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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clinic]우리에게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한 때다

  • 입력 2010.10.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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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사회현상과 우리 국가가 처한 현실, 국제사회의 움직임 등을 볼 때 우리의 현실을 전체적으로 보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은 현실을 전체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느 한 부분만을 보기 때문에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국제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세계의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과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구한말(舊韓末)과 비슷하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정신 건강,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해

이러한 상황에서 나라가 분열되어 갈등을 겪으며 시행착오를 하는 동안 국제사회는 정지해 있고 기다려준다는 유아적이고 안일한 생각이 우리의 의식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아예 자기 코앞의 문제 외에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제인으로 있다가 정계로 진출한 저명인사가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한 경험과 최근 2년간 외국이 정치인들을 만나고 동유럽이나 소련의 변화를 보면서 느낀 것을 신문지상에 발표한 적이 있다. 그 글의 요지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지금은 여·야, 노·사, 정부·국민으로 갈라져 싸울 때가 아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계속한다면 우리나라는 21세기에 낙오자로 전락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를 볼 수 있는 안목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나라와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안목에서 보면 자기의 위치가 자연히 정해진다.

정신건강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현실을 전체로 파악하는 것이다. 자기의 욕심이 개입되지 않으면 전체로 볼 수 있다. 자기 욕심의 충족 때문에 전체의 모습이 실종된다.

자기 눈앞의 조그마한 이익 때문에 국가 전체를 생각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악순환으로 말미암아 오래지 않아 자기에게 닥칠 어려움이 있는데 이 눈앞의 일을 보지 못하니 참으로 어리석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는 국수주의도, 우리만 다른 나라에 물건을 팔고 외국의 물건은 수입하지 말라고 하는 뜻도 아니다. 균형 있는 무역과 조화롭고 발전적인 문화교류를 해야 된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즉, 우리 것이 주체적으로 있는 연후에야 다른 나라의 것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부터 우리가 ‘친일(親日)이다’ ‘친미(親美)다’ 하는 것은 무슨 나라를 팔아먹는 것과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이라도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이익을 위한 행위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하면 그게 바로 ‘친일’이고 ‘친미’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각계 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 유학한 사람이 많은데 이들이 은연중에 자기가 유학하고 온 그 나라가 잘돼야 자기 위상도 높아진다고 하여 자기도 모르게 우리 국가의 장래보다는 그쪽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우리 것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무조건 다른 나라의 것을 모방하려 들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예이지만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현실의 어려움 이겨낸다

지나친 반성은 자기비하와 병을 가져온다. 자기를 반성할 점은 반성하되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이를 충분히 살린다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 ‘우리는 안 된다’, ‘안 되는 민족이다’라는 부정 일변도의 말을 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도 있다. 얼마 전 북한과 일본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발간한다는 잡지에서 기획한 ‘한국은 왜 일본에게 당했나’라는 특집에서 우리나라의 한 대학교수가 쓴 글을 보니 우리에 대한 부정 일변도의 태도와 일본을 모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글의 주조(主調)를 이루고 있었다. 그 교수는 우리 스스로를 너무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민족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리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우리의 고칠 점은 고치고 살릴 점은 살리면 되지 다른 나라를 모방한다는 것은 우리 국가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인 필자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체로 자기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건강한 점인 것 같은데 그들은 부정적으로만 본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자기는 영원히 낫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이럴 때 치료방향은 건강한 점을 찾아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당연히 오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 ‘나는 안 되니까’하면서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 반면에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건강한 점을 잘 하는 사람은 그것을 극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자기 힘으로 벅찰지라도 주저앉지 않고 자신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극복해야 될 현실의 어려움으로 보고 주위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은 도움을 청하여 주위 사람과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극복한다.

나라의 운명, 개개인의 국가를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져

이처럼 자기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의 지도자나 국민 개개인이 국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크게 달라진다. 설사 자기가 현재 잘못되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자기에게 남은 힘과 긍정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여 부정적인 것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독재자를 원하는 심리도 자기를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생겨난다. ‘나는 할 수 없다’고 할 때, 또는 나와 남을 다 같이 그렇게 생각할 때 강한 독재자가 나와 주기를 바라게 된다. 독재정부와 건강하고 강력한 정부는 다르다. 외침(外侵)을 이겨낼 수 있으려면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부정·패배에서 온 독재국가가 아닌 건강하고 활동적인 면에서 생긴 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요즈음 주위 사람들을 만나보면 우리 현실을 걱정하고 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럴 때 ‘내가 어떻게 하겠다’ 또는 ‘주위의 사람들과 힘을 합쳐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노력이 없는 게 아쉽다. 모든 사람이 나라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어떠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각자 위치에서 맡은 일에 충실 한다면 우리나라는 다가오는 21세기를 주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