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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맞춤영양처방 할 수 있어야"

김진국 대한맞춤영양학회장

  • 입력 2006.0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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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지난 해 12월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맞춤영양학회가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그동안 소홀히 다뤄왔던 음식이나 영양학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면에서 맞춤영양학회의 출발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맞춤영양학회의 모토는 유전자검사와 머리카락 검사, 침이나 타액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유전적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의사가 이에 맞는 맞춤식 영양처방을 해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다. 영양섭취라는 환자의 일상적 행동을 통해 건강증진이라는 목표점을 향하기 때문에 학회의 구성원도 다양하다. 의사를 축으로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그동안 의사들이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던 분야의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다른 의료계 학회들이 의사만을 회원으로 인정하는 것과 다른 행보라 눈길을 끈다.이에 대해 맞춤영양학회의 김진국(중앙산부인과 여성의학클리닉 원장) 회장은 "학회에 누가 회원으로 참석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이다. 이를 위해 한의사나 약사 등 누구와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지식을 공유하면서 같이 가야 한다"라며 의사들이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김 회장이 추구하는 맞춤영양학이란 어떤 것인지 또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얘기를 들어봤다. "건강기능식품도 의사의 맞춤처방 가능해야"그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기능식품을 먹는데 체질에 맞게 제대로 먹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선택기준 없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혹은 유행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는 얘기다. 그의 얘기의 핵심은 건강기능식품도 유전자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의사가 처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맞춤영양학회 창립의 필요성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식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General Diet' 시대에서 이제는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Functional Food'시대를 맞고 있다"라며 "하지만 앞으로 자신의 체질과 유전 등 모든 것을 고려한, 즉 정확한 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맞춤영양인 'Personal Nutrition'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맞춤영양에서 더 나아가 미래에는 DNA나 환자의 DB를 기초로 건강기능식품을 처방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지금도 몇몇 의사들이 건강기능식품중 환자에게 필요한 것만 골라 처방하고 싶어 하지만 법적인 문제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환자를 위해 이런 법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맞춤영양처방 등 보완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 자신도 침을 주로 사용하는 동양의학에 다른 의사들처럼 부정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런 그의 생각을 바꾼 것은 신경치료다. 중풍이나 고혈압 환자들이 침술요법이나 신경요법 이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접하면서 그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 신경과 혈액의 중요성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질환이 신경의 흐름이 나빠져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질환이 있는 부위에 전압을 걸어줘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면 병의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후 침술과 신경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회의 계획과 관련, 그는 대규모 학회보다는 소규모 세미나를 자주 열어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말했다. 또 개원의들에게 질병을 미리 암시하는 유전자검사나, 중금속검사, 호르몬 검사 등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는 검사의 중요성과 방법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학회의 계획에는 '맞춤영양 상담사'를 배출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기존의 영양사와 역할을 달리해 병원에서 환자에게 제대로 된 영양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배출하겠다는 의지다. 잘 먹는 것은 중요하다. 영양학적으로 잘 짜여진 식탁에 앉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의사들이 영양학 접근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움직임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학회가 앞으로 국민을 위해 어떤 영양처방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