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보건소의 은밀한 매력”

정유진 양천구 보건소장

  • 입력 2006.04.0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L]"지난 해 지역주민들이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돕는 'well-being 양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병이 생기기 전에 생활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고, 또 건강해지도록 돕는 것이었는데, 주민들 반응이 아주 좋았다. 나도 보람을 느꼈고 행복했다" 서울 양천구 정유진 보건소장의 말이다. 'well-being 양천'은 지난 해 정 소장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건강증진 프로그램이다.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운동, 영양상태를 진단하고 이후 주민의 건강상태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 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구하지 못했지만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서 그녀도 덩달아 행복했고 더불어 자신감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체계적인 건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름하여 '맞춤 건강증진 프로그램'.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지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건강상담을 한 후 개인에게 맞는 영양과 운동 등 맞춤 처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6개월 이후에 처방의 효과에 대해 평가하는 방법이다. 그녀는 맞춤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건소 찾았으면" '맞춤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더불어 그녀가 애정을 갖는 것이 '지역사회중심 재활사업'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인데, 재활진료를 비롯한 치료 레크레이션, 장애인 건강검진, 재활기구를 빌려주는 재활기구 나눔창구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월보건센터에서 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의료진이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을 직접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치료하고 있다"라며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와 양천늘푸른의원, 연세재활의원 등 지역에 있는 병원과 연계해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 그녀는 또 금연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관내 보육시설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형극 공연이나 비디오 등을 통해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또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의 보건교사가 금연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금연희망자와 50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연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다. 이화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보건행정학을 전공한 그녀. 의료와 행정 모든 분야에 전문가지만 그녀에게도 어려운 점은 있다고 한다. 보건소의 3과 1분소 14팀으로 구성된 89명의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그녀가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란다. 그녀는 기자에게 보건소가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다. 구청 같은 느낌이라고 했더니 쓴 웃음을 짓는다. 보건소를 관공서 같지 않고 편안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그녀의 꿈인데 아직도 구청 같은 느낌이 든다는 답을 얻었으니 웃음이 쓸 수밖에.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이것저것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업보다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게 그녀의 꿈이다. 그런 그녀가 올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의 주제에는 학생과 노인이다. 우선 지역사회와 연계해 아이들의 금연교육, 학습장애 등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짤 계획이다. 또 노인들이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건강한 웃음만큼 의욕적으로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가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보건소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