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토요초대석 시인 남영은> - " 늦가을 거리"

떠나지 못하는 가난한 바람,무거워 가는 목적지 잃은 발걸음

  • 입력 2022.11.26 12:04
  • 수정 2022.11.26 12:06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늦가을 거리

                        남영은

 

낙엽 휩쓸고 간 자리

떠나지 못하는 가난한 바람

거리 맴돌다 같은 자리 다시 머물고

무거워 가는 목적지 잃은 발걸음

 

쓸어 모은 낙엽

떠나는 가을 무심히 채워

누런 포대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트럭 짐칸에 시간의 흔적 켜켜로 쌓고

등 떠미는 세상과 천천히 멀어진다

 

가을 지나간 자리

스며든 햇볕이

저녁노을의 깊이를 파고든다

 

뒷모습은 늘 대답이 없다

=======================================

낙엽이 가난한 바람 맞으며, 삶의 흔적을 지워낸다.

추락하는 짧은 시간 버팀목속에서, 이 땅에서 이별 아닌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누런 포대에 꾸역꾸역 밀어넣은 내 자신의 시간 바늘들이, 세상과 거리를 두며 아프게 다가온다.

가을은 정녕 슬픈 것인가?

텅 빈 거리에서 되짚어보며, 대답없는 그 이름, 가을을 불러본다

=========================================================

물빛 남영은

 * 2011년 등단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 창작교실

(강희근교수 수료)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교육계에 종사

 * 시집: 찬 생각 한가운데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