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맛과 문화, 그리고 정성이 어우러져
전주 콩나물국밥집의 대명사라고 하면 단연 풍남동에 위치한 ‘왱이콩나물국밥집’이다. 이름부터 특이해 눈길이 간다. 손님들이 ‘왱왱’거리면서 몰려든다고 해서 이름 지었다고 하는데, 그 발상에 해학이 넘쳐 웃음이 절로 난다. 같은 전주에서도 집집마다 요리법의 차이가 있는데, 왱이식은 콩나물국에 금방 만 밥과 수란(살짝 익힌 달걀), 그리고 김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계란이 콩나물국에 풀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사람마다 입맛의 차이는 있겠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왱이식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저희 집의 특징이라면 인공 조미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미역과 ,다시마, 무, 황태포 등으로 밤새 우린 국물과 멸치국물을 반반씩 섞어서 맛국물을 만듭니다. 이 맛국물에 계약 재배한 순수 무공해 콩나물과 묵은지, 그리고 몇 가지 해물을 넣고 끓여내 그 맛의 차이를 확실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벌써 수십 년째 변함없는 방법으로 왱이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유대성 대표, 그 목소리에서부터 이미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절대 속일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람들의 입맛이 아닐까. 그 증거는 다른 곳 필요 없이 ‘왱이콩나물국밥집’을 찾으면 바로 알 수 있다. 식때가 아니라도 밀려드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물어물어 찾는 것도 모자라 아예 차를 대절해서 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 맛의 비결에는 바로 어떤 손님이 오더라도 수라에 올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한다는 그 정성에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왱이콩나물국밥집의 특징은 바로 이야기가 있는 식당이라는 것, 유대성 대표는 몇 년 전부터 국밥과 관련된 골동품이나 식기, 그리고 책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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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R]처음처럼 한결같은 맛 지키고 싶어
모든 음식에는 먹는 방법이 있듯이 왱이콩나물국밥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가서 배워 들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일행이 있다면 한번쯤 아는 척을 해보는 것도 나름 식도락 같은 기분 내기에는 딱 좋겠다. 먼저 앞서 말한 수란에 콩나물국밥국물을 서너 수저 붓고 김을 잘게 부셔 섞는다. 김은 반드시 수란에만 넣고 먹는다. 이렇게 입맛을 돋우고 나면 콩나물국밥을 먹는데, 매운 맛을 좋아하면 청량고추를 더 넣으면 된다.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수란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그리고 따끈한 모주를 곁들이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당신은 최고의 미식가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나가기 전에는 카운터 옆에 준비된 튀밥을 한줌 쥐고 먹으면 매운 입맛을 싹 정리해 주는데, 이로써 왱이콩나물국밥집의 풀코스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왱이콩나물국밥의 특징 중 하나는 펄펄 끓이지 않은 국밥이라는 것, 따라서 급히 먹다가 입천장을 데이는 일 없이 콩나물의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너 수저 뜨다보면 어느새 땀이 줄줄 흐르는 얼큰하면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후루룩 후루룩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한 그릇이 뚝딱, 어지간한 장정이라면 양이 모자랄 수도 있다. 그럴 때면 애꿎은 국그릇만 긁지 말고 종업원을 부르면 된다. 그러면 얼마든지 밥이면 밥, 콩나물이면 콩나물, 국물이면 국물 등 원 없이 내줄 것이다. 먹고 또 먹어도 모자라면 눈치 보지 말고 또 불러보자, 그럼 어김없이 또 내어준다. 그것이 이곳 왱이의 인심이요, 전주의 마음인 것이다.
“분점을 내자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맛이라는 게 어디 그런가요. 그냥 이곳에서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손님들 맞으면서 계속 이 맛을 지키고 싶어요. 더 이상 욕심은 없습니다. 그냥 그게 제 앞으로의 계획이고 꿈입니다.”
그저 좋은 것만, 맛난 것만 대접하고 싶다는 처음 그 마음을 지켜가는 게 꿈이자 계획이라는 유대성 대표의 말에 왱이콩나물국밥이 왜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문의전화 : 063-287-6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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