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건강 100세 시대, 예방의학에 달려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주임교수 interview

  • 입력 2013.06.2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질병 없는 건강한 삶, 즉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 턱없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축복의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011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2년(남성 77.6세, 여성 84.5세)으로 10년 새 4.7년이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어 2030년에는 83.1세, 2050년에는 86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수명의 증가와 함께 의료비 지출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국민의료비 추계에 따르면 1999년 59조5,000억 원에서 2010년 82조9,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다시 말해 기대수명이 4.7년 증가하는 동안 의료비는 23조4,000억 원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한 수명이 아니라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건강 수명’이 과연 그만큼 따라가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주임교수는 “현대의학 수준이라면 예방활동만 잘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100세 건강 시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예방활동은 물론 국민교육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국가의 역할이 먼저 선행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모든 국민의 행복의 기본 조건이자 소망이면서 국가 발전의 밑거름인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예방의학, 건강 100세 시대를 위한 예방의학의 중요성에 대해 홍윤철 교수를 통해 들었다.

예방의학 투자, 10배, 100배 이상의 효과 가능해

“예방의학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발병 후 재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의학의 발전에 따라 예방의학의 범위도 더욱 넓어졌습니다. 초기에는 손을 씻거나 물을 끓여먹는 식의 보건의학적 접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운동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과 같은 생활습관과 음식과 물, 그리고 대기를 보는 환경적 요인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것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질병의 분포와 결정요인에 대한 관련성을 보는 것이 예방의학입니다.”
지금까지 의학은 급성기나 아급성 질환에 큰 비중을 두고 발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만성질환이나 생활습관병에 맞닥트리면서 현대 의학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이제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계몽교육과 함께 개인별 맞춤 예방법도 차세대 의학의 핵심으로 떠올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질병은 특수한 유전병을 제외하고는 거의 막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또 예방활동만 잘하면 지금이라도 100세까지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에서는 아직까지 예방보다는 치료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병이 생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놓친다면 의료의 비효율성은 물론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너무나 많이 남기게 됩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복지부에서 질병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홍윤철 교수는 건강 검진 후 국가의 역할과 건강진단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건강프로그램 제작을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토대로 한 앞으로의 생활지침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개인에게 맡기고 있다.

그래서 홍 교수는 질병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그 지역 내에서 철저히 책임지고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질병예방센터를 정부에서 설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에서 5천억 원 가량을 지원해 각 지역별로 10개의 질병예방센터를 설립한다면 국민 전체의 건강관리 수준은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이 금액을 치료비용으로 지원을 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정도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방에 투자를 한다면 열배, 아니 크게는 백배 이상의 효과도 나올 수 있습니다.”

국민 건강 위한 정부의 의지 중요

“건강 100세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습니다. 단지 예방적 차원의 지도와 교육, 그리고 관리 등에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지금의 의료수준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건강 100세 시대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찾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단지 의료 수준만 믿고 병이 생기면 치료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절대로 건강 100세 시대는 가까이 올 수 없다고 홍윤철 교수는 강조한다. 또한 노화로 인해 생기는 노인병에 대해서도 올바른 생활습관과 철저한 예방이 밑바탕이 된다면 치매를 비롯한 각종 노인병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건강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노인이 노동인력에 포함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의료비 절감은 물론 사회 생산성 향상으로 국내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어 홍 교수는 건강수명의 증가는 출산율 저하로 발생하는 노동력 부족과 노인들의 자존감 회복을 통한 우울증 극복,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사회 문제들이 일시에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을 잘 관리하면 모두 예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단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개인의 노력을 지원해주는 질병예방센터와 같은 전체적인 시스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의학은 정부의 투자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질병예방센터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가진 정부의 투자다. 이를 바탕으로 예방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예방의학 전문가들의 임무, 앞으로 예방의학 투자는 건강 100세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