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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을 뚫는 시술, 관상동맥 중재술

  • 입력 2023.01.19 17:52
  • 기자명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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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술 치료, 관상동맥 중재술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히면 과거에는 칼로 가슴을 벌려 수술을 했다. 약물 치료도 있었지만 효과는 혈전을 부분적으로 녹이는데 그쳤다. 그러다 관상동맥 중재술이 개발됐다. 관상동맥 중재술은 수술을 하지 않고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이다. 1977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 병원에서 그룬지히 교수가 작은 풍선을 이용해 협심증 환자를 시술한 것이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사례다.

 

풍선확장술

풍선확장술은 관상동맥 조영술을 했을 때 혈관 지름이 70% 이상 좁아져 있는 경우 시행한다.

시술이 끝나면 혈관이 넓어지기 때문에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고, 가슴 통증도 사라진다. 이렇게 시술 직후부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풍선확장술이 큰 장점이다.

풍선확장술: 카테터에 부착된 풍선을 이용하여 좁아진 관상동맥을 확장시킨다.

 

시술 방법

관상동맥 조영술로 혈관이 협착 부위가 확인되면 카테터 사이로 0.014인치의 철사를 넣어 협착 부위를 통과시킨다. 이 철사를 통해 다시 풍선 카테터를 협착 부위까지 진입시킨 후 작은 풍선을 부풀린다. 그러면 좁아졌던 혈관이 넓어지면서 병변이 압축된다. 다시 병변에 넣었던 풍선과 철사를 빼내면 시술이 마무리된다.

부작용

풍선확장술의 가장 큰 단점은 6개월 안에 다시 혈관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재발률은 30~60% 정도다.

재발하는 이유는 풍선을 확장할 때 혈관 내벽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는데 시술 후에 이 손상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세포가 돋아나기 때문이다. 풍선 확장 후에 혈관 내벽이 찢어져 오히려 혈전을 강력하게 만들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위험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확장됐던 혈관이 다시 수축하는 경우도 있다.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스텐트 삽입한다.

 

스텐트 삽입

스텐트는 작은 용수철 모양처럼 생겼는데 굵기가 2.5~4.0mm까지 다양해 좁아진 혈관의 굵기에 따라 사이즈를 이용한다. 형태도 튜브, 코일, 튜브와 코일을 합성한 제품 등 다양하다. 하지만 종류보다는 어떻게 시술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스텐트를 사용하면 혈관이 다시 수축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풍선확정술은 혈관이 얿어지면 풍선을 빼내기 때문에 혈관 자체의 탄성력 등에 의해 다시 좁아지기 쉽지만 스텐트는 금속 스프링 같은 그물망이 혈관 벽을 지지하면서 그대로 남아있어 혈관이 좁아지는 확률이 적다.

그텐트 시술은 2~3일 정도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 성공률은 높이려면 관상동맥 질환 위험인자(고혈압, 이상질혈증, 당뇨병 등)를 철저히 관리하고,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병변 부위만 시술했을 뿐 동맥경화증 자체가 나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술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특히 관리에 신경 쓰고 만약 다시 증상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재발 여부를 알아본다.

 

시술 방법

시술법은 풍선확장술처럼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병변이 생긴 위치에 스텐트를 위치시키고 풍선을 부풀려 혈관이 확장한 다음 스텐트만 혈관에 남기고 풍선과 카테터는 다시 빼낸다.

때로는 병변의 면적에 따라 스텐트를 여러 개 삽입하기도 하는데, 한번에 삽입하지 않고 2개 정도 삽입한 후 경과를 지켜보면서 3~4일 뒤에 다시 삽입하기도 한다. 또 스텐트를 삽입할 때 관상동맥 안에 혈전이 많으면 혈전을 빼내고 정맥 주사로 혈전용해제를 넣는다.

부작용

하지만 스텐트 삽입술에도 여전히 단점이 있다. 몸에서는 이물질에 대한 반응으로 혈전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스텐트 안으로 세포가 자라 다시 혈관이 좁아지는 재협착이 일어난다. 관상동맥 질환이 심하고, 당뇨병 등의 동반 질환이 많을수록 재협착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시술 주의할 점

손목의 요골동맥을 이용해 시술하면 카테터를 제거한 뒤 카테터를 삽입했던 부위를 압박해 지혈하고 병동으로 이동한다. 그런 다음 2~6시간 정도 손목을 사용하거나 물건을 잡는 등의 활동을 하지 말고 안정을 취한다. 허벅지의 대퇴동맥을 이용해 스텐트 시술을 받았을 때는 압박 지혈한 뒤 4~5시간 정도 다리 굽히거나 움직이지 말고 누워 있는다. 만약 시술 부위에서 출혈이 보이면 의사에게 알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대부분 시술 다음날 퇴원한다.

퇴원 후에는 평지에서 걷기부터 시작해 점차 속도를 빨리하며 증상이 있는지 관찰한다. 증상 없이 3~4km를 걸을 수 있으면 가벼운 운동이나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혈전이 생기는 문제는 혈전 발생을 억제하는 강력한 약제의 개발, 고압력의 풍선을 사용해 스텐트를 혈관 벽에 밀착시키는 시술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스텐트 내 세포가 자라나는 문제는 좀 더 까다롭지만 최근 약물 용출성 스텐트가 개발돼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 200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약물 용출성 스텐트는 스텐트에 세포의 과도한 형성을 강력히 억제하는 약제를 코팅해 서서히 방출되도록 고안한 것이다.

그러나 약물 용출성 스텐츠를 사용하면 스텐트 내벽의 치유가 너무 느려져 혈액 안에 금속이 오랜 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스텐트 내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두 가지 이상의 약제를 적어도 1년, 때로는 더 오랜 시간 복용해야 한다. 최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속이 녹아 없어지는 스텐트도 개발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텐트 삽입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은 스텐트 혈전증이다. 대부분 시술 후 1개월 안에 생기는데 스텐트 안에 혈전이 생겨 혈관을 완전히 막으면 심근경색증과 거의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항혈소판제제를 병합하여 복용해야 한다.

 

죽상반 절제술

동맥경화증이 생긴 혈관에는 지방질, 섬유질, 염증세포, 칼슘 등이 죽 같은 모양으로 쌓이는데 이것을 죽상종 또는 죽상반이라고 한다.

이 죽상반을 깎아내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시술이 죽상반 절제술이다. 딱딱하게 굳은 죽상반을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잘게 갈아 없애는 방법, 대패 같은 것으로 죽상반을 잘라내 빼내는 방법이 있다. 풍선확장술이 어려운 경우에 죽상반 절제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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