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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증언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를 통한 생각하는 질병의 윤리학

  • 입력 2013.08.07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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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지은이 : 아서 프랭크
옮긴이 : 최은경
출판일:2013년 7월 31일
판형: 사륙판 양장 (127×188)
쪽수: 392쪽
정가:21,000원
출판사:도서출판 갈무리

『몸의 증언』의 저자인 아서 프랭크(Arthur W. Frank, 1946~ )는 몸의 사회학 분야에서 잘 알려진 이론가로, 1991년 본인의 암과 심장병 투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 『몸의 의지로』(At the Will of Body)를 출간한 바 있다.

몇 년 후 저자는 자신의 암의 재발이 의심되는 상황에서의 불안과 공포를 겪으면서 ‘나았다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질병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에 대해 숙고하게 되었다.

그후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들의 질병의 경험을 담은 다양한 1인칭 이야기들을 대상으로 서사 분석을 한 『몸의 증언』을 집필한다.

프랭크는 질병 이야기들을 크게 3가지의 서사로 구분한다.

첫째는 다시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고 돌아갈 것이라는 복원(restitution)의 서사로 이는 의학이 아픈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지배적 서사이다.

둘째는 질병이라는 폭풍우에 난파당한 상태에서의 웅얼거림과도 같은 혼돈(chaos)의 서사로, 이것은 일정한 서사 양식이 없다는 점에서 비(非)-서사의 서사이다.

마지막으로 탐구(quest)의 서사에서 질병의 경험은 일종의 여행으로서 그것을 통해 자아는 다시 형성된다.

그러나 프랭크는 이 서사 유형들이 상호배타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이것들이 유일한 서사 유형들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몸의 증언』에서 질병의 서사의 유형을 분류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의 윤리적 의미이다.

북미에서는 1970년대 말 부터 유명인사들이 자신의 질병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들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이 책에도 나오는, ‘웃음 치료’의 창시자로 알려진 노만 커즌스(Norman Cousins)나 희귀병의 체험을 비롯하여 많은 책들을 출간한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예다.

프랭크는 질병의 경험은 개인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과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은 질병의 사회적 성격을 인식하고 질병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타자를 위한,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윤리로 나아가는 중요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