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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medicine]뇌의 예술적 표현 : 해와 달 그리고 호문쿨루스

  • 입력 2011.07.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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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은 우주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구비하지는 못했지만 우주에서 전개되는 모든 현상이 어딘가 자기네와 결부 되여 있다는 것을 느끼고 우주와 자기네는 공존하는 것으로 굳게 믿었다. 이러한 우주현상 중에서도 해와 달이 나타내는 현상은 우주의 단적인 상징적 변화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우주의 운행(運行)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당시의 점성인(占星人))과 천문학의 창시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와 훈련으로 경험을 쌓았으며 나름대로의 계산으로 천체운동을 예측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래서 점성술은 천체의 위치와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것을 일종의 관찰과학으로 여기고 이를 그들이 주장하는 근거로 삼았다. 그래서 지구와 달 그리고 태양의 위치를 연결하는 일은 정확하였다. 특히 임신과 출산시의 지구와 해와 달의 위치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였다.
그럼으로 달은 여인과 관계가 깊은 천체이기에 달의 여신에 관한 신화는 각 나라마다 고유의 신화를 탄생시키게 되여 그 수가 많으며 특히 로마가 그리스의 신화를 도입할 때 많은 달의 여신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해와 달 그리고 지구의 위치와 관련된 인체현상의 연구는 이 방면의 과학과 문화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초기 로마신화에 나오는 여신 루나(Luna)는 달의 여신인데 본래는 나무(樹木)의 여신으로, 농민들 사이에 숭배 되여 오던 것이 다산(多産)의 여신으로 폭이 넓어짐에 따라 루나 여신은 다산의 여신 디아나(Diana)와 동일시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디아나 여신자체의 신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그리스신화가 도입되면서 아르테미스(Artemis) 여신의 얘기가 그대로 디아나 여신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로마사람들은 자기 자신들이 신화를 만들어 내지는 않고 다른 나라의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기네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스신화가 폭넓게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그리스의 달의 여신 셀레네(Selene)와도 혼동을 야기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를 정리하자면 달의 여신 루나는 그리스신화의 셀레네, 아르테미스, 로마신화의 디아나와 동일시되는 달의 여신이라 생각하면 된다.

고대인들은 달의 여신을 생각하기를 동식물의 번식과 성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여신으로 여겨 왔다. 또 달의 여신은 마법을 부리는 여신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정신병자를 「달에게 맞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 근거가 되어 영어로 정신병을 ‘moonstruck’이라고 하는 것은 ‘달의 여신에게 두드려 맞아 정신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이며 라틴말로 달은 루나(Luna)다. 그래서 정신병을 루나시(lunacy)라고하며 정신병자를 ‘Lunatic’라고도 한다.
천체를 기준한 시간의 표시에는 태양을 기준한 양력과 달을 기준한 음력이 있다. 이를 이성적인 전통개념으로 볼 때 양력은 규칙적이기 때문에 합리적이며, 음력은 직관적이어서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 이로 인해 탄생되는 문화적인 의미에도 차가 생기게 되었다.
즉 서양역사로 볼 때 태양 중심의 세계관은 언제나 우위에 있었는데 그것은 서양과학은 합리성과 직관의 균형을 생활에 도입하면서 직관적인 것은 부정하고 억제하면서 발달 되였다. 즉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상은 모두를 미신, 신화, 마법 등으로 몰아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신과 의사 로덴버그(Albert Rothenberg)는 뇌의 창조적 사고의 기본을 '야누스 사고’라고 표현하였다. 야누스(Janus)란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으로 성(城)과 집의 문을 지키며 전쟁과 평화를 상징한다. 야누스 숭배는 사실상 로마 시(市)가 형성되기 전의 로물루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에는 많은 야누스(의례용 출입구)가 있었으며 이것들은 독립적인 구조물로, 행운을 주는 상징적인 출입구로 인식하여 이용되었다. 그래서 로마 군대가 출정할 때는 특별한 의미가 결부되어, 야누스를 통해 행진하였는가의 여부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초래된다고 믿었다.
또 어떤 학자들은 출입문을 모든 것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야누스 신을 그와 연결시켜 파생된 것이 책력이나 농경에 있어서 새로운 날·달·해의 시작은 야누스에게 봉헌되었으며 1월을 January라고 한 것도 일 년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야누스는 두 얼굴 면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었고, 미술에서는 그 모습은 턱수염을 지닌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양면의 신의 양극성을 상징으로 하는 ‘야누스 사고’는 대립관계에 있는 지각과 개념을 융합시키고 동시에 창조적인 발상을 하여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야누스 사고’에 의하면 얼핏 대립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통일된 미적 작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예술이나 문학 그리고 과학에 있어서 모순이나 역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하나의 사라가는 방법이라 하였다.
따라서 심리학자들은 좌우 뇌의 기능의 차가 있는 것을 좌 뇌는 해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직선적이며 합리적인 정보를 감지하여 이를 처리하며, 우뇌는 달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직감적이며 형태적인 정보를 감지하여 처리하는 기능을 지녔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이론으로 인해 문학이나 예술과 같은 문화적인 면만이 아니라 역사 가운데서도 해와 달의 상징성 즉 양력과 음력, 대뇌의 우반구와 좌반구의 사고(思考)적 기능과 지각(知覺)적 기능 등의 평행관계를 확립하게 되었다.

