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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는 나의 힘"

신동호 양천구의사회 부회장

  • 입력 2006.06.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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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4년 전 치악산을 걷다 문득 한 움큼의 꽃들을 만났다. 힘들게 산행을 하다 만난 꽃이라 그런지 그 꽃에 시선이 꽂혔다. 그렇게 예쁠 수 없었다. 그 꽃이 개불알꽃 혹은 복주머니라고 불리는 야생화였다"신동호 양천구의사회 부회장(신동호내과의원 원장)의 말이다. 그때 개불알꽃을 만난 이후 야생화에 빠진 신 부회장은 이제 야생화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야생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예전에는 야생화를 발견한 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집으로 돌아온 후 일일이 생화도감을 찾아야 야생화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야생화를 척 보기만 해도 어느 과에 속하는 어떤 야생화인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한다. 새로운 야생화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야생화 박사가 된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야생화를 집에 가져가 멸종되는 종류가 많다. 산을 떠난 야생화는 금방 죽어버린다. 야생화는 피어 있는 그 자리에서 봐야 원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라며 사라지는 야생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한다. <산에 올라 저절로 야생화 박사가 되다그가 처음부터 야생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는 등산이 좋아 주말마다 산을 찾았는데, 야생화의 매력에 빠지면서 이제는 야생화를 보기 위해 매주 산에 오른다. 야생화와 사랑에 빠진 후 그는 야생화 동호회에도 가입하고 또 등산을 하면서 찾은 야생화를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야생화에 대한 열정은 더 깊어갔다. 가까운 산에서 시작해 한라산, 백두산 등에 이르기까지 한 달에도 몇 번씩 야생화를 찾으러 산에 올랐다. 이렇게 그가 찾은 야생화는 1,200여 가지다. 야생화를 보려고 그는 가시에 찔리고 다리를 긁히는 것쯤은 각오 한다고 했다. 한 여름에도 긴 바지에 긴소매를 입어야 하는 괴로움도 야생화를 보는 즐거움 때문에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그의 야생화 사랑에 한 몫을 하는 것은 그의 아내다. 아내가 워낙 산을 좋아하고 또 잘 오른단다. 요즘은 아내가 먼저 야생화를 찾고 이후 그가 디지털 카메라로 야생화를 찍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는 또 주변의 친구들을 모두 야생화를 좋아하도록 만들었다며 웃는다. 친구들과 만나면 줄곧 야생화 얘기만 하는 그에게 친구들은 야생화가 얼마나 예쁘기에 하면서 산행을 따라나섰다는 것. 결국 친구들도 야생화에 취해 함께 산을 오르고 야생화를 찾는 동지가 됐다고 한다. 매주 산에서 얻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그는 의사회 활동에도 열심이다. 현재 양천구의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의사회 홈페이지도 그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다. "컴퓨터가 일반인에게 보급되지 않았던 88년부터 익숙하게 다뤘다. 그래서 의사회 홈페이지도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내가 만들었다. 내가 찍은 야생화도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그의 병원에는 야생화 사진들이 병원 벽면을 채우고 있다. 야생화를 찍은 사진을 본 환자들의 반응은 좋다고 한다. 가끔 환자에게 사진을 건네기도 한단다. 그는 앞으로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자신에게 기념이 될 수 있는 야생화 도감을 만드는 게 꿈이다. 또 야생화 전시회도 기획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산은 어디냐고 물었다. 천마산이나 광덕산이 좋고, 강원도 태백산에 있는 금대봉도 일품이고, 전라남도 무안군의 전봉산도 야생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귀띔한다. 그의 말대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그곳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