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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형태-결혼, 이혼, 졸혼, 주혼, 사후이혼

  • 입력 2017.08.16 13:16
  • 수정 2017.09.12 16:42
  • 기자명 박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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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이 부족하면 결혼하고, 이해력이 부족하면 이혼하고, 기억력이 부족하면 재혼한다고 한다. 너무 결혼에 대한 비하인가? 어떻든 요즘은 결혼을 하지 않고, 하더라도 늦은 나이에 하고, 했다가도 쉽게 이혼하고, 잘 사는가 싶다가도 별거하거나 또 이혼한다.

결혼의 형태는 어떤 것이 있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결혼에는 한 사람과의 배타적인 성관계와 부양의 의무, 동거의 의무가 포함된다. 그렇게 하기로 결혼서약을 했는데 살다가 마음에 안 맞거나 싫으면 이혼을 하게 된다. 이혼을 하면 아예 헤어지기 때문에 3가지 결혼의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혼을 하기에는 자식들이 걸리고, 재산문제가 걸릴 경우,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졸혼’을 한다. 이 졸혼은 일본에서 들어온 제도이다. 졸혼을 하게 되면 동거의 의무와 성관계의 의무는 없애고 부양의 의무만 남는 경우이다. 즉 다른 집에서 살면서 가족의 행사는 참여하고 생활비는 나누어 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수의 사람이 졸혼을 시도한다고 하는데 시도하다가 결국 이혼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졸혼을 하게 되면 이미 두 사람간의 신뢰는 깨지고, 졸혼을 제안받은 사람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는 이미 이혼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에만 만나는 ‘주혼’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날을 정해서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성관계를 하거나 차를 마시다가 헤어지는 것인데, 돈이 많아서 자식이 재혼을 반대하거나, 같이 살면서 매일 밥해주는 것을 꺼리는 경우에 주혼을 선택하게 되는데 결혼은 하지 않고 만나서 몇 시간이나 몇 일 시간을 같이 보내고 각자 생활하는 것이다.

‘사후이혼’은 한 쪽의 배우자가 사망한 이후에 죽은 배우자와 관계를 모조리 정리하는 것으로 ‘인척관계 종료신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해서 배우자와의 친인척 관계와 집안행사 등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으로 일본에서 최근 증가하는 문화 풍습이다. 

옛날에는 결혼을 하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가약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옛날에는 직장에 들어가면 평생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직율이 높은 것과 같은 문화구조이다. 남자들은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안 준다. 가족끼리 그거하면 근친상간이다.’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아내를 소홀히 대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문화가 엄청나게 수입이 되는 것을 모르는 남자들은 부인에게서 다른 형태의 결혼의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언제 받을지 모른다.

부부관계는 서로의 잔을 채워주는 형태이어야 한다. 서로 배려하고, 서로 노력하고, 서로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지내야 한다. 만약에 한 쪽 잔은 채워져 있고, 다른 한 쪽 잔은 비워져있다면 둘의 관계는 언젠가는 위험해질지 모른다. 남자는 배우자를 다시 쳐다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려서 그 마음에 사랑이 가득 차게 해 주어야 한다. 남자는 경제력이 뒷받침해주고, 여자는 남자에게 안식과 평화를 제공해주어야 결혼이 가능해진다. 남자가 경제력이 없으면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주어야 하고, 여자에게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없다면 다른 무언가를 제공해주어야 같이 살아갈 이유가 된다. 서로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되는데, 같이 살 사람은 21세기에는 거의 없다.

서로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어야 관계가 성립이 된다. 그래서 항상 질문을 하고 살아야 한다. 나는 그에게 무엇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나는 그녀에게 무엇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만약에 한 쪽만 주고, 한 쪽이 받기만 한다면 그 관계는 오래지 않아서 깨지게 된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는지, 그리고 서로에게 불만은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