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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대한두통학회 김재문 회장 INTERVIEW

  • 입력 2014.01.07 10:54
  • 기자명 엠디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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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두통을 사회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질환 중 하나로 분류했고, 이태리에서는 두통으로 인산 국가적 손실이 뇌졸중과 맞먹는다는 보고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두통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매우 높은 수위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한두통학회는 두통의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삶의 질은 물론 사회 생산성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는 지난 8일 백범기념관에서 ‘2013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편두통의 치료와 국내두통의 치료현황’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두통에 대한 최신 지견을 비롯해 코스별 워크숍까지 다양하게 준비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증례를 통한 소아두통의 이해, ▲두통분야의 논쟁: 찬성 혹은 반대, ▲국제두통질환분류 3판 국내판 발간기념 강연, ▲삼차자율신경두통, 임상양상과 최신 치료동향 등 네 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한편 일본 게이오대학 스즈끼 교수는 ‘The role of CGRP in migraine’를 주제로 편두통에서 CGRP의 역할에 대해 발표해 많은 회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만성편두통 환자의 보톡스 치료’와 ‘Tender point 적용 및 섬유근육통 진단’으로 나눠 진행된 워크숍도 큰 호응을 얻었다.

두통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두통은 일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편두통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조차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편두통 환자의 대부분이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한 20~30대여서 사회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두통을 앓고 있는 환자는 어느 정도인가.

두통은 전 인구의 70~8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하며,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주요 5대 증상 중 하나입니다. 대한두통학회가 추산하기로는 현재 우리나라 전 국민의 17%가 만성두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보면 2011년 한 해 동안 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94만 명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두통 치료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경우 두통 환자의 50% 정도가 병원을 찾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약 20~25% 정도가 전부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병원보다는 약국이나 한의학, 또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일 년에 몇 차례 정도라면 가볍게 두통약을 사서 복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심각한 편두통이나 만성두통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선보인 한글판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 베타판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1988년 국제두통학회에서 기존의 여러 두통 분류법을 통합해 총 96개의 질환으로 이뤄진 국제두통질환분류(이하 ICHD)를 발표한 이래 2004년 이를 개정했고, 2013년 6월 다시 ICHD-Ⅲ 베타판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대한두통학회에서는 ICHD-Ⅲ 베타판의 발표와 때를 같이 해 국제두통학회의 공식적인 인증 절차를 밟아 우리말로 제작된 ICHD-Ⅲ 베타판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ICHD-Ⅲ 베타판은 기존의 ICHD-Ⅱ의 분류와 큰 줄기에서는 크게 상이하지 않으나, 그간의 새로운 증거들에 의해 발견된 기존의 오류를 수정하고, ICHD-Ⅱ에서 새롭게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며 WHO에서 2016년 발간예정인 ICD-11에 발맞춰 새로운 두통질환분류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추후 3년여 정도의 시험기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해 조금 더 새롭고 신뢰할 만한 체계적인 분류법을 구축할 목적으로 제시된 분류입니다.

대한두통학회도 발간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학회에서는 두통학 교과서와 편두통진료지침 그리고, 연구 활동 및 교육에서의 편의성을 증진하기 위해 한글두통 용어집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의 두통의 진료, 연구, 교육에 필요한 한글교재를 발간할 예정이며, 또한 적절한 시기에 이들의 개정판을 발표해 두통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의료인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학회의 모든 발간 목록과 내용은 대한두통학회 홈페이지 www.headache.or.kr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두통학회가 지난 2013년 이룬 성과는 무엇이며, 아쉬웠던 점이라면

2013년은 두통연구에 많은 발전이 있던 한 해였습니다. 많은 연구자분들이 두통을 주제로 한 좋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잡지에 게재해 우리나라 두통학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통에 관련된 기초연구 인프라의 낙후로 두통의 기초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중에게 두통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에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대한두통학회의 당면 과제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학회의 기본적인 과제는 역시 대국민 홍보와 기초연구 강화, 그리고 젊은 회원의 영입입니다. 2013년의 경우 각종 매스컴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서 국민들에게 두통에 대해 많이 알릴 수 있었습니다. 학회는 이를 바탕으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초연구부분에 있어서는 학회 차원에서 연구비를 마련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편 현재 고무적인 것은 일본만 해도 대학병원에서 두통을 주로 하는 사람이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두통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젊은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의 연구 수준은 충분히 외국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두통의 특성을 가지고 좀 더 깊은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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