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art & medicine]눈길 가는 곳에 마음도 가

  • 입력 2010.11.0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길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어 눈길의 방향으로 그 사람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고, 눈길의 강도로 그것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엿볼 수 있다. 또 마음을 집중할 수 없어 동요될 때는 눈길도 흔들리는 것을 흔히 보게 되어 눈길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마음도 같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눈길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한 채로 볼 수 있는 범위를 시야(視野)라고 하는데 건강한 성인의 눈의 경우 한 쪽 눈의 시야의 범위는 상하를 볼 때 위로는 60도, 밑으로는 70도 그리고 수평을 볼 때는 밖으로는 100도, 안으로는 60도의 범위는 얼굴을 움직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범위이다. 또 빛깔로는 백색, 청색, 적색 및 녹색의 순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범위가 좁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얼굴을 움직이지 않고서도 시야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은 자유로이 눈길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눈길의 움직임으로 상대에게 주목할 용의가 있음을 전달할 수 있다. 즉 감정의 표출을 중심한 눈길을 상대방에게 전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 어떠한가를 감지할 수도 있다.


또 대화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다. 즉 상대에게 호의를 지닌 접근의 눈길을 보냈을 때 대화의 진행이 동의 또는 호의어린 방향으로 진행되는가 아니면 거부 또는 회피의 방향으로의 대화로 바뀌는 가를 알 수 있어 상대가 관심과 호의를 지닌 경우에는 눈길이 자주 쏠리게 된다.


대화 중에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는 자기가 발언할 때보다도 상대를 보는 눈길의 양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발언할 때는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어 상대에게 눈길을 돌릴 여유가 없으며 또 한편으로는 눈길을 주는 경우 그것이 계기가 되어 발언권이 상대로 넘어 갈 수 도 있기 때문에 눈길을 돌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도 상대에 많은 눈길을 보내고 또 많은 눈길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사회적인 성역할과도 관계되지만 남성들은 언어적인 자기주장이 강한 반면에 여성들은 다른 이에 대한 배려와 감정이 예민하면서도 그 수용의 폭이 크며 말로 솔직한 의견 표현을 하기 전에 일단은 눈길의 활동으로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화중에 상대방 얼굴의 어느 부위를 보는가에 따라서 상대방에게 주는 인상은 크게 변화될 수 있어 대화가 잘 진행될 수도 있고 그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경언어학에서는 대화시의 눈길을 놓는 영역(Zone)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즉 ‘사교 영역’, ‘친밀 영역’, ‘권력 영역’의 세 영역 중 눈길을 어느 영역에 둘 것인가에 따라 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눈길의 얼굴에서의 영역을 설명하는데는 러시아의 화가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의 ‘여인의 초상’ (1932)이 매우 단순하게 표현된 얼굴 그림이기에 그 그림을 이용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사교영역(社交領域)


좌우의 눈과 인중(人中)을 연결하는 삼각대(三角帶)를 사교영역이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이와의 대면하는데 있어서 상대의 얼굴을 보는 시간의 90%는 이 영역을 집중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삼각대를 본다는 것은 상대에 아무런 위협을 주지 않아 공격적인 인간으로는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는 안심하게 되는 무난한 영역이다(그림 1-2A).



[1L]친밀영역(親密領域)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상대의 얼굴을 보고는 다음으로 눈길은 밑을 향하여 상대의 성별을 확인하는데 그것은 상대가 자기에게 어느 정도의 흥미를 갖고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 이며 즉 눈길은 눈의 높이에서 턱을 거쳐 거리에 따라 차가 있겠지만 상대의 흉부와 하체까지 눈길은 재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에게 흥미를 느낀다면 같은 눈길을 반복해서 주게 된다. 만일 상대도 흥미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눈길이 반복해서 자기에게 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그때는 상대의 얼굴에 눈길을 고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눈길의 움직임은 순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기로서도 인식하기 어렵지만 이를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보면 곧 알 수 있게 된다.


여성은 주변시야가 남성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이러한 눈길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남성의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순식간에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에 비하면 남성은 터널 시야이기 때문의 여성의 친밀영역을 바라볼 때 눈길이 노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곧 주위에 감지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1-2B).



[2L]권력영역(權力領域)


이마의 중심부위에 제3의 눈이 또 하나 있다고 가정하고 좌우의 눈과 제3의 눈을 연결한 삼각대를 권력영역이라 한다. 그 이유는 이 삼각대에 눈길을 집중하면 상대는 이 사람은 경험이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감지된다는 것으로 이 삼각대에 눈길을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은 상대에게 마치 나사못을 조이는 격이 되기 때문에 이때까지 농담 삼아 하던 대화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조심하는 몸가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 말이나 마구 해대며 좀 건방을 떠는 상대에게 이 삼각대에 눈길을 집중하면 금방 달라진다 해서 권력영역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 것이다(1-2C).


이상의 눈길과 얼굴의 눈길영역과의 관계가 잘 표현된 화가들의 작품을 보며 설명을 하기로 한다.


프랑스의 화가 마네(Edouard Manet 1833-83)의 작품 ‘후드를 쓴 여인’(1873)을 보면 좌우 눈의 검은자위가 눈알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눈길도 수평으로 그대로 앞을 보고 있다. 이러한 눈길이라면 상대방의 양쪽 눈과 인중을 연결하는 삼각대인 사교영역을 보는 눈길에 해당될 것이다.


프랑스의 화가 코로(Camille Corot 1796-1875)의 작품 ‘진주의 여인’(1868-70)을 보면 여인은 비교적 안정된 얼굴로 눈길은 밑을 향하고 있어 이 눈길을 더욱 연장하여 보면 양쪽 눈높이에서 밑으로 내려와 턱을 지나 그 아래 부위에까지 눈길을 주는 앞서 기술한 친밀영역에 해당되는 눈길로 보면 좋을 모습을 하고 있다.


마네의 작품인 ‘베르테 모리조의 초상’(1872)을 보면 젊은 미인이 정면을 보는 듯한데 양쪽 눈의 검은 동자의 밑 부분의 흰자위가 약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여인의 눈길은 위에다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상대방의 양쪽 눈과 이마의 중앙에 있는 제3의 눈을 연결하는 권력영역에 눈길을 주는 것으로 보면 좋을 모습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