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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것 만큼 재밌는 그림 그리기”

박윤규 경북의대 비뇨기과 교수

  • 입력 2005.05.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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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다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어릴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사람도 그림을 전공하지 않으면 세월이 지나면 대부분 관심이 없어진다. 비전공자인 나에게 지금까지 그림에 대한 에너지가 남아 있다는 게 특별하다면 특별하다. 27년 전 춘천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할 때 지금도 강원도 인제군에서 하늘밭 화실을 운영하고 계신 최용건 화백을 만나 기초를 다시 다진 게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게 된 중요한 이유중 하나다. 주로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나는 유화를 주로 그린다. 화풍은 인상파, 야수파 등 그때 그때 달라요(ㅎㅎ). 세잔, 르노와르, 마티스, 드랭, 마르케 그리고 보나르 그림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의 문양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그림을 좋아하는 것과 환자를 진찰하는 것, 이 둘의 관계는 아주 멀어보인다 얼핏보면 직접적인 관계는 멀어 보이지만 대상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분석을 필요로 하는 의학은 그림과 아주 비슷한 면이 있다. 또 그림으로 만들어진 중요한 의학 책은 대단히 많다.원로화가인 오지호 화백은 “화가는 과학자와 같은 눈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상에 대한 철저한 관찰이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림에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조화와 균형이므로 의사로서 이러한 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물론 그림을 통해 재충전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다. 비뇨기과 의사의 매력이라면? 비뇨기과는 외과적, 내과적 요소를 모두 가지며 남녀노소 환자를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특히 삶의 질에 관한 질환도 많고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비뇨기과 의사의 역할은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한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는 언제인지? 바둑을 두는 조훈현 국수가 말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이 생각난다. 아마추어는 이긴 판만 주로 기억하고 즐거워하지만 프로는 패한 판이 더욱 기억에 남고 그 중에서도 억울한 판만이 가슴에 있을 뿐이라고…. 나 역시 미안하고 아쉬웠던 환자를 주로 기억한다. 지방에 있기 때문에 환자를 진료할 때 힘든 점은? 불편하거나 힘든 점은 없다. 오히려 병이 진행된 환자들을 많이 진료함으로써 보람이 있고 지방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또 지방 거점 대학병원에는 숨은 실력파가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우리 과에서는 전립선암, 신장암환자를 포함해 복강경수술만 약 160예를 했다.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에서 서울의 대형병원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2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