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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clinic] 노인의 정신건강

  • 입력 2009.08.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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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느끼는 여러 가지 신체적·정신적 괴로움 중에서 외로움만큼 큰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인생의 어떤 시기든 외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노년기는 노년기의 특성으로 인해 더욱더 그러하다. 자식들이 장성하고 결혼하여 곁을 떠나고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배우자가 어느 날 자기만을 홀로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고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 외로움이 골수에 사무친다.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자녀가족과 동거하고 있지 않은 노인들에게 하루 중에 가장 즐거운 때가 언제냐고 물었을 때 ‘가족이나 친척의 방문이 있을 때가 즐겁다’는 것이 가장 높게 나왔다. 노인들에게는 인간적인 접촉, 특히 혈연과의 관계가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것이 안 될 때 노인들은 고독을 느끼게 된다. 이 조사에서 그 다음으로 즐거운 때는 잠자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만사를 잠으로 잊고 싶은 것으로 생각된다. 외로움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 필요해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노이로제·정신병이 된다. 모든 노이로제·정신병이 그렇긴 하나 특히 노인들의 노이로제나 정신병은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해서 온다. 노인들이 입맛이 떨어지고 잠이 잘 오지 않고 변비가 생기고 시름시름 아프면 우울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가족 중의 누가 죽거나 아프면 노인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이러한 외로움에 대해 노인들 스스로 극복해보려는 노력들이 요즘 들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재혼의 증가이고 또 하나는 뭔가 일거리를 찾는 노력이다.최근 노인들의 재혼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자식들이 나서서 홀로 된 아버지 어머니에게 재혼을 권유하고 재혼 상대자까지 물색하기도 한다. 물론 자식들 편에서는 홀로 된 부모를 부양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 노인상담소나 노인대학을 통해 노인 스스로 상대자를 찾기도 한다. 소외감과 외로움을 재혼으로 극복해보려고 노력하는 노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노인상담소와 노인대학의 수가 증가되고 그곳을 통한 노인들의 교제가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또 하나의 노력은 적극적으로 일을 찾는 것이다. 노인의 가치는 풍부한 경험과 지혜다. 충실히 살아온 인생과 축적된 경험에 자부심을 가지고 주변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 실천한다든지 자기만의 경험,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자녀나 손자 손녀 젊은이에게 가르쳐주고 좋은 길을 인도할 수 있으면, 젊은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오히려 보배가 될 수 있으며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게 된다. 노인의 귀중함과 가치는 노인들이 먼저 지킬 때 젊은이나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취미나 종교 활동 또는 단체 활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노화로 인한 정신, 신체 취약도 미리 대비해야노인들의 문제 중 외로움 다음으로 큰 정신적인 문제는 노화로 인한 뇌기능 저하를 들 수 있다. 기억력 감퇴, 감정조절의 장애가 있고 전에 하던 기술이 어둔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노망이라 불리는 치매가 주로 온다. 노망이 있으면 뇌 조직의 손상 및 장애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먼저 기억력의 장애가 있다. 과거 기억이 없어져 어떤 경우는 말을 지어서 하기도 하고, 식사를 해놓고 하지 않았다고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자기가 누군지 가족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한다.또한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고 날짜 가는 것도 모른다. 때로는 누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고 피해망상에 빠지기도 하고 TV에 나오는 ‘젊은 오빠’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실제로 밥을 먹었는데도 주위 사람들에게 며느리가 밥을 안 준다고 해서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막 돌아다니기도 한다.이런 노망으로 인해 정신병 증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 약을 쓰면 효과가 좋다. 심한 경우는 정신과에 입원을 시키는 것이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서 좋다. 노인을 정신과에 입원시키는 것이 불효하는 것 같고 안쓰러워 집에서 온 가족이 붙잡고 있거나 방문을 잠그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병세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노인은 신체적으로도 취약하다. 노년기의 특징은 노화현상으로 인해 신체적으로 약해져 있고 또 노인병이 더 잘 온다. 그러나 노화현상 그 자체는 병이 아니다. 생리적으로 오는 신체의 노화현상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40세부터 시작된다. 노화현상은 우리가 소위 늙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주름이 잡히고 흰머리가 늘고 등이 구부러지는 등의 외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신체 각 장기에 노화가 일어난다. 위장의 경우 위산 분비가 줄고 위의 운동도 저하되고 위하수가 되기도 한다. 콩팥에서는 노폐물의 배설이 감소된다. 노화현상으로 인해 외부영향에 대한 적응력과 회복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젊었을 때 같으면 어디 좀 다쳐도 잘 낫던 것이 노인이 되면 잘 낫지 않는다. 노인은 이런 점에 유의하여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어떤 노인은 앉을 때 털썩 앉는 바람에 척추에 골절이 생겼다. 그래서 그 뒤로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노인이 되면 앉고 설 때도 조심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나 자기 몸에 맞게 해야 한다.노인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 함께 노력하는 자세 필요해20세기 들어 사회·경제적 수준의 향상과 현대의학 및 공중보건위생의 발전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놀랠 만큼 크게 연장시켰고 그 결과 노인인구의 증가를 가져왔다. 전체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아졌다. 인구조사 통계에 의하면 매년 평균 0.2~0.3세 수명이 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는 증가하는데, 우리나라가 산업화·도시화 되면서 핵가족화 되고 또한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노인부양의식이 퇴조하였다. 그러나 노인의 경제적 독립은 되지 않아 노인문제는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는데, 1981년에 노인복지법이 제정되고 1982년 경로헌장이 선포되어 노인복지행정이 시작되었다.노인복지시행령 중 건강에 대한 것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건강진단을 2년에 1회 이상 국·공립병원 또는 보건소에서 실시하고 65세 이상의 노인에 대한 보건교육을 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가 수시로 실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시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그나마 의료보호법에 의하여 생계수단이 없는 65세 이상의 노인과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노인에 대해서는 최저의 의료 진료를 실시할 뿐 양로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재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다.점차 증가되는 노인인구와 이들의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노인들 개개인이 스스로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정부차원의 실질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경로현장에는 노인에 대하여 ‘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고 문화를 창조 계승하며 국가와 사회를 수호하고 발전시키는데 공헌하여 온 어른으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내야 할 분들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노인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 차이만 있을 뿐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