작업도 적용한 작가 금보성의 작업은 시간에 걸쳐 계속되었다.

한글을 기호, 문자의 해체와 재집합으로 구성하며, 사람들의 자유스러운 움직임을 한글로 이미지화로 갔다. 작가의 사랑이자 그의 마음 속 고향인 여수를 한글로 그려보자는 염원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의 고민은 벌써 30년이 지나오고 있다.

“한글이 들어있다고 그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늘 아쉬웠습니다”. 작가는 옆집 아이에게도 늘 그림으로 이야기를 해주며 늘 그림을 통해 생각을 풀어내고자 했다. 점차 한글은 조금씩 의미로, 소리로 다가왔다. 그렇게 작업을 이어오며 100호 캔버스에도 풀어내보기도 했는데, 이는 소중한 초기작품 중 하나로 시골에 계신 그의 부모님께서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작업의 전환에서 ‘색동 시리즈’를 발표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치밀한 선과 색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캔버스를 바라볼 때 가슴이 울컥할 때가 있다고 그는 전한다.

한글 ㄱ 과 ㄴ 속에 얼굴을, ㄱ 에는 나이 든 모습, ㄴ에는 조금 젊은 모습 등 한글에 얼굴을 넣는 것은 의도적으로 계획한 실험을 행하기도 했다. ‘가능할까?’ 그의 고뇌였다. 어설프지만 시도를 하였고 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어설픔, 이기웅 저 – 본 칼럼의 글쓴이가 이 책의 단어에서 평온을 얻었었다.)

작가는 “한글 그린다고 하면 서예 뛰어넘는 구력인가 싶어 글 문장 하나 써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라고 한다. 하지만, 이젠 한글에 대하여 다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한글을 모티브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많아졌다. 작가 금보성은 그의 작업에서 조선의 군주인 세종의 선물 ‘한글’을 깨우쳤다고 한다. 한글은 하늘, 땅, 사람이 교감하는 언어이다.

한글을 테마로 회화와 설치에서 건축작업까지 끝없는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금보성 작가는 최근 민화에 주목한다. 그가 ‘한글민화’라 명명한 작품 시리즈에서는 전통민화 속 파초 대신 알로카시아를, 한지 대신 캔버스로 만든 이 작품에 민화라 명명한 것은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들에게 길상과 벽사의 의미를 가지는 현대의 민화로 갤러리와 콜렉터의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한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현대의 기물과 한글의 자모를 통해 길상의 의미 전달은 충분하다. 감상하는 방식의 과감한 시도를 외치고 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우리 안에 내재된 무한한 가능성과 강인한 정신을 조명하고 민화의 기복적인 요소를 더해 자신만의 ‘한글민화’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의 작업에서 큰 보자기에 담긴 의미로 내게로 왔다. 태도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안의 가치를 다루는 지혜이다. 배움은 하늘이 준 소명을 다할 때까지 배우기를 힘쓰는 지혜이다. 그리고 성찰은 미련함과 반성의 차이를 구분하는 지혜이다. 실천은 깨달은 시점에 바로 실행하는 지혜이다.

시인이자 한글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가 금보성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나에게 한글은 종교, 그 이상입니다”. 한국예술가협회 이사장이기도 한 금보성 작가는 예술가들의 창작물을 통한 정신적 자유의 표현으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한글 작품에는 꾸미지 않은 우리다운 모습으로 한국미술을 현대회화로 접목시켜 5천년을 넘게 꽃피워온 우리문화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전시일정>

2022 세종 한글 전시 - 우리 글, 온누리를 비추다

기간: 9. 16. ~ 10. 15

장소: 세종문화예술회관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문예회관길 22)

 

금보성 KIM, Bo Seong

Hayfield University

Victor University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개인전

2021 한글전, 신풍미술관, 예천, 경북

2021 한글전,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인사동, 서울 등 총 72회

 

단체전

2022 세종 한글 전시 - 우리 글, 온누리를 비추다

2021 한일전, 오사카 & 안산

2021 앙카라 아트페어, 터키 외 다수, 총 500여 회

 

기타(수상경력 등)

2021 한국예술가협회 이사장

2021 코리아아트페어 주관

2020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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