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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150살, 과연 인간 수명의 한계일까?

오래 사는 것이 더 나은 삶의 축복일까?

  • 입력 2021.12.02 11:03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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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기대수명은 71.4세로 여성은 73.8세, 남성은 69.1세다. 그러나 란셋(Lancet)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한국의 여성은 평균 90세까지 살 수 있으며, 그 뒤를 프랑스, 스페인, 일본의 여성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 그리고 남성의 경우 한국, 호주, 스위스와 같은 곳에서는 평균이 80세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의 대부분이 평균 80살까지 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일본의 오키나와, 이탈리아 사르데냐 같은 곳에서는 100살 이상 장수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인 지니 쟝 칼망(Jeanne Calment,1997년 사망)이라는 프랑스 여성은 122세까지 살았다. 그녀가 1875년에 태어났을 때 평균 기대수명은 대략 43세였다.

그러나 인간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그것은 사람들이 수 세기 동안 물어온 질문이다. 평균 기대 수명(사람이 예상할 수 있는 수명, life expectancy)은 비교적 계산하기 쉽지만 최대 수명 추정치(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연령)는 훨씬 더 어렵다. 이전 연구에서는 최대 수명 한계 나이를 140살이라고 밝혔으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인간 수명의 한계를 150살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MD저널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우리나라 노인들의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사회적, 의학적으로 다각화하여 기대수명을 조명해본다.

수명 계산(Calculating life span)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전남대 연구석좌교수로 활동중인 ‘100 to the future(백, 투더퓨처)’ 저자 박상철교수는 “인간의 수명 한계를 논의할 때는 평균수명과 최대 수명이라는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평균수명은 사회적 변동요인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가변적 수명의 총체적 개념이다. 최대 수명은 개체가 인류라는 생명체의 종으로서 누릴 수 있는 수명의 극대치를 말한다”고 말하고 있다. 

수명논의는 흥미롭게도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사망보험료를 책정하기 위한 객관적 근거를 갖추려는 보험업자의 현실적 이유 때문에 해결방안이 찾아지기 시작했다. 

기대수명과 수명 계산(Calculating life span)을 계산하기 위해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곰페르츠(Gompertz) 방정식이다. 19세기 영국의 보험업자 벤자민 곰페르츠는 인간의 사망률이 일정 성년 나이가 지나면 연령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일정하게 증가한다는 곰페르츠 법칙(Gompertz Law)을 발표하였다. 이후 윌리엄 매커햄이 보완하여 인간의 사망률에는 연령 의존적 요인과 연령 독립적 요인이 있으며, 연령에 따른 사망률 증가는 살아가는 환경이 보호되는가 여부에 따라 조기사망률이 영향을 받는다고 하여 곰페르츠-매커햄 법칙이라고 개정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질병으로 인한 인간의 사망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암, 심장병 및 많은 감염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8년에서 9년마다 약 2배가 된다는 것이다. 

곰베르츠 방정식은 기대수명을 산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식의 요소로 사람들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예: 성별, 질병 등) 대입시킨다. 곰페르츠 계산은 생명보험사들이 건강 보험료를 계산하는 데에도 사용되는데, 사망 연령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흡연 여부, 기혼 여부 및 질병 유무 등 기타 사항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알아내는 또 다른 방법은 우리의 몸속의 장기(organs)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쇠퇴하는지 살펴보고 그 감소율을 통해 기능을 멈추는 나이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 기능과 우리가 운동하는 동안 사용하는 산소량은 노화와 함께 일반적인 감소 패턴을 보여주며, 대부분의 계산에 따르면 장기는 평균적인 사람이 약 120세가 될 때까지만 기능한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데, 어떤 사람들의 신장 기능(kidney function)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거의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러시아 및 미국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최대 수명을 추정하기 위해 다른 연구 방식을 고안해냈는데,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여 그들은 인간 수명의 한계가 약 150년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쟝칼망 1995년 촬영<자료사진>
쟝칼망 1995년 촬영<자료사진>

150살까지 살기(Living to 150)

150살까지 산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최장수 쟝 칼망의 122세보다 28년을 더 살 수 있다는 것, 즉 대략 25%이상의 기대수명을 더 늘려야 한다.

