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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두통도 병이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

[엠디저널]“올 하반기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편두통 예방 약제들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약물은 편두통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항체 주사제입니다. CGRP 약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주사 시기가 한 달에 한 번으로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것입니다. 아울러 미주신경 자극이나 경구개 전기자극과 같은 비약물 치료도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곧 국내에서도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제 환자는 물론 의사들에게도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 두통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제 두통 치료는 급성기는 물론 예방까지 폭넓은 선택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부작용이나 잦은 내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약제들의 출현으로 환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삶의 질에도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은 말한다.

국민 10명 중 8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자주 반복되는 두통을 그냥 내버려 두면 만성두통을 비롯해 우울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두통은 젊은 층에 주로 발생하여 일상생활은 물론 심각한 사회적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모든 질환 중 두 번째로 장애가 크다고 지목했으며,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4대 질환으로 정신질환, 사지 마비, 치매, 그리고 두통을 선정했다. 현재 치료가 필요한 국내 편두통 환자는 약 600~700만 명에 달하지만, 이 중 병원을 찾는 환자는 고작 50~55만 명에 불과하다.

학회와 두통 관련 전문의들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통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요원하기만 하다. 두통은 참고 견디는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 그래서 대한두통학회는 2016년부터 ‘두통도 병이다’를 슬로건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에 엠디 저널은 ‘두통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 만났다.

머리가 아프면 두통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 정의가 매우 모호한데, 이에 관해 설명하자면…

두통은 머리가 쑤시거나 지끈거리는 등 머리가 아픈 모든 질병을 일컫습니다. 전체 인구의 90%가 한 번 이상은 두통을 경험하며, 성인 인구의 70~80%는 일 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질환입니다. 편두통은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동안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구역·구토 등의 소화기 문제가 동반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체했을 때 머리가 아픈 경우도 편두통입니다. 일부 환자는 빛이나 소리에 편두통이 더욱 심해지는 빛 공포증이나 소리 공포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 분류되는 두통의 유형과 증상에 대해 말해달라.

두통은 유발 원인에 따라 크게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으로 구분합니다. 먼저 일차 두통은 두통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을 말합니다. 일차 두통은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있으며,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두통은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입니다. 일차 두통은 원인이 매우 다양해 MRI 등 정밀진단을 시행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이차 두통은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입니다. 뇌종양이나 뇌출혈 등 기질적인 뇌질환이나 전신질환에 의한 두통으로, 원인질환에 의해 사망이나 심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에 유의해야 합니다.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대개 두통도 함께 치료되지만, 원인질환이 치료되었는데도 두통이 지속될 경우에는 일차 두통이 병발되거나 악화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두통은 유발될 수 있는가.

두통에 대한 가장 심각한 오해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두통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두통 때문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두통 환자는 게으른 사람, 예민한 사람, 또는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쉽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사회적 생산성을 가장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두통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두통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꾀병’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두통의 치료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

편두통은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는 두통이 시작된 후 가능한 한 빨리 통증을 감소시켜 통증으로 인한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며, 증상의 빈도와 부담에 따라 급성기 치료에 어떤 약물을 사용할 것인지, 예방치료를 병행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대표적인 약물치료로 트립탄과 에르고트제가 있습니다.

1년에 5회 미만의 편두통은 급성기 치료로 충분하지만, 편두통 유발요인 조절과 적절한 급성기 약물 사용에도 불구하고 편두통 발작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경우와 중등도의 장애를 동반하는 편두통이 한 달에 4~5일 이상일 경우에는 예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방치료는 ▲편두통 발작의 빈도, 강도, 지속 시간 감소, ▲급성기 약물효과 상승, ▲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 감소, ▲진통제 과용 금지를 통한 만성 두통으로의 변형 방지, ▲편두통으로 인한 치료 비용 감소에 목적을 두고 시행합니다. 만성 편두통 환자 중 약물치료에 큰 예방효과를 얻지 못했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에는 보톡스 주사 치료가 권장됩니다.

긴장형 두통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된 근육에 의해 유발되므로 두통 발작 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충분한 수면과 긴장된 근육을 이완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이나 샤워가 두통을 완화할 수 있는 대표적 방법입니다.

군발두통은 지속 시간이 짧은 두통이 자주 반복해서 나타나므로 예방치료가 중요합니다. 군발 기간을 최소화하며 두통의 빈도, 강도 및 발작 기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베라파밀이 가장 흔히 사용되며, 리튬, 항경련제, 스테로이드 파동 요법 등도 이용됩니다.

