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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 있으면, 불가능은 없다!

  • 입력 2003.04.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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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최초의 여의사 엘리자베스 블랙웰(Elizabeth Blackwell: 1821-1910), 여성의 의료활동과 관련해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의대를 졸업하고 닥터(M.D.: 라틴어로 Medicinae Doctor. 영어로 하면 Doctor of Medicine)가 된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공식적인 여성 의사인 그녀를 만나봤다. MD: 의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블랙웰: 영국이 고향인 저는 노예제도 폐지운동에 적극 참여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생계유지를 위해서 두 언니와 사립학교를 세웠는데, 이때 의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런 저런 책을 보면서 여성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여성들이 여성의사들에게 더욱 자신의 병을 상의하기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지요.MD: 아버지의 진보적인 성향의 영향은 없었나요?블랙웰: 그런 것에도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겠죠. 사실 저는 어떻게 하면 결혼하지 않고 살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 여자의 삶도 너무 싫었구요. 그리고 남성만 왜 의사를 해야하느냐 하는 생각도 당연히 하게되었죠.MD: 당시에 여성이 의대를 가는 것이 가능했나요?블랙웰: 물론 불가능했습니다. 불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를 쓰고 공부를 했죠. 개인적으로 책을 사서 공부를 했고, 제가 의대에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편견을 깨기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결국 뉴욕의 제네바 의과대학에 입학했었는데, 학교당국이나 당시 재학생들이 장난삼아 저의 입학을 허가한 것이었다고 하더군요. 물론 제 진지한 모습을 보고 그들의 태도는 180도 달라지게 되었지만 말이죠.MD: 동료 여성의사가 없어서 외로우셨을 수도 있으셨겠어요.블랙웰: 흠, 나이팅게일씨 아시죠? 제가 의대를 졸업하고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서 성 바톨로뮤 병원에서 일하던 중에 만났지요. 아주 친해요. 언제 한번 뵙게 해드리죠. 어쨌든 외로운 건 견딜 수 있었지만, 외과의사가 되려던 제 소망이 깨져서 많이 상심했었습니다. 제가 안질에 걸려 한쪽 눈을 실명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요.MD: 외과의사요?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외과의사가 부족해서 난리랍니다.블랙웰: 그래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군요. 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일자리가 없어서 너무 고생을 했었는데... 여하튼 어떤 일이든지 열정만 보여주면 주변 사람들이 다 도와주게 되어 있더라구요. 처음엔 남성의사들이 어찌나 따돌리던지, 물론 남성환자들까지도요. 하지만 나중에 제가 보여준 열정 탓인지, 남성의사들 조차도 저를 발벗고 도와주는 상황이 되었었죠. 지금 의사들에게는 사람을 감동시킬만한 열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네요. MD: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다음 번엔 여성의학교육과 관련해서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이팅게일씨도 한번 소개시켜주세요. 블랙웰: 흑심만 품고 있지 않다면 얼마든지 소개시켜 드릴께요. 여하튼 다음에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