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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항산화제와 암 치료

  • 입력 2013.04.14 15:16
  • 기자명 박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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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제는 활성산소에 의해 유발되는 만성, 퇴행성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왓슨 박사는 영국 왕립학회의 온라인 학술지 ‘Open Biol. 2013;2:120144’에 기고한 글에서, 말기암 환자의 항산화 비타민 처방은 오히려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상반된 견해와 논란의 등장은 일반 국민에서 임상 현장의 의료인들까지 갈팡질팡하게 만들 수 있다. 머릿속을 몰려다니는 혼란들을 정돈하기 위해서는 논쟁의 쟁점과 찬부양론을 나누는 정량적 기준에 대해서 명백히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항산화제의 전략적 적용을 위해, 그 작용 기전과 적합한 활용 기준을 통합기능의학회적 견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항산화제의 명암’에 대해 다루기에 앞서 먼저, Steve Hickey, PhD박사가 분자교정 의학입장에서 왓슨 박사의 의견에 대해 반박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3년 1월 24일 OMNS)항산화제 복용이 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제임스 왓슨 박사는 항산화제가 암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 치료과정을 방해할 수 도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제임스 왓슨은 현 시대의 가장 뛰어난 과학자 중 한명으로, 1953년에 로잘린 프랭클린, 레이몬드 고즐링, 프란시스 크릭, 모리스 윌킨스 등과 함께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하였다. 하지만 이처럼 그가 유명한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항산화제에 대한 이런 최근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 대중미디어는 그러한 주장을 섣불리 차용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항산화제 : 현재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 순기능과 역기능
왓슨박사는 항산화제가 말기 전이암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이중나선구조 발표 이후로 가장 중요한 나의 연구”라고도 덧붙였다. 우리는 물론 이러한 발견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오롯이 왓슨에 의해서 새로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표준적인 분자교정의학의 내용이며 수년간 그렇게 알려져 온 것들이다. 신체 내에서, 항산화제 농도는 신호로 작용하며 세포분열을 조절한다. 건강한 세포와 양성 종양에서 산화제는 세포분열을 증가시키고 항산화제는 분열을 억제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암세포 같은 경우에는 환경자체가 강력하게 산화되어 있어, 이것이 세포를 손상시키고, 세포 스스로의 죽음을 촉발시킨다. 이러한 경우에, 항산화제는 세포를 산화로부터 보호함으로 인해 암세포의 분열 및 생존, 성장에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항산화제가 몇몇 악성 세포의 치료에는 금기시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또한 항산화제인 비타민C, 알파리포산, 비타민 E, 글루타치온, 조효소 역할을 하는 셀레늄, 철, 구리, 아연, 망간 등도 도움이 되도록 아래 그림에 간략하게 표시되어 있다.
항산화제가 워낙 종류도 많고 효능도 다양한데, 연구는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이므로 그 광범위한 지식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도 최신 지견의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

그리고 산화제들은?
산화제와 항산화제 사이의 균형은 암의 진행에서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다. 왓슨은 그가 권위를 떨치던 영양의학에서 이제는 다소 뒤쳐진 인상을 주고 있다. 또한 유감스럽게도, 암에 관여하는 산화와 환원의 과정들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그는 활성산소들이 생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활성산소는 노화, 만성질병, 암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또한, 산화제들은 자유기(free radical)손상을 입히고, 그 결과 신체는 항산화제를 생산하여 대항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게 한다. 아래 그림은 산화스트레스의 양면성(Double edged sword)을 잘 보여주고 있다.

