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저널]그 왕, 독약을 보약으로 포장해서 팔아먹는 일에 능하지.
: 그러니 겉으로 보자면, 그게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기가 매우 어렵지.
점차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벌거벗은 왕의 모습,
머리에 뿔이 난 반수반인半獸半人말이지.
강렬한 햇빛에 노출되면 - 이건 영, 실수라며
어색한 미소나 짓는 (황량한 욕망,)
아마 그 왕, 옛 거울 들여다본 적이 없어
정작 제 몸이 (조용히) 썩어가는 줄 알지 못했으리라.
허둥지둥 요란한 괭가리 소리를 좇느라, 남의 때나
벗기는 일로 바빠, 아무 때고 공중부양 할 수 있다는
부적符籍, 지녔다는 자긍심도 있어...
그리고 날마다 몸 뒤틀며, 어둠 향해
발광發光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송장,
우리의 고독, 우리의 사랑 잡아먹으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귀신들 쫓아낸다고
백주에 굿판 벌이곤 했다. 몸 아픈 귀신들
아직 사지死地에서 헤매고 있다.
남의 꿈속에 함부로 들어가, 불우한 정령들
불러다놓고, 즐겨 불장난했다. : 이야말로
초헌법적 발상이다. ; 그는 알아챘을까.
조상들에게 얼마나 미안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인지,
내 속에 의심 많던 소심한 사람들, 그것 향해,
손가락질 많이 해댔다. : 그러나 그는 완강했다.
원시적인 그 손가락들 잘라 버려, 그것들,
박물관에나 보내져야 마땅하다고 판단했으니까.
그의 모든 것, 현대의학 깡그리 무시하는
질병 그 자체인 것인가, 아니면 죽음까지도
희롱하는 멋진 예술가적 상상에서 나온 것인가.
혁명의 살은 없고, 혁명의 뼈다귀만 돌아다닌다.
눈치 보는 사기꾼들, 덩달아 날뛰고 있다.
뿔이 없는 사람들,
아무 것도 아닌 그 진리, 그 낭만에 대해,
절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혼자서는 제 생명 꾸준히 낙관하고 있다.
꼿꼿한 의지, 투철한 그 실험정신 -
아무튼 무지 대단하게 보이거든,
그 진리의 촛불 - 그 낭만에 깔려죽는 사람들,
보이지 않을 때까지 - 밤낮으로 계속 굴러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