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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가을빛…오묘한 결실의 계절

가족·친지 만나는 추석 명절에 과식은 금물

  • 입력 2018.09.04 11:56
  • 수정 2019.04.02 17:39
  • 기자명 황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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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여느 해보다 뜨겁고 지루했던 여름을 뒤로 하고 가을빛이 짙어지고 있다. 아침저녁 선선해진 초가을 바람 속에서 사과며 대추, 산수유를 비롯한 갖가지 열매의 채색은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 향기 가득 머금은 연실(蓮實)은 또 그 얼마나 탐스러운가. 

계절의 순환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산책이라도 하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소소한 데 있음을 새삼 눈뜨게 한다. 삼라만상 속에 내가 있듯 행복은 또 다른 나인 남과 더불어 만들어가는 것임을 또한 깨닫게 된다. 

내 괴로움이 남의 괴로움일 수 있다는 것, 그것부터 차근차근 생각하다 보면 시간의 흐름 속에 인연되어진 사람들과 현상에 대해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면서 앞서 삶을 산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친다. 

평소보다 많이 먹으면 소화기관에 무리

조선 선조 때 여류시인으로서 중국과 일본에서도 필명을 인정받는 허난설헌의 시 ‘연밥을 따며(採蓮曲)’를 보자.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 속 남녀 간 연정이 물씬 배어 있는 시제(詩題)에 공명이 크다. 
“가을 맑아 긴 호수 푸른 옥 흐르고(秋淨長湖碧玉流)/ 연꽃 피어 깊은 곳 놀잇배 매여 있네(荷花深處繫蘭舟)/ 임을 만나 물 너머 연밥을 던지니(逢郞隔水投蓮子)/ 이웃에 소문나 반나절 부끄러움만 타노라(遙被人知半日羞).”
사실 가을은 서늘한 날씨와 추수라는 상징어가 말하듯 한 해의 결실을 거두는 의미에서 멀리 떠나온 고향도 떠오르게 한다.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문학에선 가을날 고향을 생각하는 정회가 진하다. 시 ‘강한(江漢)’을 맛보자. 
“장강과 한수를 떠돌며 고향 그리움 깊으니 천지간에 답답한 선비로구나(江漢思歸客 乾坤一腐儒)/ …/ 석양에도 마음은 여전히 벅차오르고 가을바람에 병마저 나아지려 하네(落日心猶壯 秋風病欲蘇)…”

9월 말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고향을 찾아 가족은 물론 이웃끼리 덕담을 하고 음식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훈훈함이요 배려일 것이다. 내가 있게 한 뿌리와 고향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명절이다. 

도시화와 남북분단이 초래한 ‘고향 상실’시대이기에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고향을 떠나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는 정서를 노래한 중국 당나라 두보의 시 ‘달밤의 아우 생각(月夜憶舍弟)’은 진한 혈육애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달은 고향의 달처럼 밝기만 하네(月是故鄕明)/ 있는 아우들 모두 흩어졌는데 생사조차 물어볼 집조차 없네(有弟皆分散 無家問死生)/ 보낸 편지 영영 배달되지 못할 터인데, 아직 전쟁마저 끝나지 않았음에랴(寄書長不達 況乃未休兵).”

과유불급, 넘침은 모자람과 같아 절제를…
그렇다. 모두 즐거워해야 할 추석에도 마냥 반갑지 못한 이들도 있다. 극심한 취업난의 여파로 취업 준비생에게 명절은 두려움 그 자체다. 고향에 돌아갈 수도 없어 그리던 고향이 아닐 수 있다. 이방인이다. 게다가 명절 음식은커녕 끼니를 제때 때우지 못하는 우리의 이웃도 있다. 

반면 명절에 평소보다 많이 먹는 과식과 폭식은 소화기관에 무리를 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체중 유지에 역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습관적인 과식과 폭식을 할 경우 많은 양의 음식물을 한 번에 소화시키기 위해 위산이 다량 분비되고, 위의 압력이 높아져 위의 내용물들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위산의 과다한 분비로 인해 위점막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폭식을 하기도 한다.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겠다. 예컨대 오는 11월12일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수능 당일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과식이나 폭식은 식곤증을 유발하고, 뇌 활동에 쓰여야 할 에너지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는데 집중돼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탓이다. 

생활 리듬이 순식간에 깨져 학습효과를 저해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불필요한 영양 과잉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질병을 부르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절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넘침은 모자람과 같다고 했잖은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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