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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회가 온다”

조승연 대한순환기학회 이사장

  • 입력 2006.06.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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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대한순환기학회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07년부터 학회의 명칭을 대한심장학회(The Korean society of cardiology)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학회가 심장학회란 이름을 쓰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다. 일반인들이 '순환기'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는 심장학회로 개명한다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순환기학회의 조승연 이사장(연세의대 심장내과 교수)을 만나 심장학회로의 변신 이유와 그 이후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대국민 프로젝트 2007' 추진학회의 이름에 대한 논란은 계속 있어 왔다는 게 조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순환기란 단어는 일본의 영향 때문이고,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순환기란 단어 대신 심장내과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보다 심장학회로 결정한 제1요인은 국민의 여론과 학회 회원들의 생각 때문이란다. "지난 2004년 갤럽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순환기내과가 심장이나 혈관에 대한 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진료과라는 걸 모르고 있는 사람이 86%였다. 학회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80% 이상이 학회의 명칭을 바꾸는 것에 찬성했다. 이 정도면 학회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학회의 이름을 바꾼 것과 관련, 그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고 말한다. 학회가 심장내과로 변경한다고 해서 각 대학들이 진료과의 명칭을 심장내과로 바꿀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통일되지 않으면 괜한 혼란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말이다. 이름의 새로운 변화와 더불어 학회는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는 본격적 작업에 착수했다.'대국민 프로젝트 2007'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업은 2005~2007년까지 총 10억여 원을 들여 급성심근경색증,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 급성심부전증 등에 대해 우리나라 환자들의 자료를 모으고 이를 통해 지표를 개발한다는 사업이다. 그는 "이사장이 된 후 다기관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약 30개 병원에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심장질환에 관련된 다양한 결과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학회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몇 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학회지를 영어로 발행하는 것은 물론 학술대회에서의 발표도 영어로 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학회의 세계화와 국제화를 위해서다. 또 학회의 이사진과 임원들과 논의를 거쳐 학회 내에서 활동하는 약 8개의 연구회 조직을 점검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해 학회의 회원수가 적은 데 비해 연구회 등이 너무 일찍 세분화되고 있다"라고 우려하며 "세분화가 지나치면 연구나 논문 등도 부실화될 수 있고 더불어 뿌리가 되는 학회까지 허약해지는 낭패를 가져올 수 있다" 라며 학회의 세분화에 대해 반대한다고 잘라 말한다.'심장질환 대국민 홍보는 국가의 몫' 학회는 현재 일반인들에게 심장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행사인 '심장 수호의 날'을 10월 3일에 매년 진행하고 있다. 행사는 건강걷기대회, 건강상담, 초음파 시연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진다. 이 행사는 건강한 사람들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기획된 것인데, 오히려 심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참석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는 학회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해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학회가 해야 하는 학술활동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학회가 학술적 자문 등을 하더라도 행사의 주관은 보건복지부가 해야 하는 일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심장질환 등은 질병이 발생했을 때 국가의 비용뿐 아니라 환자의 비용도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국가가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1979년에 세브란스병원에 입사했다. 올해로 자그마치 27년째다. 한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환자와 더불어 생활하면서 그는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슬며시 웃는다. 그는 심장질환이 완치하거나 혹은 완치에 가깝게 고칠 수 있는 장기라서 더 매력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