1950년대, 레지놀드 홀만 박사(Dr. Reginald Holman )는 식용수에 과산화수소 희석 용액을 첨가하여 쥐에게 복용시켜, 실험쥐의 이식해놓은 종양을 치료하였다. 과산화수소, 즉 산화제는 신체에서 첫 번째 환원(환원/산화)신호를 전달한다. 2주에서 2달에 걸쳐 절반 이상의 쥐에서(50-60%) 종양이 완치되었다. 또한 홀만은 수술 불가능한 진행된 암을 가진 4명의 증례보고에서, 2명이 뚜렷한 임상적 호전과 암 크기 감소를 나타냈음을 발표하였다(우리는 사람들에게 과산화수소를 먹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음을 주목하라). 그는 이러한 결과를 가장 저명한 저널인 네이처지에 발표하였고, 앞서 언급한 왓슨과 크릭의 다중나선구조에 관한 보고도 4년 전에 동일저널에 실렸었다.
분자교정의학은 그 이후로 더욱 많은 발전이 있었다. 우리는 이제 더 안전하고 더 효과적으로 암을 공격하는 기술들을 알고 있다. 비타민C 정맥 내 주사는 좋은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분자교정의학에 의한 치료방법이나 현대의학적인 치료방법들은 간접적으로 과산화수소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의도적인 종양 내 자유기 손상을 야기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왓슨은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를 통한 산화와 자유기 손상이 암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일단계 기전이라 이해하였다. 또, 암세포가 산화에 적응 변이를 함으로써 수십 년간 암 생물학치료의 표준이 되어왔던 방사선, 항암치료에 저항성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우리는 일정부분에는 동의한다. 암 연구의 주요목적은 말기암을 완치시키는 것이다. 5-10년간 적절하게 잘 설계된 연구를 지속하다 보면, 암에 대한 완치는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왓슨이 이런 방향의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분자교정의학의 발전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종양은 어떻게 자라는가?
종양은, 세포가 산화와 다른 종류의 손상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곳에서 증식할 때 생긴다. 미세진화모델에 따르면, 세포는 손상 받고, 그럼으로써 행동양식을 바꾼다. 성장이 제어되지 않으며 원래 진화되었었던 단세포 유기생명체처럼 행동한다. 암세포는 복잡한 다세포유기물에서 필수적인 협동 조절 과정들을 벗어나 개별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항산화는 산화적 손상을 제한함으로써 양성 종양의 조기성장을 억제하고, 암이 발달하는 것을 막아준다.
종양은 악성화 될수록, 엄청난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양성 종양이 유사한 비정상 세포들끼리의 집단인 것인 반면, 악성 종양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후자에서 일부 (전부는 아니다) 항산화제는 실제로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수천의 다른 종류의 세포 유형들이 공존하며 살아남기 위해 협동하고, 경쟁하고, 투쟁한다. 악성의 조기 발달 단계에서 우세한 혐기성 환경의 결과는 그들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건강한 세포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혐기성으로, 당을 이용하는 것처럼) 이것은 이미 1950년대부터 발견된 Warburg 효과로 설명된다.(Warburg, O. (1956) Science123, 309-314) Warburg효과란, 1924년 노벨상을 수상한 오토 와버그(Otto Warburg)박사가 제시한 이론으로, 암세포는 산소의 존재와는 상관없이 정상조직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흡수해 피루브산을 젖산으로 바꾸는 해당과정을 통해서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정상 세포는 에너지원인 ATP를, 유산소 조건에서는 해당과정과 세포내 사립체에서 일어나는 산화적 인산화 과정을 통해 생성하고, 저산소 조건에서는 혐기적 해당과정을 통해 포도당을 젖산으로 만들어 생성한다. 이 같은 암세포와의 에너지 대사 과정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기 그림에서 좌측은 분화된 정상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을, 우측은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와버그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종양은 어떻게 성장을 멈추는가?
비타민C같은 항산화제 물질은, 암과 건강한 세포의 차이점을 이용하여 건강한 세포는 돕고, 종양세포들은 죽인다. 이 물질들은 각각의 환경에 따라, 항산화제 또는 전산화제로 작용할 수 있다. 종양에서, 그것들은 암을 공격하는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전산화제로 작용한다. 반면에, 건강한 세포들에서는 보호 작용을 하는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이 두 가지 성질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항암치료나 방사선 모두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건강한 세포들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종양세포들에만 대항하여 선택적인 작용을 하는 약에 대한 발상은 왓슨에게 굉장히 인상적인 감흥을 주었다. 그는 “고도로 표적화된 새로운 약의 개발은, 악성종양 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메포민(Metformin)을 능가하는 물질들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메포민은 혈당을 저하시켜 종양에 대항하는 기전을 가진 당뇨병 치료제로써, 당을 줄여, 암을 굶기는 것이 분자교정의학에서 암 치료의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
왓슨이 옹호하는 이런 선택적 작용 특성을 가진 항암성분들은 비타민 C, 비타민 D, 비타민 K, α-lipoic acid, 셀레늄 같은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위와 같은 것들의 종합적 상승효과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 기존 의학은 암 치료에 있어서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택적으로 분자교정학적 방법을 포용해야 한다. 대중은 이익보다는 환자 본위의 의학이 완성되기까지 당분간은 영양학적인 치료를 고수해야 한다. 스스로의 치료를 위해 앞서 추천한 것들의 사용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산화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외래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만 소개하겠다.

1) Urine Vitamin C test

2) Urine Malonyldialdehyde(MDA) test를 필자는 환자 앞에서 측정하여 색이 변화되는 것으로 호전되는 정도를 직접 확인하게 함으로써, 환자 스스로 치료 의지를 고양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래 그림은 지방대사에 활성산소가 많이 노출되어 malonyldialdehyde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3) 유기산검사의 시행은 다른 대사 과정의 검증과 함께 병행하면서 좀 더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환자나 장기간 3곳 이상 병원쇼핑을 하는 만성, 난치성 환자에 권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항산화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에는 산화 손상이 많이 발생하게 되며 이 경우 대사물 수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래는 산화 손상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유기산 검사법 중 일부이다.

