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잠이 원수였던, ‘잠수’

졸기에 바빴던 학창시절의 나

  • 입력 2003.04.0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수’, ‘빗자루’, 고등학교 때 내 별명들이다. 요즘은 깨어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한창 공부해야할 고등학교 때의 나는 잠자는 시간이 더 많았다. 특히 수업시간에 말이다.‘잠수’라는 별명은 잠을 하도 많이 잔다고 해서 ‘잠’과 내 이름 끝 글자를 합성해 붙여진 별명이고, ‘빗자루’라는 별명은 잠을 자면서 그 짧은 머리로 늘 책상을 휘휘 쓸어서 생긴 별명이었다.가끔 스스로 황당한 날도 많았다. 눈을 한번 깜빡이면, 국사시간이 수학시간으로 바뀌고, 한번 더 깜빡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기도 했고, 간혹 청소하는 친구들이 깨워서야 집에 돌아가기도 했다. 물론 라이벌도 있었다. ‘폐인’이라는 녀석이었는데, 제일 앞줄에 앉는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잠을 잘 자던 녀석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앞줄은 잘 눈에 띄지 않았던 탓이리라. 그 녀석은 눈 주위는 늘 거무튀튀했으며 움푹 들어가 있었다. 알콜중독자나 마약중독자같이 보이던 그의 눈 주위 탓에, 결국 폐인이라는 별명이 붙고 만 것이다. 한편 눈이 작은 나는, 눈을 부릅뜨고 있어도 “너 왜 졸아?”라는 선생님의 오해를 많이 받아 억울한 체벌을 받기도 했다.[1R]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수업시간에 졸기는 마찬가지. 늘 친구들의 노트를 빌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군 복무시절에도 내무반 교육 중에 졸다가 쉬는 시간에 고참들로부터 잠깨는 체조(주로 머리를 땅바닥과 씨름시킨다거나, 깔끔하게 몇 대 맞는 일)를 당하기도 했다.고등학교를 졸업한지가 10년이 넘었다. 빡빡한 사회생활 속에서 가끔 그때를 그리워하기도 하는데, 막상 돌아가게 되면 늘 꿈속을 헤매 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시절이 그리운 탓일까, 요즘도 정확하게 오후 5시가 되면 한차례 책상을 머리로 찧느라 정신이 없는 내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5시임을 깨닫곤 한다.완연한 봄기운이 찾아온 요즘, 춘곤증이라는 또 다른 복병에 대비해 영양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별로 없는 지 지금도 연신 하품을 해대고 있다. 이왕 졸거면, 돼지꿈이라도 실컷 꾸었으면 좋으련만...
춘곤증이란?---------------------------------------------------------춘곤증이 생기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밤의 길이가 짧아짐으로 해서 수면시간이 줄게 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우리 몸의 온도도 올라가 혈액순환량이 늘어난다. 또한 신진대사가 활발해 지면서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겨우내 영양분의 소모가 심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에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을 극복하려면, 규칙적인 생활과 비타민의 충분한 섭취, 무리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