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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의 시대, 지금이 미래다!대한통합의학회 김탁 이사장 

[엠디저널]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의학의 경계는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제 오로지 하나만 옳다는 주장은 낡은 고집에 불과하게 되었다. 또 의료는 병에서 몸으로, 그리고 몸에서 심신으로 그 시야가 넓어지면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의학을 포용하게 된다. 이런 사고와 가치관의 변화가 이끌어낸 것이 바로 ‘통합의학’이다. 

2000년대 초 의료계의 한편에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작은 혁명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현대의학을 중심으로 한, 아니 유일한 의학으로 한 정통의학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깨지면서 생약요법, 영양요법, 심신요법, 명상요법 등 다양한 보완대체의학을 접목한 통합의학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선도한 의학자들은 ‘통합의학은 미래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또 하나의 주류의학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통합의학이 시작된 지 20여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그 의학자들의 확신처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통합의학이 새로운 주류의학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그것은 그들이 말한 미래가 바로 지금이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학의 혁명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현실이 증명한 셈이다. 멀게만 생각했던 미래가 바로 지금이 되었고, 세계 통합의학의 흐름은 이미 3.0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런대 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양·한방계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대체의학이라는 미명 하에 비의료인들의 불법의료행위로 인한 부작용으로 수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또 많은 의학자들은 현대의학 외에는 근거 없는 비윤리 행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합의학을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미래를 현실로 만든 이들이 있으니, 대한통합의학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대의학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지난 100년간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서양의학만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고, 의료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현대서양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만족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한통합의학회 김탁 이사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현대의학이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완통합의학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근거를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보완통합의학의 진정한 가치를 대한통합의학회 김탁 이사장을 통해 들었다. 

통합의학은 보완대체의학을 병행하는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보완대체의학의 범주에 속하는 치료법은 아직 현대의학에 비해 과학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보완대체의학 중에서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요법만을 선별해 현대의학과 함께 병행함으로써 상호보완을 이루는 방법을 택하려는 의학이 바로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입니다. 그리고 그 통합의학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대한보완통합의학회가 창립되었습니다.”
대한통합의학회는 지난 2004년 대한보완대체의학회로 창립해 2009년 대한보완통합의학회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불과 15년 전이지만 이 당시만 해도 현대의학을 공부한 의사에게 각종 민간요법이나 자연요법, 침, 그리고 영양요법 등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고, 하나의 미신 정도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전통의학을 비롯해 여러 민간요법 등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가운데 효과를 보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의사들이 모여 보완대체의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누고, 효과를 검증해 증거가 있는 것은 환자 진료에 보완적으로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지금의 대한통합의학회다. 
여기서 다소 혼돈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보완의학과 대체의학, 그리고 보완대체의학과 통합의학에 대한 용어의 정의다. 
“대체요법이란 현대의학을 대체하는 요법이라는 뜻으로 예를 들어 암 치료에 있어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대신 특별한 식이요법이나 건강식품을 사용하는 경우로 의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이에 비해 보완요법은 현대의학과 더불어 병행하는 요법입니다. 예를 들어 암 치료의 경우 표준 치료는 그대로 시행하되 암 환자의 항암치료로 인한 통증, 구토, 두려움, 불안 등과 같은 2차적인 고통들 완화시켜줌으로써 환자의 정신적, 심적, 감정적, 영적 건강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이를 통한 환자의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요법을 말합니다.”
보완대체의학은 보완요법과 대체요법을 합친 용어로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의 산하기관인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NCCAM)은 “보완대체요법이란 현재로써는 현대서양의학에 속하지 않는 모든 의료”라고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천연물질, ▲심신요법, ▲수기조작요법, 운동 및 민간전통 요법과 같은 기타 요법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탁 이사장은 보완대체의학과 통합의학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영국 엑시터 대학교 전경

