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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도 힘찬 스윙할 것”

장종호 강동가톨릭병원 이사장

  • 입력 2005.1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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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중소병원이 1차병원과 3차병원 사이에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경영이 나빠진 중소병원들이 경영 정상화를 외치며 비영리법인에 대한 세제 지원 강화, 전공의 수련 교육비 수익자 부담 원칙 적용, 영리법인병원 수가자율화 적용 등을 주장하며 목청을 돋우고 있다. 하지만 워낙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또 제도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 문제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정부가 중소병원의 전문화를 외치고 있지만 이 또한 녹록한 문제가 아닌 듯하다. 중소병원의 문제를 현장에서 겪고 있는 의사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재 서울 강동구에서 중소병원인 강동가톨릭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장종호 이사장을 만나 그가 말하는 중소병원의 오늘과 미래를 들어봤다. “개방병원은 시기상조”장 이사장은 병원 운영이 순조로운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금방 목소리에 날이 섰다. 병원 운영이 잘 된다는 것보다는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했다. 인력난으로 시작된 인건비 상승이 병원의 목을 죄고 있다고 했다. 의약분업 이후 중소병원에 있던 의사들이 개업을 이유로 나간 후 병원의 인력난이 심각해졌다는 것. 의사가 부족하니 인건비가 당연히 가파르게 상승했고 병원은 울며 겨자먹기로 상승한 인건비를 부담해야 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그는“지금은 개업붐이 많이 가라앉아 인건비 상승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냐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한번 올라간 의사의 월급은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 병원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35~40% 정도이니 자연히 운영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인건비 상승의 어려움을 말한다.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논의 중 하나인 개방병원에 대한 얘기를 꺼냈더니 그는 고개를 젓는다. 몇 년 전 자신이 개방병원을 하겠노라고 신문에 광고를 냈는데, 70세의 비뇨기과 의사 딱 한 명에게서만 개방병원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개방병원에 대해 대단히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개방병원은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사들의 정서상 아직은 시기상조다. 옆 동네 병원에서 환자를 이송할 때 우리 병원으로 안 보내고 멀리있는 병원으로 보낸다. 우리 병원에 보냈다 나중에 그 환자를 우리 병원에 빼길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는 정부의 중소병원 전문화 특성화 방안도 탐탁지 않다고 했다. 정형외과 병원이라면 당연히 응급환자가 생기고 또 응급실과 병실을 담당하는 전공의가 필요한데, 전공의가 중소병원에서 수련하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이 협력해야 중소병원의 특성화나 전문화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병원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사가 진료에 집중해야지 병원의 경영분석이나 진단까지 의사가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경영의 투명화만 뒷받침 된다면 경영과 진료가 자연스럽게 분리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병원을 전문적으로 운영할 경영인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골프 칼럼리스트로도 널이 알려졌다. 68년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골프 스핑 200>, <골프 숏 게임 22> 등 직접 골프 책을 쓸 정도의 배테랑이다. 중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골프를 할 때 캐디 역할을 하며 골프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스포츠의학에 관심이 많았고 또 나이 지긋하게 먹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다 보니 골프가 으뜸이었다. 또 골프는 예민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만 흔들려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이라 매력 있다”그는 전설의 골프선수 트레비노(Trevino, Lee)를 좋아 한다고 했다. PGA 투어 통산 29승(메이저 대회 6회 포함), PGA 투어 올해의 선수(1971) 등 이런 화려한 이력보다는 작은키 똥똥한 체격 등 골프를 잘 칠 수 없는 조건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 때문이란다. 그가 골프장에서 멋진 스윙을 하듯 의사로서도 보기 좋은 스윙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