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약은 회사와 국가를 즐겁게 한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 입력 2006.01.0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L]"절실하게 우리 제품 갖고 싶었다"그는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치료제도 생산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제약회사로 발돋움했다는 말을 꺼내며 웃는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만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는 얘기다. 회사에서 박카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 정도라고 한다. 치료제가 40%로 가장 많지만 고객은 박카스 하면 동아제약을 떠올린다. 실제 수치야 어떻든 그동안 고객에게 있어 동아제약은 박카스 만드는 회사였던 것이다. 그는 이제 그런 고객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자이데나'가 출시돼 어깨가 가볍다고 했다. 그는 "자이데나 출시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 것은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영광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평소 연구원들에게 "죽더라도 남기고 갈 분신과 같은 제품 하나는 만들고 떠나라"라며 독려의 말을 자주 하곤 했다고 한다. 그만큼 신약에 대해 절실했었다늘 말이다. 외국의 제품을 국내 시장에 그대로 들여와 쓰면 그 제품의 연구비용을 비롯한 마케팅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가격으로 약을 공급해야 한다. 결국 비싼 가격에 고객에게 공급할 수밖에 없다. 고객을 위해서도 국내 제약회사를 위해서도 자기 제품을 갖는 것은 중요한 목표일 수밖에 없다. 제약회사의 연구소는 곧 회사의 경쟁력이란 게 그의 믿음이다. 이런 생각 덕분에 회사는 연구지원과 인력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회사의 연구소는 1978년 국내 최초로 반합성 페니실린계 항생물질 탈암피실린 합성에 성공한데 이어 1981년에는 베타 락탐계 항생제 제조방법으로 발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5년에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물질인 아미카신의 대량 합성 공정을 개발하는 등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03년 첫 선을 보이면서 연간 매출 300억 이상을 올리고 있는 '스티렌'도 연구소의 작품이다. 제약회사라면 신약을 출시하는 꿈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어렵고 험한 행로이기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신기루 같은 것이 신약이기도 하다. 신기루를 잡은 듯 그는 목소리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는 'Udenafil'이 핵심이다. 이 물질은 회사가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개발한 PDE5 억제제로 cGMP의 활동을 억제해 오랫동안 성적 자극에 대한 발기반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이 연구는 지난 98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8년 동안의 연구와 500억 원에 이르는 연구비용이 투자된 결과물"이라고 자이데나에 대해 설명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13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실험을 했고 영국에서 1상을 마치고 현재 미국 임상 2상 진행중이라고 덧붙인다. 신약이 출시돼도 그 제품이 얼마나 안전하고 우수한가는 제품의 내일을 가늠하는 생명선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그는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자이데나가 강력한 발기효과는 물론 얼굴 홍조나 시각장애, 심장부담 등 기존 발기부전제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세포활성화에도 자이데나는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게 자~이데나"동아제약의 시작은 1932년 창업주인 '강중희 상점'이다. 동아제약으로 회사의 이름을 바꾼 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발점은 박카스다. 그가 직접 이름을 붙인 박카스는 64년도에 발매됐는데 지금 국내 드링크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그는 회사의 제품 이름을 짓는 작명가로도 유명하다. '회장님은 작명가'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제품의 특성을 살리고 사람들이 기억하기 좋은 이름을 지어내는데 베테랑이다. 박카스와 혈액순환개선제 '써큐란' 그리고 이번에 출시한 자이데나도 그의 작품이다. 일부러 제품의 이름을 짓기 위해 노력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즉흥적으로 머리에 스치는 것을 잡아챈다고 답했다. "의과대학 다닐 때 일본어, 독어 등 여러 언어들을 접하게 된 것이 작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품의 이미지로 할 것이냐 아니면 성분으로 할 것이냐 등을 결정한 뒤 가장 재밌고 입에 쏙 맞는 것으로 고른다"자이데나의 경우 "자~ 이제 잘 되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영어 철자 'Zydena'에도 의미가 있다. 영어 철자의 맨 마지막자인 Z와 맨 앞글자인 A순서가 바뀌어 있는데, 이는 안 되는 것도 잘 되게 한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생활 속 소소한 기쁨을 즐기는 그는 수필가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의사들의 수필 문학회인 수석회에서 의사만 쓸 수 있는 맛깔스런 작품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자신이 의사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문학을 하는 사람들처럼 문장력으로 승부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흥미 있어 하는 의학 에세이 정도가 자신의 범위에 맞는 문학이라고 한다. 제약회사의 CEO로서 또 전경련 회장으로 그가 생각하는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물었다. "리더는 모든 사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관심을 갖고 있어야 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미국에 연구소 만드는 게 목표"그는 자이데나의 국내 출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발기부전 치료제로서만이 아니라 간질환치료제 혹은 심부전치료제, 고산증 치료, 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이데나의 효과를 다각도로 연구 중이다. 이외에도 세계 30여 개국에서 특허 출원을 진행하는 등 본 게임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허를 받는다는 것은 작은 의미의 성공이고 미국 등 외국에서 특허를 받아야 실질적 성공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신약개발이라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할 것이라 말했다. 그 이후 미국에 연구소를 만들어 신약개발에 대한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장밋빛 내일도 설계하고 있다. 그는 자이데나가 부작용이 덜하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기 때문에 올해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발기부전제품에 비해 우리나라 토종제품인 만큼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란 생각도 하고 있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800억 정도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뛰어든 동아제약의 자이데나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