8-Hydroxy-2’-deoxyguanosine (8-OHdG)
활성 산소가 다량 만들어 지거나, 항산화 작용이 감소하게 되면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고 파괴된 세포막, DNA, RNA, 세포 구조를 이루는 단백질 성분의 검출이 증가하게 된다. 8-OHdG는 DNA 의 구아노신(guanosine) 성분이 산화 손상을 받을 때 증가하는 대사산물이다. 이는 DNA가 활성 산소에 의해 손상 받은 정도를 측정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8-OHdG는 소변을 통한 유기산 검사를 통해 계측할 수 있으며 낮은 정도의 만성적인 DNA 손상을 확인하는데도 민감도가 높다. 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 암, 흡연 과다와 연관성이 있다. 8-OHdG의 수치가 높은 것은 항산화 물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동맥경화 환자에서 8-OHdG수치가 높고 비타민 C수치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 보고된 바가 있다. 8-OHdG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아침 첫 소변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Hydroxyphenyllactate(HPLA)
p-Hydroxyphenyllactate(HPLA)는 tyrosine의 대사산물이다. HPLA는 methyl ester methyl-p-hydroxyphenyllactate (MeHPLA)라는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중요한 물질이 분해되어 만들어 지는데 특히 암세포에서 이 분해 효소가 많으며 이로 인해 암환자에서는 MeHPLA보다 HPLA가 높게 관찰된다. HPLA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며 특히 에스트로겐과 연관된 암에서 암세포 성장의 촉진을 조절한다. HPLA의 수치가 높으면 간, 부신, 혈액에서 Vitamin C의 수치가 낮은 것이 확인되었고 고용량의 Vitamin C를 투여했더니 HPLA의 수치가 낮아짐이 일부 암에서 증명되었다. 소변에서 HPLA가 높은 것은 세포 성장이 증가된 것과 연관이 되어 있으며 이는 암과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HPLA는 산화로 인한 세포 손상의 정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아니며 얼마나 많은 산화 손상의 시도가 있었는가를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Homogentisate (HGA)
Tyrosine의 대사산물인 Homogentisate (HGA)는 본래 alkpatonuria (AKU)를 진단할 때 이용되는 대사산물이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AKU 환자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HGA가 상승된 사람들에서 Hemoglobin의 산화 효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상승, DNA의 산화 손상으로 인한 유전자 변이 등이 입증되었다. HGA의 상승은 이런 질병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대사산물인 것이다.
HGA가 상승되면 HGA가 산화되어 독성물질인 benzoquinone acetate가 만들어 지고 이것은 결합조직에 부착되어 DNA를 산화시킴으로써 손상을 야기한다. HGA가 상승된 AKU 환자에서 고용량의 Vitamin C는 HGA의 수치를 떨어뜨리고 대사물인 Benzoquinone acetate의 생성을 억제하여 관절통 같은 합병증 감소에 도움을 준다. 소변에서 HGA를 측정할 때는 HGA가 빠르게 분해되어 없어지는 특성이 있어 2시간 이내 검사를 하는 것이 정확하며 검체를 냉동시키거나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더라도 2일안에는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항산화제 처방은 검사 종류와 환자에 따라 다양할 수 있는데, 대원칙이 되는 것은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이 예상될 때 그 환자에 가장 적절한 영양소투여와 동시에 생활습관까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성산소량이 낮게 측정될 때 항산화제를 특별한 이유 없이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 금기이다”라는 것이 통합기능의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이며 본 투고에서 반드시 얻어 가야 할 기본 개념이다.

이와 유사한 반전으로는 항암제나 방사선치료의 오남용이 오히려 발암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데 대해서도 현대의학에서 속 시원한 해답을 아직까지는 주지 못하고 있다.
환자를 대할 때 대전제가 있다. 즉 증상은 같을 지라도 환자마다 치료법은 다르다. 생화학적 독창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항산화제는 다양한 암 치료법 중 극히 일부분이며, 이것만 가지고 암을 정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소경이 코끼리 만지기”식의 섣부른 비약이 될 수 있다. 이 외의 암 치료를 위한 여러 통합기능의학적 접근법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차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지면관계상 참고문헌은 생략하였다.
 

박 중 욱
HN호남병원 통합기능의학센터, 대한보완통합의학회 기능의학분과, 국제기능의학전문가과정이수 (AFMCP), Functional Medicine University (FMCP 3.0) pjwns@yahoo.co.kr
임 창 록
일반외과 국제통합기능의학 연구소,
대한보완통합의학회 인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