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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FOCUS] 빛나는 노년을 준비하자

  • 입력 2017.11.08 15:24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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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인간의 일생을 셰익스피어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인간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것들이 연극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각각 연극에 등장했다 그리고 퇴장한다.” 세월이 가면 사람은 모두 늙는다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며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늙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항상 젊을 것처럼, 늙은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편하게 늙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아무 준비 없이 있다가는 곱게 늙어지지 않는다.

◆노년기에도 성장은 계속 된다
독일 태생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은 인간의 발달 단계를 전 생애에 걸쳐 8단계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노년기는 인간의 마지막 발달 단계인 8단계(65세~죽음까지)에 속하며 이 시기 과업과 위기를 자아통합 대 절망이라고 설명한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과업은 자아통합으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회고하고 인정해 받아들이고 인생에 대한 통찰과 관조로 자신의 유한성을 인정하고 죽음까지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생의 짧음을 탓하고 불가능함에도 다른 인생을 시도해 보려고 급급해 하고 급기야 생에 대한 절망에서 헤맨다.

각 발달단계에 따른 과업을 어느 정도 건강하게 성취했느냐에 따라 정신적 안정, 노년생활의 적응능력, 각종 육체적 질병의 치료과정에서 차이가 많다. 노년이 되면 무엇을 잘 잊어먹는다든지 중요한 사항을 기억 못하는 일이 생긴다. 체력도 떨어지고 무엇 하나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지만 그러나 또 한편으로 나이가 들수록 사물의 본질이 잘 보이고 실제로 노년이 됨으로써 새로운 눈, 새로운 지능, 새로운 지혜가 생겨난다. 그리고 노년기에도 인품, 성격, 도덕성의 발달과 같은 인격 발달은 계속된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1977~1981년)에 일어난 에너지 위기, 이란 내 미 외교관 인질 사건 등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밀려 재선에 실패한 이미지 때문에 한동안 소속당인 민주당에서까지 푸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임기를 마친 후 이집트·이스라엘의 캠프 데이비드 협정,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재임 시절 미국 내 인권 향상, 2002년 노벨 평화상 수상 등의 과업이 재조명 돼 국내외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카터는 고령임에도‘빈민에게 집 지어주기 운동’인 헤비타트 봉사자로 미국 전역과 전 세계를 찾아다니며 일을 하고 있으며 고향에서는 토요일이면 부인과 같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 청소를 한다고 한다.

“대통령 시절 못지않게 지금의 봉사가 더 보람이 크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봉사하겠다.”라고 말하는 지미 카터는 분명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노년의 지혜와 감성의 발달을 위한 노력은 자기 색채를 아름답게 장식시킬 수 있게 한다. 또 노인의 지혜와 감성이 서로 잘 기능된다면 늙음의 시간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새로운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즐거운 때일수도 있다. 노년은 모든 것이 쇠퇴하는 시기가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지식, 판단력은 가족이나 사회 나아가서는 인류의 이익과 번영에 있어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이다.

◆늙어간다는 것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체력이 떨어진다. 건망증이 심해진다. 융통성이 적어진다. 전보다 일의 효율이 떨어진다. 노여움을 많이 탄다.” 등은 노년기가 시작되었음을 일깨워주는 현상이다.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변화에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왜 이 모양인가?”라고 하면서 초조해하고 안달복달하기보다는 옛날로는 돌아 갈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적응양식을 찾아야 한다.

특히 사회의 중심에서 역할이 밀려나 결정권이 점차 줄어들어 가는 변화를 처음부터 받아들이기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노년이 되려면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시간은 막으려 해도 잡으려 해도 되지 않는다. 늙음을 받아들이는데 너무 늦으면 노년을 즐길 여유가 없으며 너무 일찍 체념하면 할 수 있는 일을 못하게 된다.

늙은이가 되면 미운 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잔소리 하지 말고 앞에 나서서 아는 척 하기보다 알고도 모르는 척 어수룩해하며 사는 것이 평안하다. 이기려 하기보다 져 주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하기보다는 타인의 말을 열심히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때는 조심스럽게 일러주는 것이 좋다.

왕년에 잘 나가던 때를 잊지 못하는 아쉬움에 그 때를 떠올리기 보다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주인공이던 시대는 가고 젊은이들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나서는 시간이 되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뒤돌아볼 새 없이 바쁘게 살아온 뒤에 맞는 노년은 자유로운 시간을 느긋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신의 선물이 될 것이며, 젊은 세대에게 노인은 삶을 열심히 앞서 살아온 선배, 지혜로운 조언자로 곁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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