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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가장 적극적인 치료는 조기발견과 예방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분과장 김연수 교수

  • 입력 2013.07.08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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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속의 노폐물을 거르고, 우리가 먹는 약물의 대사를 담당하는 우리 몸의 정화장치 신장. 정상적으로 작용할 때는 그 고마움을 모르다가 막상 질환이 상당히 진행 된 후에야 나타나 침묵의 장기라고도 부른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될 수 없는 콩팥, 하지만 질환이 상당히 진행이 될 때까지 자각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만성콩팥병 직전까지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분과장 김연수 교수는 “특히 40·50대의 경우 고혈압, 비만, 음주, 흡연 및 다양한 약제에 대한 노출되어 있어 특별히 집중적인 관리를 해야 합니다. 조기 발견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개인의 삶의 질과 국가 의료비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그리고 만성콩팥병의 가족력을 가진 사람은 나이나 기저 질환 여부에 관계없이 만성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삶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성콩팥병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위해 MD 저널이 김연수 교수를 만났다.

만성콩팥병은 어떤 질환인가.

만성콩팥병이란 콩팥이 손상되어 정상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신장질환이 악화되면 노폐물이 몸에 쌓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여러 가지 합병증은 물론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것처럼 이러한 현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본인은 자각하지 못합니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만성콩팥병의 중요한 원인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이며,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이 두 질환에 의한 것입니다.

만성콩팥병의 유병율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경우 성인 9명 중 1명꼴인 2천만 명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가운데 2천만 명은 신장질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명 중 6명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6년 85,141명에서 2010년 116,762명으로 5년 새 37.1%가 늘어났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인구대비 신장질환 유병율이 10위권 안에 들어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지만 유럽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만성콩팥병의 유병율은 일반인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번 제17회 신장내과 연수강좌에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번 연수강좌에서는 ‘신장 질환 환자의 진료 시 흔한 문제들’이라는 주제로 진행을 했습니다. 보통 저희 연수강좌는 지금 주제와 ‘투석 및 이식’ 두 가지를 가지고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신장내과 연수교육은 대체적으로 투석이나 이식에 많이 치우쳐 있습니다. 실제로 투석과 이식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신장질환의 마지막에 해당합니다. 오히려 만성콩팥병으로 가는 것을 막고 합병증에 대해 미리 대처를 하는 것 역시 신장내과 의사라면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신장질환 치료의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신장질환 관리나 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 볼 때 최상위권입니다. 투석 이후 환자의 생존율은 일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이식 환자의 생존율도 미국보다 훨씬 깁니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등록사업도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첫 번째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의료보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또한 전 국민의 보험화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 이력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환자들의 인지도가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비해 환자들이 만성콩팥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신의 병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4월 콩팥의 날 캠페인 등 대한신장학회의 적극적인 노력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신장질환에 관여하는 의료진의 체계적인 교육을 들 수 있습니다. 신장질환에 대해서는 신장내과 의사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의 의사들에 대해서도 치료지침을 공개하고 꾸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장질환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장질환이 발견되면 가장 시급한 것이 투석이나 이식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일단 말기신부전환자는 투석이나 이식을 시작하면 의료비가 일반 환자의 10배 이상이 들어갑니다. 일단 투석을 시작하면 환자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또한 투석이 시작되고 난 후 환자의 경제력은 평균 50%가 감소됩니다. 다시 말해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환자 가족의 경제력은 물론 사회 생산성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신장질환 관리를 잘 하는 것만으로도 가족의 행복은 물론 국가 의료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의 예방은 예방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신장질환이 시작되면 정상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조기진단이 중요합니다. 조기진단이 되면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치료가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신장질환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좋은 경과를 보입니다. 대부분의 만성콩팥병의 치료는 원인 질환의 종류에 따라 예후가 다를 수 있으며, 일부 신장질환은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을 제대로 알고, 충실하게 각 치료단계에 따른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신장질환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40·50대에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기검진을 통해 위험 요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과 당뇨병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분이라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주와 흡연 역시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적당한 운동은 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한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을 낮추는데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약제에 대한 노출을 줄여야 합니다. 의사가 처방해주는 꼭 필요한 약 외에 불필요한 약제나 건강보조식품 등은 신장 기능에 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모든 약의 대사는 신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약을 처방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