오는 11월 CGRP 표적 치료제의 출시로 두통 치료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어떤 약제인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 CGRP인데, 이 CGRP를 차단하는 약제들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CGRP 항체는 예방 약제로, 그리고 CGRP 길항제는 급성기 치료약으로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기존의 두통약에 비해 부작용은 현저히 줄어들고, 효과는 더욱 뛰어난 약제로 편두통 예방 및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입니다.

대한두통학회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학회에 대한 소개와 20주년이 맞는 의의에 대해 말해달라.

1998년 우리나라 두통 분야 연구와 교육을 담당할 학술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대한두통연구회가 창립되었고, 이후 2000년도에 대한두통학회로 명칭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대한두통학회는 국내에서는 두통 의학을 연구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학회입니다. 그동안 활발한 연구를 통해 두통의 병리 생태를 밝혀왔고, 이제는 환자의 증상에 머무르지 않고 학문적으로 접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대한두통학회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한일두통학회와 아시아두통학회 등 3차례의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하고, 2023년 국제두통학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아울러 학문적 성과 이외에도 임상의들의 진료역량 강화와 일반인을 위한 질병인식캠페인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학회로 자리매김하면서 자부심과 그에 맞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식을 통해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크게 편두통 유병 현황·장애도 조사 결과,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먼저 학회는 2009년에 이어 2018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편두통 유병 현황과 장애도’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2081년 기준 편두통 유병률은 16.6%로 2009년 17.1%와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830만 명이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유병률은 변화가 없었지만, 진단율과 두통으로 인한 장애 검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의사의 진단을 받은 비율이 2009년 30.8%에서 약 10% 상승했고,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이나 결석,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31.2%로 과거 12.1%보다 2.5배 증가했습니다. 또, 편두통 환자 5명 중 3명이 두통으로 인한 영향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문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6.6%에 그쳐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7월 21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삽화편두통 예방치료 약물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편두통 예방치료는 두통 발생 시 통증과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와는 달리 두통의 횟수와 강도, 만성화 위험을 감소해주는 치료입니다. 진료지침을 통해 학회는 임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편두통 예방치료의 권고 시점, 방법과 더불어 국내 출시된 편두통 예방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따른 권고 등급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의 가이드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진료지침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약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따져 권고 등급을 정했습니다.

대한두통학회는 두통의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관해 소개해 달라.

본 학회는 두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전문 치료의 중요성 및 올바른 두통 치료법을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두통도 병이다’를 슬로건으로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회는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제정해 매년 두통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으며, 미디어와 일반인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두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의 일환으로 ▲미디어 홍보 활동 및 미디어 세션, ▲두통 올바로 알기 건강강좌, ▲라디오 공익 광고 캠페인, ▲일반인 두통 인식 조사 발표, ▲두통 환자 실태 조사 발표 등의 활동을 통해 두통의 심각성과 치료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두통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두통 없는 행복한 세상’ 홈페이지(www.migainecluster.com)을 개설했습니다.

학회에서 제작·배포한 애플리케이션 ‘두통 일기’와 홈페이지 ‘두통 없는 행복한 세상’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두통은 환자마다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환자가 겪는 증상을 제대로 파악을 해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두통 일기는 두통이 발생할 때마다 두통 발생 시점 및 지속 시간, 증상,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환자 스스로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환자가 두통 경과를 직접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본인만 알 수 있는 질환의 증상을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합니다. 전문의는 두통 일기를 통해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수정·보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두통 없는 행복한 세상’은 두통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정보, 특히 일상의 삶을 위협하는 편두통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나의 두통은, ▲편두통 바로 알기, ▲군발두통 바로 알기, ▲두통과 생활, ▲두통 나눔 이야기 등의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우리 동네 두통 전문의 검색’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통 없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학회가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

두통 환자와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꾸준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학회는 의사 교육에 더욱 힘쓸 예정입니다. 현재 편두통 환자들이 얼마나 진단이 늦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실태에 대해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전문 설문조사원들을 투입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는 9월 중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현재 신경과 의사가 약 2,000명이 있는데 이들을 통해 편두통 진단의 장벽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지도 같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 내용은 10월 중에 발표됩니다.

두통 환자들이 두통을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에 대해 조언하자면…

편두통을 비롯한 여러 두통은 뇌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은 두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불규칙한 식사습관이나 카페인 과다 섭취, 부족하거나 과도한 수면, 그리고 잘못된 자세로도 두통은 유발됩니다. 그리고 술은 대표적인 두통 유발물질이며, 그 외에 두통을 유발하는 식품은 섭취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통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신영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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