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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

불로장생 비결은 값비싼 명약보다 바르고 빠른 걸음걸이에 좌우

  • 입력 2019.02.08 10:40
  • 수정 2019.02.08 11:10
  • 기자명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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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고금동서의 ‘상식’이다. 이른바 걷기 체력단련법이다. 걷기는 심신을 맑고 건강하게 한다. 따로 준비해야 할 운동 기구도 없고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다. 꼭 운동장이나 산책로가 아니더라도 퇴근길에 1~2정류장 정도를 걷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될 수 있다.

걷기는 무엇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 등이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한다는 건 잘 알려진 일이다.

동양을 보자. 불로장생(不老長生) 곧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은 옛날부터 왕후장상과 부자들의 꿈이었다. 삼황오제(三皇五帝) 시대 황제 때부터 1911년 청나라 왕조가 멸망할 때까지 558명의 제왕(帝王)이 있었는데 그 중 396명은 황제, 162명은 왕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평균수명은 고작 40살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 임금들도 중국 황제들보다 더 나은 게 없다. 조선왕조 27명 임금들의 평균 수명이 고작 37살이었고 고려의 임금 34명의 평균 수명은 42살에 그쳤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나무는 뿌리가,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는가. 불로장생 비결은 값비싼 명약에 있는 게 아니다. 예로부터 민간에 전해 오는 속담에 다리가 튼튼해야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다리가 튼튼하면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가볍게 잘 걸으면 건강이 담보된다는 뜻이다. 늙어 기력이 없어지는 것은 다리에서부터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수노근선고(樹老根先枯)이고 인노퇴선쇠(人老腿先衰)”이라고 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는 내용이다. 그렇다. 사람이 늙으면서 가장 걱정해야 하는 일은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것도 아니고 피부가 늘어져서 쭈글쭈글해지는 것도 아니다. 다리와 무릎이 불편해 거동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제일 걱정해야 한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예방(Prevention)’이라는 잡지에 장수하는 사람의 전체적인 특징과 관련, 다리 근육에 힘이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 건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장수하는 노인들은 걸음걸이가 바르고 바람처럼 가볍게 걷는 것이 특징이다. 두 다리가 튼튼하면 천수를 다할 수 있다. 두 다리는 몸무게를 지탱하는데 고층건물의 기둥이나 벽체와 같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관절과 뼈는 다리에 모여 있다. 젊은 사람의 대퇴골은 승용차 한 대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슬개골(膝蓋骨)은 자기 몸무게의 9배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대퇴부와 종아리의 근육은 땅의 인력과 맞서 싸우고 있으며 늘 긴장상태에 있으므로 견실한 골격과 강인한 근육, 부드럽고 매끄러운 관절은 인체의 ‘철(鐵)의 삼각(三角)’을 형성해 중량을 지탱하고 있다. 두 다리는 사람의 교통수단이다. 물론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 육체다지기에만 달려 있는 건 아니다. 개개인의 편안한 마음가짐과 식생활이 근본적으로 좌우하고 있다.

걸으면서 심신을 맑게 하는 게 건강 지름길

‘순자’가 평안하고 순리에 순응하는 삶을 사는 이는 언제나 즐겁고 평이하지만, 위험하고 해로운 곳에 있는 사람은 늘 근심스럽고 두렵다며 “즐겁고 평이한 사람은 언제나 오래 살고, 근심스럽고 두려운 이는 언제나 일찍 죽는다(樂易者常壽長 憂險者常夭折)”고 말한 바가 잘 일러주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즐겁고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장자는 인위적인 욕심을 버리라고 권하고 있다. 극단적 행동을 멀리하고, 자연을 닮으라는 충고다. 그는 ‘양생주(養生主)’에서 “일체 자연을 따라 중간의 입장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몸을 온전히 지킬 수 있고 천성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다. 그러면 양친을 봉양할 수 있고 천수도 누릴 것이다(緣督以爲經 可以保身 可以全生 可以養親 可以盡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듯 건강을 해치는 주된 원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몸과 마음에 과도함이 있어서이다. 과로에 큰 분노, 슬픔, 공포 등이 정신을 점령하면 신체를 상하게 된다. 걸으면서 마음을 잘 다스리고, 몸을 움직여야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된다. 걷기가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재확인한다. 두 다리가 튼튼해야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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