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학회의 계몽·홍보, 비뇨기과 개원의 바빠지게 할 것!

대한전립선학회 유탁근 회장 interview

  • 입력 2013.05.07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전립선질환 치료는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달해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의 의료 현실은 그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왜곡된 의료행태를 바로잡고 올바른 진료영역 정립을 위해 대한전립선학회가 나섰다.

“전립선질환의 증가로 대학병원의 비뇨기과는 북새통을 이루지만 이와는 반대로 개원가에서는 환자가 없어 문을 닫는 병원이 생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학회의 설립 목적은 학술과 연구가 기본이지만 그 만큼이나 전립선질환을 제대로 알리고 비뇨기과를 올바로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한전립선학회의 사업 방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원의들이 바빠지게 하도록 돕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지난 3월 9일 경주 드림센터에서 열린 ‘2013 춘계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제8대 대한전립선학회 임기를 시작한 유탁근 신임회장(을지대학교 을지병원 비뇨기과)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전립선질환은 남성 고유의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증가율 1위를 차지해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전립선비대증 진료비는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전립선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과 개원가 사이의 터무니없는 불균형에 유 회장은 유감을 표시했다.
유 회장은 “비뇨기과는 그 어느 과보다도 전문적인 과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우리 고유의 영역을 지켜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경미한 전립선질환이라도 반드시 의사의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졌다.
이에 MD 저널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로 가장 앞서 남성건강을 지키고 있는 대한전립선학회 유탁근 회장을 만나 앞으로 학회의 방향과 포부를 들었다.

대한전립선학회에 대한 소개와 신임 회장으로서의 소회를 말하자면…

1997년 창립한 대한전립선학회는 올해로 16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본 학회는 비뇨기과 질환 가운데 전립선에 관련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 분야를 특화해서 공부하는 모임에 대한 요구로 인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매우 안정적인 학회로 변모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역대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노력, 그리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명실 공히 자타가 인정하는 전립선 전문학회가 되었습니다. 저희 학회의 목적은 병리학자, 기초연구자, 영상의학자, 방사선 종양학자들이 모두 참여하고 협력하는  학술과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전립선학의 발전에 일조하는 것이며, 이외에도 전립선질환인지도 모르다가 나중이 되어서야 알고 나서 누군가를 원망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하는 것, 그리고 임상적인 면에서는 전립선질환을 진료하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최고의 전문가로 국민들의 인정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대한전립선학회는 700여명의 회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실상 이 숫자는 비뇨기과가 있는 전국 모든 병원에 회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의료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이때에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지금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전립선질환에 있어서만큼은 국제적으로 앞서가는 학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립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게 된 것에는 학회의 노력이 적지 않았는데,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해 왔는지 알고 싶다.

전립선질환은 수명의 증가와 함께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질환입니다. 평균 수명의 증가와 사회 전반적인 문화 및 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전립선질환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상 과거에는 전립선비대증은 수술 말고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치료법이 아주 많이 나왔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립선암은 완치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초기에 발견이 가능하고 조기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이런 의학적 발전과 함께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먼저 블루리본 캠페인은 전립선암에 대해 대한비뇨기종양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가, 그리고 블루애플 캠페인은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대한전립선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비뇨기과 전문의 선생님들께서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전립선 건강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시고 계십니다.

지난 춘계학술대회에서 전립선비대증 진료 실태조사 결과 진료비 중 약제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

가장 큰 이유는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약물과 수술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약물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수술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약물과 수술에 대해 절대적인 룰은 없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 상의를 해서 올바른 치료법을 찾아 나가면 됩니다. 어떤 수술이든 환자들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부작용이 너무 과대화 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한 수술은 매우 안전하며, 부작용 역시 거의 없습니다. 시기에 맞는 적절한 수술은 증가된 약제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에서 과거 많이 시행되던 고주파치료나 전립선기화술이 감소하고 홀뮴레이저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고도 발표했다. 치료 성적이 그만큼 낫다는 뜻인가.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방법의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술자인 의사 당사자가 어느 방법이 가장 익숙하고 잘 하느냐는 것입니다. 기기보다는 의사의 술기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홀뮴레이저뿐만 아니라 PVP 레이저나 전통적인 경요도절제술 모두 치료효과는 좋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사람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배뇨에 문제가 없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암이라고 한다면 가장 완벽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습니다. 홀뮴레이저가 증가한 것은 최신 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또 그만큼 보급이 많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PVP 레이저를 잘하는 의사에게 홀뮴레이저를 요구한다면 그 치료 결과는 어떨까요.