현재 정상적인 포유동물의 건강한 수명을 15-20% 이상 늘리는 것은 극히 어렵다. 부분적으로는 노화에 대한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충과 같은 훨씬 단순한 유기체의 수명은 최대 10배까지 늘릴 수 있다.

직관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기대수명을 산출하려면 사망 가능성과 질병에서 얼마나 빠르고 완전하게 회복되는지 사이에 관계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 매개변수는 항상성(정상 생리적 평형-homeostasis)을 유지하는 능력의 척도이며, 부상 충격 등에서의 회복성(resilience)과 연관되어 있다. 사실, 노화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의 상실로 정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젊을수록 질병에서 빨리 회복된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프랑스 최장수 여성 쟝 칼망보다 더 오래 살기 위해서는 첫째, 우성적인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야 하고 둘째 다이어트 식단과 꾸준한 노력을 통해 15년 정도 더 생명을 연장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셋째 지금보다 더 발전된 최첨단의 의학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망률 고원(mortality plateau)” 현상

인간의 사망률은 약 80세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가 105세 이후에는 감소하여 정체된다. 

2018년 사이언스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2009년에서 2015년(1896-1910년 출생) 사이에 105세 이상 3,896명의 이탈리아의 모든 주민에 대한 데이터로부터 사망 위험률을 추정한 결과. 105세 이후에는 감소하여 정체 현상을 보였다. 우리는 이를 “사망률 고원(mortality plateau)”현상이라 부른다. 

플래토(plateau) 현상이란 학습 곡선에서, 일시적으로 진보가 없이 평평한 모양을 보이는 현상. 그 모양이 고원 모양이기 때문에 고원현상이라 일컫는다. 

“사망률 고원(mortality plateau)”현상을 조금 더 분석하여 말하면 인간이 죽을 확률이 105세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아직 최대 수명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말한다. 

영국에서는 100세 이상 인구가 2002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36,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망률이 정체되어 있다면 2300년까지 생존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약 150세가 될 수도 있다.

쾌락 대 고통(Pleasure versus pain)

최대 수명이 150살이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까 아니면 더 길어질까? 이것에 대해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은 쾌락과 고통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우리가 삶의 과정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가질수록(그리고 덜 고통스러울수록)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100년을 사는 것이 80년을 사는 것보다 낫고, 그 여분의 20년이 고통보다 더 많은 즐거움을 담고 있는 한 더 낫다.

이 결과가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까?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는 퇴행성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은 건강한 생활 방식과 적절한 지원 서비스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 노년의 삶이 어떤 면에서 제한될 수 있지만, 그것이 균형적으로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반면에, 연장된 수명은 우리의 초기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7년에는 65세 이상 1인당 생산가능인구(16~64세)가 약 3.5명이었지만, 2040년에는 이 비율이 2.1대 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내는 노동력의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노동 인구가 추가 세금을 내고 더 오래 노동력에 남아 있어야 하거나 연금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를 축소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여생(An unwanted postscript)

우리는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 목표와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바람직한 삶이 특정한 소설 속의 이야기와 같은 구조(narrative structur)를 가진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고(故) 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목표를 어떻게 볼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경험적 관심”과 “비판적 관심”을 구분했다. 경험적 관심은 즐거움과 같은 것, 즉 우리가 즐기는 모든 것이다.

중요한 이익은 우리가 현실이 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즉 우리가 좋은 삶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예를 들어, 이것은 자녀의 행복에 대한 부모의 관심일 수 있다.

우리는 노년에 동반될 수 있는 치매로 삶의 존엄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노인들의 두려움을 상상해본다. 그 사람이 그 순간에 자신의 기억 능력 감퇴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는 것 같더라도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치매를 앓기 이전에 사망했다면 더 나은 노년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의학적인 도움으로 노년에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인생 이야기”와 더 일치하는 축복된 삶을 사는 것이다. 

고 철학자 버나드 윌리엄스(Bernard Williams)는 “인생은 아주 연로한 사람들에게도 풍부하고 복잡하게 남을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는 것이 누구에게 희생이나 피해를 입히는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욕망과 관심은 변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함과 유대를 갖는 것은 우리 삶의 다양한 단계에서 연속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더 오래 산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구가 계속 고령화됨에 따라 우리는 노인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중요하고 잠재적으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건강한 노화를 촉진하는 전략은 사회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철학적 의미에서도 우리의 장수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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