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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실제주인공 이준교

  • 입력 2016.01.11 17:20
  • 기자명 취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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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외아들, 안동서 거동 불편한 구순의 홀어머니 지극 봉양
CGV 등 전국 극장 개봉…보물지정된 예안李氏 종택 충효당 배경

<다큐멘터리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개요>
* 감독 : 안재민
* 출연 : 이준교, 故권기선
* 장르 : 다큐멘터리
* 등급 : 전체 관람가
* 상영시간 : 70분
* 개봉일 : 2015년 12월 17일


‘부모를 공경하고 섬기는 자식의 정성된 마음’, ‘자신의 생명을 준 부모에 대한 보본(報本)’, ‘부모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보은’.
효(孝)에 대한 사전적 풀이다. 개념과 흐름, 방법에선 조금씩 달라도 동서고금, 종교, 인종,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효가 무너진 요즘 진정한 효가 뭔지, 효도를 하더라도 말로만 하는 게 아닌 실천하는 효를 다하고 있는 효자가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안동에 사는 이준교(71) 씨. 무녀독남인 이 씨는 중앙일보, 중앙경제신문, 월간미술, 여성중앙, 영레이디, 엠디저널 간부 등 언론인출신으로 안동 예안이씨(禮安李氏) 17대 종손이다. 예안이씨는 대대로 효자가 많이 난 집안으로 유명하다. 이 씨는 환갑 나이를 넘긴 때인 2005년 가족을 서울에 두고 안동에 사는 팔순의 홀어머니(권기선, 1918년 출생, 2013년 5월 1일 오후 5시께 경북도립안동요양병원에서 별세)를 모시기 시작, 95세의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지극정성 봉양했다. ‘백발 모자의 사랑이야기’는 소문을 타고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퍼졌다. 우연히 영화인들이 알게 돼 다큐멘터리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까지 만들어져 2015년 12월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됐다. 노년기 모자의 아름다운 동거를 그린 영화의 장면, 장면들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효도교본 그 자체다.

70대 아들과 90대 노모의 애잔한 동거
안동 풍산의 한적한 시골마을 산자락 우렁골에 자리 잡은 고택. 백발의 칠순 아들이 거동이 불편한 구순의 홀어머니와 함께 산다. 봄이면 함께 꽃을 따고, 여름이면 모시옷을 입고 바람을 쐬며, 가을이면 밤을 깎고 감을 먹는 이들의 삶은 고즈넉하다.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아들이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나들이에 나선다. 양산을 든 어머니는 한껏 들떠있다. 갈수록 쇠약해져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한 가지다. 어머니와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 하지만 어머니는 점점 사그라지고,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 가슴엔 안타까움과 죄스러움이 가득하다. 어머니 건강은 점차 시들고, 이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눈물겨운 겨울이 닥친다. “어매(어머니), 어매 손이 홍시처럼 얇아져서 겁이 나.” 칠순의 아들은 백 살이 머잖은 어머니의 건강이 시드는 걸 두려워했다. 이들의 삶은 위태로운 평화였다. ‘너무 늙은’ 어머니의 생명이 깜빡깜빡 꺼져갔기 때문이다. 아들은 노모를 안고 대소변을 받아내며 극진히 모셨다.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는 안개가 산을 휘감아 마을을 덮은 광경과 충효당(忠孝堂)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과 집, 그 속의 사람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무엇보다 노모 권 여사의 생전 1년 모습을 계절순서로 담아내는 영화흐름은 자연과 사람이 부드럽게 맞물리도록 한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이 시간을 왜곡하지 않는 편집은 관객이 화면 속 인물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게 돕는다.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는 70년 이상 홀로 종가(宗家)를 지탱해오다 영화촬영 첫해인 2013년 5월 세상을 뜬 故 권기선(權琪先) 여사와 그의 아들 이 씨가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담아냈다. 2013~2014년 중 1년 반 동안 촬영과 편집이 이뤄진 영화는 모자간 사랑은 물론 우리나라 전통건축물이 모여 있는 안동의 아름다운 풍경과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안재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역대 다큐멘터리영화 흥행 1위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 박혁지 감독, 故 이성규 감독 등이 제작에 동참했다. 안 감독은 다큐영화 ‘오래된 인력거’(2011년), SBS 다큐프로그램 ‘학교의 눈물’ 등을 찍은 실력파다. 박 감독은 본처와 후처의 46년간 특별한 인연을 담은 영화 ‘춘희, 막이’를 촬영한 영화인이다.