뇌가 대립적 구조를 지녔다는 것은 생명연장에 필요한 것으로 예를 들어 한쪽 뇌가 손상을 받았어도 다른 쪽의 뇌가 그 기능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며, 움직이기 위해서는 대립되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두 다리가 있음으로써 걷거나 달릴 수 있는 것과 같이 사고나 창조성의 발달을 위해서는 지각이나 사고에는 달(직감적)이나 해(합리적)와 같은 대립적인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대립성의 기능이 생물진화에 본질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 펜필드(Wilder Graves Penfield 1891-1976)가 사람 대뇌 신피질(大腦 新皮質)에는 통증을 느끼는 통각수용기가 없다는 것을 이용하여 살아있는 사람의 뇌에 전극(電極)침을 꽂고 전기적인 자극을 주는 실험을 한 결과 대뇌 신피질 전두엽과 두정엽 각각에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피질들이 모여 있는 걸 발견하였다. 즉 운동피질에서는 손과 손가락의 운동을 처리하는 부분이 가장 넓고 그 다음이 입, 입술, 혀, 눈을 담당하는 부분의 피질이 넓고, 감각피질은 손과 혀 등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작성한 것이 펜필드의 신체감각(우뇌 달에 해당) 및 운동(좌 뇌, 해에 해당)의 뇌지도(腦地圖)이며(그림 5), 그 비율을 본떠서 재구성하여 사람모양을 만들어 보았더니 그 인간모형이 마치 호문쿨루스 (Homunculus)같다 해서 펜필드의 호문쿨루스라 부르게 되었으며 사람의 대뇌에는 이러한 ‘작은 사람’이 들어 있다는 것으로 설명하게 되였다.
호문쿨루스란 ‘작은 사람'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필립프스 파라셀수스 (Philippus Aureolus Paracelsus, 1493-1541)라는 스위스의 의사가 연금술(鍊金術)로 만든 인조인간으로 괴테도 그의 저술 파우스트(Goethe's Faust)에서 파라셀수스의 호문쿨루스를 인용, 등장 시켰으며 근래에 와서는 호문쿨루스라는 용어를 뇌 과학과 심리학에서도 도입하여 인용하게 되었다(그림 6).
우리의 선조들은 호문쿨루스의 뇌 지도를 알고 좌뇌를 달(직감적) 그리고 우뇌를 해(합리적)로 표현하여 해와 달은 야누스적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 것 같은 감을 받게 한다.

그림 1. ‘루나 여신’의 조각상그림[1R]
그림 2. ‘디아나 여신’의 조각상
그림 3. ‘아르테미스 여신’의 조각상
그림 4. ‘야누스 신’의 부각상[2R]
그림 5. 펜필드 작: 신체감각 및 운동의 뇌지도(腦地圖)
A : 우뇌의 신체감각 B : 좌뇌의 신체운둉
그림 6. 호문쿨루스의 모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