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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과연 일반담배보다 안전할까?

  • 입력 2018.12.07 11:13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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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련형 전자담배,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 검출

일반담배 비교 시 니코틴은 유사, 타르는 더 높게 검출 돼

[엠디저널]담배가 폐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백해무익百害無益’의 대명사로 꼽히는 담배는 1998년 66.3%(성인 남성 기준)이었던 흡연율이 점차 낮아져 2015년에는 39.3%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29%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국내에 권련형 전자담배(이하 전자담배)가 출시됨으로써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복지부의 예상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

실제로 전자담배가 출시된 지난 해 전자담배의 월별 판매량은 980만 갑이었으나, 올해 중순까지는 이보다 2.5배가량 증가한 2,400만 갑에 달했다. 또한 금연프로그램 참가자수도 2017년 197,000명에서 올해는 132,000명으로 줄었다. 아울러 성인의 흡연율은 줄어들고 있으나, 전자담배 출시 이후 청소년의 흡연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고 3 남학생의 경우 전자담배 흡연 경험이 9.2%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박종수 교수는 “전자담배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니코틴이나 타르의 경우 일반담배에 비해 비슷하거나 더 많이 검출됐다”며, “전자담배는 절대로 금연의 보조수단이 아니며, 일반담배가 가지고 있지 않은 또 다른 위험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전자담배도 엄연한 담배이며, 아무리 참신하고 방수가 잘 되는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더라도 절대로 몸이 물에 젖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담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함께 유해물질의 종류와 생물학적 유해성, 그리고 앞으로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 지에 대해 박종숙 교수를 통해 들었다.

 

전자담배 안전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

대한민국 담배사업법 제2조에 따르면 담배는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증기로 흡입하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니코틴 농축액 또한 연초의 잎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전자담배도 담배이며, 아울러 금연구역에서 니코틴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법이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박종숙 교수가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일반 흡연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일반담배보다 나쁘지 않다, ▲필터가 유해물질을 걸러줄 것이다, ▲전자담배에는 니코틴이 없다, ▲금연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를 담배를 대체하거나 금연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다르게 니코틴만 포함이 되어 있어 기존 담배보다는 덜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전자담배 속에는 니코틴이 일반담배의 80% 이상 있고, 일반담배와 달리 니코틴 흡수량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박 교수는 “그 외 여러 가지 미세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액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금연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결론짓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산하 금연연구회는 “전자담배는 제품마다 성분이 다양하며, 니코틴 용액에 대한 급성 중독 현상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이나 독성물질 등이 검출되는 등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WHO는 2017년 10월 권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가 없으며, 유해물질의 감소가 인체 위해도를 감소시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며, “미국 FDA 자문기구인 담배제품 과학자문위원회는 2018년 1월 아이코스가 담배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줄이고, 아이코스가 일반담배가 덜 위험하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아이코스 흡연이 일반담배를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자담배를 ‘위험저감담배’로 판매를 신청한 것에 대해 허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자담배가 위험도가 적거나 아주 미비한 것으로 인식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한편 단순히 흡연으로 인한 피해뿐만 기기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박 교수는 “전자담배 디바이스는 카트리지와 배터리로 구성이 되는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자담배 폭발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2,035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전자담배에 대한 국가적 규제 정책 마련 시급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가중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도 이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되었다는 것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박종숙 교수는 “전자담배의 인식에 대해 의사, 약사, 일반인에게 정확한 지식전달과 교육이, 그리고 특히 청소년, 여성, 임산부, 폐암환자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며, “효과적인 금연의 방법일지에 대한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며, 금연의 수단이 될 수 있는 대상집단(heavy smokergroup 등)을 규정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 유해물질 분석 논란에 대해서는 “전자담배에서 유래되는 유해물질의 종류는 일반담배와 유사하며, 최근 개발된 분석방법 등으로 다양한 종류의 전자담배에 대한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전자담배의 생물학적 위해성에 대해서는 “폭발, 화상, 간질성폐질환, 심장영향 등 다양한 증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만한 다양한 연구결과물 보고 또한 매우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임상에서 전자담배 흡연자들에 대한 역학조사 및 질환과의 연관성을 찾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의학·보건의료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유통·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한 국가적인 규제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산하 금연연구회는 지난 11월 8일부터 오는 2020년 11월 7일까지 ‘전자담배 경험이 금연프로그램 참여도와 금연성공률에 미치는 영향과 전자담배 흡연의 안전성 평가’에 대한 연구 과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호흡기내과 외래를 방문한 환자 중 전자담배 사용 현황을 살펴보고,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프로그램의 참여도와 금연성공률을 조사해 건강인과 천식환자에서 전자담배 흡연이 폐환기능에 미치는 급성효과와 체내 유해물질을 분석해 건강 유해성을 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박종숙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전자담배 경험자에서 금연프로그램 이수율과 금연성공률을 확인하고, 전자담배의 안전성을 평가해 전자담배의 금연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금연 정책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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