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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상징 ‘물(水)’정신가치와 함께 육체적 건강에 절대적 영향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9.04.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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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맘껏 숨 쉬게 하는 맑은 공기가 얼마나 고마운지! 사실 근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할 땐 질병과 고통 끝에 세상 종말이 이렇게 올 수도 있겠구나’라고 객쩍은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다 맑아진 하늘을 보며 다시 유쾌한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예로부터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어 공기 흐름을 바꿔 주고 열흘에 한 번씩 비가 내려 대지를 적셔 주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 ‘오풍십우(五風十雨)’라고 한다. 특히 때맞추어 내리는 비를 뜻하는 ‘시우(時雨)’가 중요하다. 물이 만물을 생장케 하는 근원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 물은 생명이다. 천하 만물 생명을 지닌 모든 개체는 물 없이 살 수 없다. 특히 인간에게 물은 생명을 유지케 할 뿐만 아니라 건네주는 교훈 또한 적잖다. 물은 유연함과 겸손, 숨겨진 에너지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익힌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물처럼 부드러움이 굳셈 이기는 지혜

‘물의 덕성’에 관해선 노자의 가르침이 압권이다. 노자는 공자와 동시대 인물이지만 조금 앞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게 없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공략하는 데는 그보다 나은 게 없으니 그 성질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也 以其无以易之也)”며, “부드러움이 굳셈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柔之勝剛 弱之勝强)”고 강조했다.

노자는 ‘물의 7가지 귀한 성질(水之七善)’을 귀감으로 삼았다. ‘물은 사람 사는 곳을 편안하게 해준다(居善地), 물은 연못처럼 깊은 마음을 지니게 한다(心善淵), 물은 누구에게나 은혜를 베풀 듯 이웃과 어질게 사귄다(與善仁), 물은 신뢰를 준다. 사람도 말에 책임을 져 믿음을 잃지 않는다(言善信), 물은 세상을 깨끗하게 하듯 바르게 산다(正善治), 노도(怒濤)처럼 일처리에 막힘이 없도록 실력을 배양한다(事善能), 물은 얼 때와 녹을 때를 알 듯 행동할 때는 모두에게 좋은 때를 택한다(動善時).’

이처럼 예부터 성인군자들은 물을 본받고자 했다. 서자(徐子)라는 인물이 맹자에게 공자가 평소 물을 칭송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공자에게 있어 물은 지혜의 상징이었다며 이렇게 대답했다. “근원이 깊은 샘물은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 흙구덩이를 채우고 난 다음에야 바다에 이른다. 지혜란 바로 이런 것이기 때문에 물을 칭송했던 것이다(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有本者如是 是之取爾).”

한국인에 있어 물은 산과 더불어 생활환경의 양대 기반이 된다. 배산임수(背山臨水)란 말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그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물과 산, 이 양대 기반은 모두 풍요로운 생산성, 또는 영원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우리의 뇌리에 각인됐다. 물 가운데서도 땅에서 솟는 샘물은 생명의 원초적 잉태를 뜻한다.

공복에 하루 8잔쯤 물 마시는 게 좋아

정천신앙(井泉信仰)이 우리의 건국신화에서 주류를 이루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는 나정가의 알에서 태어나 샘에서 몸을 씻었다. 왕비 알영도 알영정(閼英井)에 나타난 계룡의 왼쪽 갈빗대에서 출생했다. 이처럼 샘이 시조의 탄생과 연관되는 것은 샘물의 근원적 생명력과 함께 고대사회가 농경시대로 전환되었음을 알려 준다.

고구려 건국신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柳花)는 강의 신 하백(河伯)의 딸로 등장한다. 비단 통치자뿐만 아니다. 대관령의 서낭신으로 추앙받는 범일(梵日)국사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강원도 명주 땅 학산리의 한 처녀가 굴산사란 절 앞의 돌샘에 비친 아침 해를 떠먹고 그를 낳았다고 한다.

이처럼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지닌 물은 우리네 인간의 육체적 건강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물 부족이 5일간 지속되면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성인의 경우 깨끗한 혈액을 유지하려면 기상 후 1컵, 식사 30분 전 1컵, 식사 2시간 후 1컵, 공복 시 하루에 8잔정도 물을 마시라는 유형의 건강법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 어떤 물이 좋을까. 여러 가지 섞어서 끓인 물은 좋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혈압 당뇨 같은 각종 성인병, 뱃살 등을 자연 치유케 하는 한약재 물이나 맑고 깨끗한 유기물이 풍부한 천연수를 권장한다. 여하튼 무리 몸에 가장 필요한 영양소는 물이다.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영양소는 없는 것이다. 우리 몸의 70%가 물이기에 그렇다. 물만 잘 마셔도 몸은 건강해지는 것이다. 물과 공기와 숲, 자연을 사랑하자.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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