대한전립선학회는 오래 전부터 전립선암을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가.

이 사업은 대한비뇨기과학회와 함께 진행을 하고 있으며, 정부정책에 대한 TF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뇨기과 의사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바람은 40세 이상 남성에게 전립선암 검진의 툴을 마련해 주자는 것입니다. 여성은 자경경부암이나 유방암과 같은 여성암 검진 제도가 마련이 되어 있는데 남성은 그런 것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국가가 재정을 사용해 달라는 것입니다. 국가가 복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때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검사에 노출이 되면 불필요한 수술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늘린다는 편향된 정책적 논리는 더 이상 납득될 수 없습니다. 다만 고민을 하는 것은 전립선암 검진을 어느 단계까지 하느냐는 것입니다. 전립선암 검진은 PSA 검사, 직장수지검사, 그리고 전립선초음파 검사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가에서 PSA 검사와 직장수지검사까지는 해 주어야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PSA 검사도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면 전립선암 홍보를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해주어 합니다.

대한전립선학회는 2009년부터 전립선비대증 진료실태조사를 해 왔다. 유 회장이 취임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연구는 무엇인가.

전립선비대증 진료실태조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 될 것입니다. 또한 심평원의 협조로 이에 대한 자료를 분석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좋은 자료가 완성됩니다. 새로 시작하는 연구를 위해 전립선암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연구 이사와 홍보 이사의 영역을 넓혀 학회 자체적인 연구를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저를 비롯해 차기 회장까지 4년간을 목표로 한국 사람의 전립선 질환의 특징을 알아보는 ‘종연구’를 실시해 4년 일지를 쓸 예정입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6년 일지까지 확대해 보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려운 부분은 없는가.

현재 기초연구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에 연구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연구를 위해서는 자금이 많이 필요합니다. 학회발전을 위한 국가의 지원금은 연구나 학술 발전을 위해 깨끗하게 사용이 됩니다. 하지만 너무 과한 규제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나름대로 공명정대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하겠지만 지나친 규제는 학문의 발전을 막는 결과를 초래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올바른 시각으로 학회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바라보고, 의사를 신뢰해 주기를 바랍니다.

대한전립선학회가 추구하는 계획, 그리고 유 회장의 목표가 있다면…

학회의 방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작게는 대한의학회에 가입을 하는 것입니다. 대한전립선학회는 후발 학회이기는 하지만 연구나 학술에 있어서는 매우 앞서 있습니다. 의학회에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술지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늦어도 내년까지는 대한의학회에 가입해 정식회원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크게는 비뇨기과 전체의 발전에 일조하는 것입니다. 최근 비뇨기과 개원의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학병원은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하지만 개원가는 환자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학회의 바람은 전립선질환의 올바른 계몽과 홍보를 통해 개원의를 바빠지게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립선 관련 기능식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의사가 이런 기능식품을 처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적절한 진료과정 없이 제약회사의 광고를 보고 자신의 병을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 전립선질환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바람 역시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립선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전립선질환 연구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상 전립선염은 학문적으로도 어렵고, 치료도 쉽지 않아 의사들이 꺼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또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원치 않은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습니다. 앞으로 전립선염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또 하나는 전립선질환의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먼저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를 모으고자 합니다.

대한전립선학회 신임회장으로서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립선은 발기력, 사정능력, 배뇨 등을 담당하는 장기로 남성의 모든 건강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40대 후반의 남성이라면 반드시 전립선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또 전립선질환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비뇨기과 전문의들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노화는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부분이지만 올바른 식생활과 생활습관으로 늘 자신의 건강을 지켜가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