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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3월 MDjournal을 소개한다.

묵향으로 먹물 • 도(道)를 이야기 하다.

  • 입력 2023.03.03 14:38
  • 수정 2023.03.09 12:35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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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차디찬 겨울을 보내느라 바싹 마른 땅은 북풍한설을 견뎌내고 눈부시게 어린 새잎을 움틔워 내는 3월이다. 태동하는 생명력과 작가의 호흡이 뒤섞여 화폭에 아련하게 번진다.

문향(聞香)-기억의 뜰, 91x12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문향(聞香)-기억의 뜰, 91x12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김원교 작가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소재인 한지에 수묵 혹은 수묵담채로 생명력을 담았다. 반가운 봄의 전령인 진달래와 매화 등 꽃과 포도, 유자, , 복숭아 등 열매가 생명력 넘치는 봄을 정감있게 다룬다. 작가는 묵향(墨香)의 장점을 너무 과하게 피지 않고 힘없이 사라지지 않을 소박한 향기로 담은 수묵담채화로 전통을 지켜내며 그 안에서 불멸의 생명력을 지키고자 했다. 아울러 먹물의 도()를 지키되 여백이 주는 상징성을 그 중심에 둔 작가의 작품성도 엿보인다.

작가는 여백을 채운 산의 부드러운 능선에서 한국화의 그리움, 평온함 같은 감정들을 전달하지만, 중심 이미지를 해칠 만큼 과하지 않다. 함께 어울려 더 멋을 더하는 한국화의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우리 전통문화의 근간이 엿보이는 은은함과 편안함으로 기쁨에 찬 표정을 느낄 수 있다. 김원교 작가는 먹과 여백으로 자연의 바른 길을 수묵화로 담아냈다. 붓이 흘러가는 대로의 생명력과 자연스러움은 마음의 편안함으로 귀결된다.

자연은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담는다. 우리 조상은 산수자연을 일종의 거룩하고 숭고한 대상으로 삼았다. 인간 자신보다 더 위대한 존재로 자연을 대한 것이다. 한국에서의 자연은 명사가 아닌 형용사적 의미가 있다. 문자 자체로 自然의 의미가 스스로 그렇게 있는 것’, ‘저절로 그러한 존재’, 또는 스스로 그렇게 된 존재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서양에서 자연을 인간과 분리되어 있고 창조된 객관적인 대상으로 본다면 우리는 자연의 의미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한 것이다. 저절로 그러한 존재가 아닌 스스로 그렇게 된 존재. 자연의 그 생명력과 주체적인 역동성의 그 호흡을 작품에 담아낸 김원교 작가는 북촌에서 3월부터 4월까지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작가의 외동딸인 장영은 작가와 모녀전으로 콜렉터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를 앞둔 김원교 작가는 먹물은 풍채(風采)이며 기운이고, 여백은 의취(意趣)이며 향기라고 말했다. 작가는 꽃과 함께 완성한 글자와 글자 사이, 행과 행 사이, 혹은 획과 획 사이의 성김과 빽빽함이 리듬과 역동성, 고요함 그리고 여운을 만들어 낸다고 믿는다. , 먹물은 현재의 강렬한 생생함을 만들어내고 여백은 영원으로 향한 무한한 맛을 전하는 것이다.

먹빛을 투명하게 잘 쓰고 그리지 않는 여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남길 것인지를 늘 고민합니다. 우리의 삶도 어떤 때는 스미듯 천천히 번지는 먹물이 필요하고 먹이 휘갈기는 일필휘지의 단호함을 요구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삶의 뒤로 물러나 앉아 마음을 내려놓고 멍하니 앉아있는 여백도 있어야 하지요. 먹물의 도를 지키되 여백의 도를 마음에 두는 것, 채우려는 것과 비우려는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 저는 삶에서도 그림에서도 그러한 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발췌-

 

玄泉 김원교 KIM, Wongyo

학력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교육대학원졸업

개인전

2020 5회 개인전 작은 위로” (우물갤러리, 서울)

2014 4회 개인전 김원교의 기도”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2004 3회 개인전 인연” (공평 아트센터, 서울)

2000 2회 개인전 자연에의 사색” (인사 갤러리, 서울)

1992 1회 개인전 분출” (인데코 화랑, 서울)

주요 단체전

1987 80년대의 한국화 흐름전 (미술회관, 서울)

1988 청추전 (일본 동경도 미술관, 동경)

회토전 (동덕 미술관, 서울)

1989 묵연전 (동덕 미술관, 서울)

1990 現傳과 동행 (인데코 화랑, 서울)

춘추회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1 청년세대 91의 단면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2 서울 현대 한국화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8 현대 갤러리 기획 소품 초대전 (현대 갤러리, 서울)

2000 새천년 대한민국의 희망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화 여성작가회 창립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1 대한민국 청년 미술제 청년 작가회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화 여성작가회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3 ,방 수교 30주년 기념전 (방글라데시 다카 미술관, 다카)

2004 춘추회전 (공평 아트센터, 서울)

2017 홍현회전 (국립경주박물관, 경기)

2018 Memory 53 경희 미술대학 아카이브전 (경희대 미술관, 서울)

수묵에 투영된 사유 영호남 수묵화 교류전 (경주 솔거미술관, 서울)

2020 생각의 숲을 만나다 (한벽원갤러리, 서울)

2021 다시 걷다 (혜화아트센터, 서울)

자문밖 곳 곳 (세줄갤러리)

2022 홍현회전 (갤러리H, 서울)

자문밖 방방곡곡 (삼세영미술관, 서울)

담양아트위크 아트페어 유유자적 (담주 다미담예술구, 담양)

2023 삼세영 상설기획전 단아한 백자전 여백의 꿈 (삼세영미술관, 서울)

수 상

1987 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립 현대 미술관)

1988 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국립 현대 미술관)

1989 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립 현대 미술관)

1990 7회 동아 미술제 입선 (국립 현대 미술관)

2002 38회 경기 미술대전 우수상 (경기 문화 예술회관)

2003 39회 경기 미술대전 특선 (경기 문화 예술회관)

작품 소장

제주시립 기당미술관

안동 사빈서원

대한불교 조계종 제25교구 본사 봉선사

대한불교 조계종 수국사

광동학원 불천학사, 환희원 및 개인소장

 

<갤러리 단정 전시안내>

 전시제목 봄 너머 꽃 웃고 향기 춤추네

전시기간: 김원교 작가 - 향기를 듣다(聞香) / 3.1-3.22

                       장영은 작가 - 마르지 않는 향기(Undried Fragrance) / 3.29-4.16

전시내용: 먹과 여백의 미로 자연을 표현한 수묵화 / 광목천에 발묵법 潑墨法, 바느질로 완성한 현대적 한국화

문의: 갤러리단정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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