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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일산에서 이웃사랑으로 유명해요”

새빛안과 박규홍 원장

  • 입력 2005.04.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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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지역사회에서 병원의 역할이란? 또 의사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 의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근원적인 질문과 대면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병원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병원과 의사의 근원적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병원이 살아남는 것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 보다 훨씬 절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병원의 모토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통해 이웃에게 사랑의 향기를 전하려 존재한다’로 정한 경기도 일산의 새빛안과가 눈에 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웃사랑 열린병원’을 실천하고 있는 병원의 박규홍 원장을 만나 병원과 봉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시각장애인들과 걷기 행사인 ‘With You’박 원장이 대표원장으로 있는 새빛안과는 일산을 비롯한 주엽, 신촌, 수색 등에 프랜차이즈와 직영병원을 두고 있는 안과전문병원이다. 그는 개원한 이후 병원의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직원과 함께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했다.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이 이웃사랑.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가장 풍부한 재산으로 여기지 않는 자는 비록 이 세상의 주인이라도 불행하다’라는 그의 평소 생각이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병원이 원장의 생각대로만 운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직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내가 아무리 원장이라고 해도 직원들의 저항에 부딪혔다면 아마 지금껏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주고 또 봉사활동을 끝낸 후 행복해하는 등 병원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 같아 수월했다. 직원들에게 고맙다”직원들의 응원을 무기로 그가 시작한 첫 걸음이 ‘With You’행사다. 2003년에 시작한 이 행사는 일반인과 시각장애인들이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서 이웃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행사다. 올해도 계획하고 있다. 국제아동후원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의 한국지부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중국 산시성 춘하 지역의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고, 중국에서 펼쳐진 의료봉사에도 참석하고 있다.또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와 병원이 함께 하는 독거노인 무료 백내장 수술, 프로게임단인 한빛 스타즈와 같이 한 혜림양의 의안수술 등 그는 소외된 이웃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사회기관과 연계해 무료 백내장 수술과 매주 1회 무의탁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진료하고 있고 매주 일요일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새빛병원은 일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웃과 함께 하는 병원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병원으로 유명해졌다. 저시력 클리닉 개설 그는 올해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사회에서 소외된 극빈층에게 시선을 돌리려 한다. 또 저시력 클리닉을 개설해 저시력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런 외부적 행사 이외에도 그는 병원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려는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과전문병원, 즉 각 분야별로 특성화 세분화된 전문병원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할 것이다. 특히 학회도 인정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의료진의 경쟁력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병원의 존재 이유라 생각하는 그가 조금은 걱정됐다. 하지만 걱정은 이내 기우로 변했다. 그는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해 일산 본원을 기점으로 주엽, 신촌, 수색, 대구 등 네트워크병원을 가동하고 있다. 또 중국 베이징에 아키강 병원을 열어 글로벌 네트워크의 기반도 다지고 있다. 오는 8월 제2의 아이캉 병원 개원도 앞두고 있다.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거대자본을 가진 전문경영인들이 밀려들 것이고, 이에 대해 이제 우리나라 의사도 경영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진료의 주체였던 의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영도 배우고, 또 앉아서 환자만 잘 보면 되던 시대를 갔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의사도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전략적으로 사고를 해야 한다.” 병원의 경쟁력과 병원의 사회적 기능인 이웃사랑.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고 있는 그의 경주가 성공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