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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바다의 우유 '굴'

  • 입력 2010.0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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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바위에 붙어산다고 하여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양극지방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120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겨 먹는 식품이다. 굴은 오래전부터 애용되었는데, 고대 로마 황제들은 굴을 영양식으로 즐겼으며 전쟁터에서도 나폴레옹은 식사 때마다 굴을 먹었으며 카사노바는 밤마다 굴을 먹었다. 우리나라 선사시대 조개더미에서도 굴 껍데기가 출토되고‘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 강원도를 제외한 지역의 토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굴을 오랫동안 즐겨 먹은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묘약 굴은 영양분의 보고


예로부터 ‘굴은 봄부터 여름에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고 서양에서는 R자가 들어간 ‘5월에서 8월까지 굴을 먹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5월~8월까지는 굴의 산란기로 알을 보호하기 위해 독성을 분비하고 크기가 작아진다. 또한 계절적으로 기온이 높은 시기로 굴이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굴을 섭취했을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안전하지 않아서 여름에는 주의해서 먹는 것이 좋다.


굴에는 족사(足絲)라고 하는 발이 있어 바위에 딱 붙어있을 수가 있어 먹이를 먹을 수가 있다. 또한 굴에도 아가미가 있어서 아가미를 통과하는 미세한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플랑크톤은 물의 온도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데 수온이 높으면 플랑크톤이 많기 때문에 굴의 성장이 빠르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고르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대장과 소장을 깔깔하게 하고 대변과 소변 및 도한을 그치게 하고 설전과 여자의 대하적백을 치료하고 온학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열량은 낮지만, 단백질, 글리코겐,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무기질 중 칼슘과 아연이 특히 풍부한데 성장기 아동의 뼈 발육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칼슘이 우유와 비슷하게 들어 있어 굴 700g이면 하루에 필요한 양을 충족시킨다. 예로부터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온 해산물이다. 특히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에서도 유독 굴만은 생으로 즐긴다. ‘굴은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굴에 들어 있는 아연 때문이다. 굴에 들어있는 아연은 완전 영양식인 달걀보다 무려 30배나 많이 들어있다. 섹스미네랄이라고 불리는 아연이 부족하면 정자의 수가 감소하고 성기능이 저하되는데 굴은 어패류 중에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굴 10개면 하루에 필요한 아연 권장량을 충족 할 수 있다.


굴에는 생식기능에 관여하는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어 여성 생리량도 늘고 불임을 예방하며 냉이 있는 여성에게도 좋다.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부노화를 방지하며, 또 굴은 칼로리가 적어 비만 체질을 예방하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배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고 회자될 정도로 여성들에겐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졌다. 굴에는 철분이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구리 함량이 높아 여성들의 빈혈에도 좋다.


요리법도 가지가지, 입맛대로 즐기는 굴 요리


굴을 씻는 요령은 반드시 굴이 함께 들어 있던 제물에서 부서진 껍데기를 골라내야 맛이 변하지 않는다. 깨끗이 골라낸 굴은 물 3컵에 소금 1큰 술(12g)을 넣고 섞어 살살 흔들어 씻고 다시 맹물에는 씻지 않는 것이 맛과 영양이 빠지지 않는다.


굴을 이용해 만든 음식으로는 빛깔이 투명하고 싱싱한 것으로 골라 손질하여 씻어 건져 솥이나 냄비에 쌀을 안치고 뜸들이기 바로 전에 굴을 넣고 양념장에 비벼 먹는 굴밥, 미역과 굴을 함께 넣어 시원하게 끓여 부추와 알싸한 청양고추를 곁들여 밥을 말아먹는 굴 국밥, 굴을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다음, 데친 굴에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묻혀 튀긴 후 레몬즙을 뿌려 상큼하게 즐기는 굴튀김, 굴은 소금물에 씻어 건지고 무는 채 썰어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치는 굴 무침 등이 있다.


우리는 굴을 초장에 찍어 먹는데, 서양에서는 레몬을 곁들여 먹는다. 초장과 레몬의 공통점은 바로 유기산이다. 굴에 레몬즙을 짜 넣어 먹으면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산성 식품인 굴과 알칼리성 식품인 레몬이 잘 어울려 균형 잡힌 식품이 된다. 특히 상큼한 향취가 미각을 자극해 입맛을 돋워주는데, 특히 레몬에는 비타민 C와 유기산인 구연산, 칼륨, 칼슘 등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굴에 레몬즙을 뿌리면 나쁜 냄새가 제거되고 구연산이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억제해 살균효과까지 있다.


굴에 대한 잘못된 상식 바로잡기


굴의 구입 및 감별법으로는 굴은 빛깔이 맑고 선명하며, 유백색으로 광택이 나는 것이 신선한 굴이다. 껍질 없는 알 굴일 경우에는 소금물에 담가 불려놓기 때문에 싱싱한 것처럼 보이므로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또렷하게 있는 것이 껍데기를 깐 지 오래되지 않은 싱싱한 것이므로 회로 먹으면 맛있다. 씻은 굴을 3~4마리씩 조금씩 나누어 얼린다. 요리할 땐 얼린 굴을 그대로 넣으면 된다.


흔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굴에 대한 상식중 하나는 크기가 작은 서해안의 투석식 굴은 ‘자연산’이고, 남해안 수하식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알이 굵은 굴은 ‘양식산’이라 하여 크기가 작은 서해안의 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굴 양식은 그 방법이 투석식(돌에 들러 붙여 키우는 방식)이든 수하식(줄에 뀌어 바다 한가운데서 키우는 방식)이든 시설만 해 놓으면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고 자기 스스로 자라는 것이지 인공적으로 사료를 먹여 키우는 것이 아니다. 단지 크기의 차이는 서해안 돌굴은 만조 시에만 바닷물에 잠기어 섭취하는 플랑크톤의 양이 적고, 남해안 수하식 양식굴은 성장기간내내 해수에 잠겨있어 플랑크톤의 섭취량 및 시간이 많아 알이 굵고 통통하며, 영양도 풍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