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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처럼 삼천갑자를 살 수 있을까거주 여건·보건의료 수준·건강관리 수반돼야 장수 가능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9.01.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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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rtron.net

[엠디저널]‘삼천갑자 동방삭(三千甲子 東方朔)’-. 오래 사는 인물을 상징한다. 이른바 수한무(壽限無)다. 수명에 끝이 없을 정도로 장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의 동방삭 설화는 보통 ‘동방삭투도(東方朔偸桃)’를 지칭한다. 동방삭이 서왕모(西王母)가 심은 복숭아를 훔쳐 먹고 인간계로 내려와 60년마다 돌아오는 회갑을 삼천 번이나 맞을 정도로 오래 살았다고 해서 ‘삼천갑자동방삭’이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중국 고전 ‘신이경(神異經)’에 소개돼 있다.

하긴 설화 속 이야기이지만, 고작 100세 안팎을 살다 이승을 떠나는 현세인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산 인물은 동방삭만 있는 게 아니다. 구약성서 창세기엔 969세를 향수하고 죽었다는 므두셀라라는 사람도 나온다.

기실 오늘날은 인간이 이젠 평균 193년을 산다는 갈라파고스제도 거북이를 따라잡는 것도 꿈만은 아닌 세상이다. 그럼 장수의 조건은 무엇일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사는 이들이 많은 국내외 ‘전통적인 자연 마을’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산간과 인근 지역 중심 국내 장수촌

우리나라 최고의 장수마을은 전북 순창이다.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에 따르면 순창은 10만 명당 100세 인구가 28.9명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는 10만 명당 평균 1명에 불과하다. 한국 평균은 4.7명. 세계 평균보다 많지만 일본 오키나와 39.5명, 선진국 평균 10명 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순창에 이어 경북 예천(28.4명), 전남 보성(27.7명)이 차례로 2, 3위에 올라 있다. 전남, 영광, 함평, 곡성, 담양, 구례, 경남, 거창, 산청도 10위권에 들었다. 대부분 중산간 지역이다. 강원지역 또한 양양, 화천, 고성, 강릉, 횡성 등 태백산맥을 끼고 있는 중산간 지역이거나 인접한 곳이다.

장수마을에 살면 오래살 수 있을까. 꼭 그렇진 않다.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회장인 박상철 서울대의대 명예교수는 그것이 절대적 조건은 아니며, 경제발전과 보건의료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장수의 지역별 편차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오키나와·지중해식 식이요법 눈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생활이 풍족하면 더 오래 사는 것일까. 지구촌에서 장수국 상위권에 오른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다. 경제발전 수준에 따른 의료보건 시스템, 사회보장제도가 인간수명과 적잖은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세계 최고 장수국은 일본. 세계보건기구(WHO·2002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남녀 평균수명이 81.9세에 이른다. 10위권 나라에는 스위스(80.6세) 호주(80.4세) 스웨덴(80.4세) 캐나다(79.8세) 프랑스(79.8세)가 들었다. 우리나라는 75.5세로 조사대상 192개국의 중상위권(38위) 정도다.

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도 오키나와현은 손꼽히는 곳이다. 10만 명당 100세 인구 비율이 39.5명으로 10년째 순위를 지켰다. 이 곳 주민의 장수는 지방과 소금기가 적고 균형 잡힌 소식(小食)을 하는 ‘오키나와식 식이요법’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키나와의 100세 이상 장수인들은 음식의 78%를 채식으로 하고, 매일 야채·과일 7가지 이상과 콩류 2가지 이상을 섭취하며, 고구마, 현미, 메밀국수를 기초로 하는 식단을 짠다. 특이한 것은 일본의 다른 지방에 비해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다. 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들여 끓이거나 삶는 방식으로 지방을 제거해 먹는다. 허리띠를 풀기 전에 수저를 먼저 놓는 식으로 배의 80%만 채운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패스트푸드가 급속히 확산하는 등 식생활이 바뀌면서 비만촌으로 변하고 있어 장수촌의 영예를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근엔 스페인이 주목되고 있다. 2040년 스페인 국민의 기대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다. 건강 측정 및 평가연구소(IHME)가 의학학술지인 <란셋>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2040년 스페인 사람의 평균 기대 수명을 85.8세로 예상했다. 이어 일본이 85.7세, 싱가포르가 85.4세, 스위스가 85.2세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기대수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일단 지중해식 식단이 수명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데다, 국가지원 의료복지 서비스 시스템 등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인간의 장수는 거주 여건, 보건의료 수준, 개개인의 식생활 및 적절한 운동 등 건강관리, 여기에 정신수양이 수반되어야 장수할 수 있다는 실증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조선 영·정조 때 선사 초의는 ‘동다송(東茶頌)’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몸과 정신이 비록 온전해도 중정을 잃을까 저어되니, 중정이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균형을 잡는 것이라네(體神雖全猶恐過中正 中正不過健靈倂).”

우리 모두 ‘장수만세’를 꿈꾸자.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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