“영국 엑시터 대학교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 교수 등은 ‘보완대체의학이란 현대의학적 방법으로 충족되지 않는 요구를 만족시켜줌으로써 의학의 주류(현대의학)를 보완하는 진단이나 치료 또는 예방법’이라고 정의함으로써 보완대체의학의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합의학이란 요법 자체가 아니라 이념적인 개념으로 현대의학과 효과와 안전성이 과학적인 증거가 검증된 보완대체의학을 병행하는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도 사용하는 용어(Center for Integrative Medicine)로 의사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친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료에 이용되는 모든 요법은 반드시 의료인 통해 검증 되야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보완요법으로는 유럽의 대부분 의사들이 치료하고 있는 생약요법과 ‘비슷한 것은 비슷한 것을 다스린다’는 이른바 ‘유사의 법칙’에 따른 동종요법, 그리고 질병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상 영양요법’, 질병의 원인을 신체와 마음 상태의 상호관계에서 해석하는 ‘심신의학’, 스트레스 해소나 심신의 불균형 상태 해소에 효과가 알려져 치료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되는 ‘아로마 치료’, 척추 등의 이상을 맨손으로 교정해 신경생리기능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카이로프랙틱’ 등이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방식들은 의학적으로 그 효과가 검증이 된 것들입니다. 아무리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거나, 누가 해봤더니 좋았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통합의학은 외국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실제 임상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NIH에서도 통합의학 연구를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는 달리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고, 의료계 내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대한통합의학회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35개 곳에서 통합의학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에 존재하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사실상 우리보다 훨씬 앞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거의 모든 의과대학에서 통합의학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증된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책임을 지고 교육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또 검증된 것이라도 대부분 미국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여건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도 빨리 세계적 추세에 따라 통합의학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현재 보완대체의학과 통합의학을 이끌고 있는 곳은 미국과 중국,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또 한 가지가 있다. 통합의학은 현대의학의 완벽한 의학적 근거 위에 다양한 의학이나 요법의 기본 원리와 작용 기전에 대해 세심하게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량도 방대할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수련도 동반되기 때문에 거의 희생에 가까운 노력이 필요하다. 
김 이사장은 이 노력을 ‘한국의 의학이 한걸음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정’임과 동시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의 의무’라고 말한다. 
“보완이든 대체든, 그리고 그 어떤 요법이나 의학도 반드시 의료인들을 통해 검증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보완요법도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비의료인들이 시행하게 되면 대체요법으로 변질이 됩니다. 또 대체요법이라고 의료인들이 무작정 배척하면 그것을 찾는 환자들로 인해 비의료인들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음성적으로 퍼지면서 기형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됩니다. 잘못된 의학지식이 퍼지는 것을 막고, 좋은 것을 끄집어내야 하는 것은 전문 의료인들의 의무입니다.”

통합의학 제도권 정착과 수가 마련에 총력, 교과서 개정판도 출간 예정
“월경장애는 여성에게 올 수 있는 흔한 질병입니다. 월경 조절에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가 중요한 세 가지 축입니다. 마라톤 선수나 스트레스가 심한 고 3 수험생, 너무 마르거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월경장애가 있는데, 몸의 문제도 있지만 마음의 조절이 안 되면 균형이 깨지면서 올 수 있습니다. 또 아무리 몸에 문제가 있더라도 마음에 조절이 잘 되면 월경장애가 오지 않습니다. 이런 질환들을 경험하면서 심신의학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또 만성골반통의 경우 아무리 약을 써도 낫지 않는데, 심신의학을 하면서 이들이 꾀병이나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통합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이 주로 받는 공격이 ‘네가 한의사냐’, ‘근거가 부족하니 정설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들이다. 하지만 반대로 통합의학을 하는 의사들은 ‘자신의 무지를 환자의 억지라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결국 병이든, 통증이든, 어떤 증상이든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는 말이고, 의사라면 이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김탁 이사장은 자신의 임기 중 목표를 ‘통합의학의 제도권 진입’과 ‘통합의학의 수가 마련’으로 잡았다. 
“통합의학을 제도권으로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의사들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통합의학이라고 무조건 배척만 할 것이 아니라 과연 옳고 그름을 의료인들이 찾아야 합니다. 그 후 검증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고 환자의 진료에 도입할 수 있는 기틀을 확립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입니다. 두 번째는 수가 마련입니다. 보험이 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항목을 정하고 표준화를 시켜야 합니다. 통합의학은 병의 치유의 개념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의 보조적 개념이라는 개념을 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한방도 보험이 되는데 통합의학적 치료가 안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의학 교과서 2012년판

그리고 김 이사장이 준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은 ‘통합의학 교과서 개정판’ 출간이다. 대한통합의학회(당시 대한보완통합의학회)는 2012년 보완대체의학 범주에 해당하는 보완대체의학의 개념, 중점내용 및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요법 등을 정리해 ‘통합의학’ 교과서를 발간했다. 
“2012년 통합의학 교과서 발간 후 6년이 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는 3~4년 정도마다 개정판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늦은 감은 없지 않습니다. 그동안 국내 통합의학에도 많은 변화와 함께 상당한 의학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통합의학 교과서 개정판 발행은 의료인들이 통합의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의학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현대의학에서 대한민국은 가히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의사 개개인의 술기는 물론이고 SCI급 논문이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의학은 흐름을 읽는 눈이 없다면 최고의 자리에서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또한 통합의학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계속해서 무시한다면 결국 절름발이 의학으로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대의학의 울타리를 허물고, 통합의학에 대한 편견을 깨고 직접 맞부딪쳐 보아야 한다. 더 이상 과거의 의학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움을 받아들인다면 대한민국은 세계 통합의학을 주도하는 의료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신영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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