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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짓 하지마라!

  • 입력 2021.03.18 14:41
  • 기자명 장석일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외래교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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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영문 약칭이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로 1949년 북대서양 조약에 의해 창설된 국제 군사기구이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3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있고, 회원국이 비가입국의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들이 집단 방어체계가 가동한다. 그런 국제기구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된다. 그들이 말하는 NATO는 ‘No Action, Talk Only’로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행위를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꼰대 짓 하지 말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선배가 “노파심에 하는 말이야”라고 후배에게 말하면 걱정되니까 진심으로 조언을 한다고 생각해서 다시 억지스러워도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전혀 안 먹힌다.

흔히 말하는 요즘 젊은것들이 문제일까?

세상은 변했다. 변해도 엄청 많이 변했는데 나만 변하지 않았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결국, 나만 바뀌면 된다. 아주 오래된 의료법에서는 의사가 모두를 가졌다. 지금은 보건의료 직능이 워낙 많이 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의사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 그럼에도 의사는 모두를 가지려고 하다 보니 의료영역의 맏이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한의사, 약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등 다른 직종과 영역 다툼 중이다. 피부미용사나 문신사와도 갈등이 있다. 그들과 자리다툼을 하다 보니 예전과 비교하여 자괴감도 느끼고, 초라함도 느낀다. 그러면 그럴수록 의료영역에서 의사들의 위치는 내려가고, 가질 수 있는 부의 양도 줄어든다. 위기를 느끼고 정부 탓도 한다. 피해의식도 크다. 주된 본질은 변하지 않는 의사한테 있는데도 말이다.

의사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어떨까?

밝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정부 탓이 가장 많을 듯하고, 국회와 시민단체를 원인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변하지 않은 의료계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달걀이 노른자의 높은 영양가와 맛에 취해 껍질 깨고 나오려는 생각하지 않는다면 닭은 없는 것이다. 의사에 대한 사회의 높은 도덕적 잣대도 감수하고, 더불어 스스로 적극적인 사회참여도 따라야 한다. 건강보험 제도의 틀을 넘어 새로운 제도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옛 영역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에 해법이 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코앞이다. 16개 시도의사회장 등 지역과 직능 회장 선거도 있다. 리더의 조건 중 최선은 부지런하면서 선의의 영리한 사람이라면 최악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마도 부지런하면서 사악한 방면으로 지능이 발달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서 관찰할 때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본색이 드러나는데,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때때로 최악을 선택하는 우를 범한다. 그나마 최악의 선택을 바로잡으려면 적극적인 참여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못하도록 행동해야 한다.

NATO짓 하지마라.

의료계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말만 많고, 실천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불평만으로는 새로운 혁신을 저절로 가져다주지도 않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목표지향점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중심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 수호를 잊지 말자. 그런 다음에 행동하자. 자기를 위해서가 아닌 모두를 위해서 행동하자. 선배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활용하고 후배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삼아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자. 그때가 되어야 비로소 일할 자유도 지키고, 품위있게 살 자유도, 희망할 수 있는 자유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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