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MDFOCUS 법률상식
동영상 강의와 리베이트

올해 초도 어김없이 의료인 리베이트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리베이트 전담 수사팀이 설치된 이후 3년 내리 리베이트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쌍벌제가 시행되고 나서도 리베이트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더 이상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의료기관에 발을 못 디밀도록 하는 강공책을 선언하였다.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거래거절을 지시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작금의 실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언적 퍼포먼스라고 이해된다.

제약회사입장에서 볼 때, 영업을 위하여 지속적인 의료인과의 교류를 근원적으로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인하 조치는 제네릭과 오리지널 약의 가격 차이를 거의 없게 한 결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네릭 제조 제약회사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약품의 처방이 줄지 않도록 사활을 건 영업활동을 중단할 수는 없는 실정일 것이다. 한편 쌍벌제가 시행되었지만 수십 년간 관행처럼 지속된 제약회사와 의료인과의 관계가 칼로 자르듯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고 본다. 이와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리베이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최근 제약회사와 특정 의료관련 교육개발 용역업체 그리고 이에 출연한 의사들이 리베이트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의심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등장인물의 조합이라고 본다. 이미 제약회사 직원이 구속된 실정에서 반대편의 의료인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동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 쌍벌제의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과연 법리적으로 동영상 촬영 대가 수수가 리베이트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 있다. 교육용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일반 강의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동영상 촬영 대가를 받는 것을 단순 강의료를 받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동영상 촬영을 위한 강의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 비용의 정산과 동영상 콘텐츠가 반복하여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면에서의 저작권료의 지급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시간 비용에 대하여 살펴보자. 동영상 강의는 엄밀히 보면 영화제작과 다름이 없다. 대본을 준비하여야 하고, 대본을 준비하기 위한 논문이나 교과서 등 리서치가 필요하게 된다. 동영상 강의를 준비해 본 사람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웬만한 석학도 단순 청중 강의와는 달리 사전 대본 준비 없이 카메라를 앞에 두고 촬영 작업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 때 들어가는 시간은 산술적으로 계산이 가능한 시간이다. 의료인들의 시간은 급여자인 경우와 사업자인 경우 시간당 비용이 매출을 근거로 산정될 수 있다. 1시간당 비용(단가)이 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작권료와 관련하여 보면 유사 동영상 수강료와 온라인 강의 제작업체와 강사간의 수익 나눔 비율에 따라 저작권료도 산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강의 준비를 위한 시간 비용과 저작권료가 합산되면 동영상 강의에 필요한 예산이 계산될 수 있다.

객관적으로 위와 같은 계산 하에 동영상 강의료(콘텐츠 개발 용역)가 책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강의료를 제공한 실질적인 사업체가 제약회사이고 제약회사의 숨은 의도가 리베이트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에서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쌍벌죄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법을 위반한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 간통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쌍방 또는 적어도 혼인을 하지 아니한 일방이 상대방이 혼인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 법리와 유사하다.

설사 돈을 주는 입장에서 리베이트에 관한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받는 입장의 고의가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정당한 대가로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사회 통념상 그럴 만한 객관적 상황이 있다면 돈의 근원이 리베이트 명목 자금이라고 하더라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고의라는 것은 주관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외부에 모양을 들어내고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일단 의심이 있는 돈을 받은 사람은 고의가 추정되기 때문에 고의가 아니라는 사정은 의료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강의료를 받은 이후 처방량의 증대여부, 강의 준비 여부, 강의를 할 정도로 사회적 명성이 있는지 여부, 계약 관계 등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자료에 따라 입증하여 의료인이 누명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오해를 받을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득이 오해를 받을 일을 하였다면 자신이 적극적으로 오해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해명하여야 한다.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서 누명을 벗어나야 할 책임은 오해를 받은 의료인에게 있는 것이다.

김선욱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욱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