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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입니다!

서울본내과의원 송국진 원장 INTERVIEW

  • 입력 2015.12.25 10:00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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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 품은 마음을 계속해 지켜나가면 결국은 정각을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환자만이 아닌 병원을 찾는 모든 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손님으로 여겨온 16년, 이제 그 마음은 의술을 인술로 실천한 그에게 존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본내과의원 송국진 원장지난 달 종로에 위치한 어느 연회장, 여기서는 아주 특별한 송년회가 있었다. 가는 한해를 아쉬워하고, 서운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고자 하는 마음이야 모두가 다를 리 없겠지만, 모인 이들의 마음속에는 소중한 선물 하나를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서울본내과의원의 ‘송년의 밤’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이날의 주인공들이 병원장들과 직원들이 아니라 여러 제약회사와 의료기기회사, 그리고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다양하게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날만큼은 모두가 흉금을 털어놓고 형 아우, 언니 동생하며 이 시간을 즐겼다.

이처럼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행복한 송년회’를 처음 구상하고 실천에 옮긴 것은 바로 서울본내과의원 송국진 원장이었다.

이런 자리를 어떻게 생각할 수 있었냐는 물음에 “병원이라고 해서 어찌 환자만 손님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저희 병원이 16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직원들을 비롯해 매일같이 병원을 찾아주는 많은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분들은 일 년 열두 달 우리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데, 고작 하루 밥 한번 대접하는 게 어렵겠습니까”라고 사람 좋은 얼굴로 웃어넘기는 송국진 원장.

MD 저널은 2016년을 맞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모두가 한 뜻으로 긴 호흡으로 한 길을 가는 서울본내과의원의 송국진 원장을 만났다.

16년간 변함없이 품은 초심 ‘성실’과 ‘무욕(無慾)’

서울본내과의원이 지금 자리인 마포에 개원을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지난 2000년 1월 2일, 30평 남짓의 작은 규모로 시작을 했다.

“본이란 말은 말 그대로 한자에서의 ‘근본(本)’이지만 불어로는 본(Bon)은 ‘좋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꼭 환자가 아니라도 누구든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좋은 병원이 되자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습니다.”

개원 당시 송국진 원장은 마음속에 ‘성실’과 ‘무욕(無慾)’이라는 두 단어를 새겼다.

“의사가 연구에 진료를 함에 있어서 성실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그리고 성실은 저뿐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우리 직원들, 그리고 저희와 함께 하는 모든 파트너들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고대 중국에는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계영배라는 술잔을 만들었습니다. 잔에 7할 정도까지는 술이 새지 않지만 그것이 넘으면 모두 새어버립니다. 무조건 병원을 확장하겠다는 욕심도 있지만 내가 모든 병을 보겠다는 욕심도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내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그러면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누구든 밀어준다. 그게 송 원장의 원칙이다. 병원의 원장이든, 직원이든, 그리고 파트너사의 직원이든 말이다.

평소 눈여겨 본 제약사 직원이라면 일부러라도 회사에 알려 반드시 가치를 인정받게 만든다.

그리고 자만은 오진을 낳고, 과욕은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으로 여겨 절대 가까이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人事가 萬事, 결국은 사람

16년 전 서너 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한 서울본내과의원은 이제 8명의 원장과 45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중견병원으로 성장했다.

두 명이 모이면 네 가지 문제가, 세 명의 모이면 아홉 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만큼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의료계는 이직률이 높은 업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서울본내과의원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이곳 직원들의 특징은 바로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송국진 원장은 “우리 병원 직원들의 특징은 원장들보다도 더욱 주인의식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일을 찾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합심해서 반드시 해결해 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저희 원장들이 더 힘을 얻습니다”라고 말한다.

45명 직원들의 주인의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동안 고용구조가 아니라 한 배를 탄 동료로, 한 솥밥을 먹는 가족으로 그들을 대하는 송 원장의 모습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리라.

파트너 사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16년간 꾸준히 ‘송년의 밤’을 이어오면서 한 때는 시간 들이고 돈 들여가며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질시어린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면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그냥 그게 도리가 아니겠냐’며 받아 넘겼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송 원장 주변에 작은 변화들이 일기 시작했다.

송 원장을 따라하는 병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큰 수는 아니지만 유난히 경직된 의료계에서 그것은 혁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혁명은 반드시 피와 희생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라는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가는 송 원장의 모습이 마음을 녹이고, 벽을 허문 것이다.

이처럼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인생의 균형감, 그리고 넘치지 않는 욕심 없는 마음과 모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송국진 원장의 모습에서 조용한 울림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큰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