“어머니, 그 강을 건너지 마세요”
영화의 첫 장면은 백발 노모를 휠체어에 태워 모시고 가는 백발의 아들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주 무대는 안동시 풍산읍 하리1리 189번지에 있는 안동 예안이씨 종택(宗宅) 충효당(보물 제553호)과 체화정. 부근의 풍산장터, 하회마을 등도 배경장면으로 나온다. 충효당은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 때 순국한 충신 이홍인(1525~1594년)과 그 9대손의 효행을 기려 이름이 붙여졌다. 이 씨의 아버지가 일찍 별세하면서 예안이씨 16대 종부(宗婦)인 그의 어머니는 70년 넘게 충효당을 지켜왔다. 친정이 경북 문경 영순면 말응리인 어머니 권 여사는 열여덟에 예안이씨 종가로 시집왔으나 남편은 핏덩이 아들(이 씨) 하나를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 한평생 충효당을 지켜온 종부는 백발이 돼 어머니 곁으로 돌아온 아들의 보살핌을 받지만 그의 눈엔 칠순아들이 여전히 어린애나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자나 깨나 아들 걱정이다. 영화에서 어머니는 혼잣말로 “너도 가정이 있는데 여기 온 게 나 때문이구나”라고 한다. 아들이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불러 곁에 앉힌다. 가엾음, 미안함에 노모는 자꾸 담배만 피워댄다. 최근 영화시사회 때 만난 아들 이 씨는 “20대 중반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는 한 평생 자식을 키우면서 충효당 지키기에 온 삶을 다 바쳤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고 산 줄 알았으나 어머니가 누우시고 나니 ‘나는 여전히 어매 앞에서 어리광만 부리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큰집을 내가 관리하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어매가 다 한 거 였다”고 회고했다. KBS-2TV 휴먼다큐프로그램 ‘인간극장’을 통해서도 방영된 바 있는 이들 모자 이야기는 2013년 EBS 제10회 국제다큐영화제 때 ‘오백년의 약속’이란 제목으로 상영된 바 있다. 그 때 공개된 예고편은 백발의 노모를 휠체어에 태워 모시고 돌아가는 백발의 아들 모습으로 시작된다. 아들도 다른 곳에선 ‘어르신’ 대접을 받을 나이지만 어머니 앞에서만은 늘 어린애 같다. 모자가 함께 장을 보거나 마당에 핀 꽃을 보고 즐거워하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담긴, 쇠약해져가는 어머니를 보필하는 효심이 담긴 애틋한 장면들이 화제를 모았다.

개봉 후 ‘가장 보고 싶은 영화’ 4위 올라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도움으로 만들어진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는 CGV, 롯데시네마, 예술전용관 등 전국 극장 동시개봉을 앞두고 광주, 진주, 대구, 안동, 서울 등지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맥스무비의 2015년 12월 3주차 개봉작 중 ‘대호’, ‘히말라야’, ‘스타워즈’에 이어 ‘가장 보고 싶은 영화’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보다 먼저 제작돼 모티브를 준 작품이기도 하다. 게다가 배우 이영애가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의 흥행을 위해 응원에 나섰을 만큼 인기다.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는 국내?외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13년 EBS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EIDF) 때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부문 시청자관객상을 받았다. EBS가 방영한 ‘오백년의 약속’은 2013년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3 Asian Side of The Docs의 Docs in Progress부문 7편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Docs in Progress는 완성단계에 있는 다큐멘터리의 쇼케이스를 통해 투자, 판매계약 등이 이뤄지는 글로벌콘텐츠시장이다. 이 자리에서 ‘오백년의 약속’은 노르웨이 국영방송 NRK, Al jazeera 다큐멘터리채널 등 외국방송사와 배급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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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교 저자 사진[영화주인공 이준교(李駿敎) 주요 약력]
▲1946년 7월 30일 경북 안동 출생
▲풍산초등학교, 문경중학교, 대구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신문학과(1964학번), 신문방송대학원(언론학 석사) 졸업
▲중앙일보 기자(수습 5기), 레저부장, 계간미술 편집부장, 여성중앙 및 영레이디 편집부장, 중앙경제신문 레저스포츠부장, 월간미술 편집국장 등 역임
▲삼성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 역임
▲저서 ‘신혼여행’ 등 다수, 체육포장 수상, 독도박물관 만드는 일을 처음부터 실무책임자로 맡아 완성
▲(현재) 안동 예안이씨 종택 충효당(보물 제553호) 관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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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주무대 충효당은?
경북 안동시 풍산읍 하리1리 189번지에 있는 고택(소유자 이준교)으로 기름진 풍산평야, 풍산읍, 상리천의 넓은 전망이 한 눈에 펼쳐지는 나지막한 야산과 바위를 뒤로 하고 있는 산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집에서 충신과 효자를 배출, 나라로부터 공식적으로 정려(정충각과 정효각) 받아 ‘충효당’이라 불리게 됐다. 욕심 없이 주경야독하는 전형적인 시골선비의 집으로 1971년 8월 30일 보물 제553호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초기 건물로 1551년(명종 6년)에 지어진 충효당은 ㅁ자형의 소박한 본채와 연못을 앞에 둔 별당(쌍수당)으로 이뤄져 있다. 건축면적은 135.67㎡(41.04평), 33.72㎡(10.20평). 본채는 경상도지방에서 흔히 보이는 ㅁ자형의 평면구조다. 지붕은 사랑채와 안채가 이어진다. 맞배지붕(건물의 옆면에서도 용마루까지 올라가게 돼 측면에 삼각형 벽이 생기는 지붕)이 서로 만나 가적지붕(본채의 큰 지붕 옆쪽에 붙어있는 작은 지붕. 눈썹지붕)으로 연결된다. 대부분의 상류주택과는 달리 소박한 민가성격이 두드러진다. 다른 종택들보다 밖으로 통하는 문과 창호가 많은 게 특징이다. 쌍수당은 막돌로 기단을 쌓고 주춧돌 위에 둥근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렸다. 돌계단을 통해 누상부로 오르내리게 돼있고 온돌방과 누마루가 있는 정자형식이다.

☎(054)858~4768, 070-8880-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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