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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지나친 지방은 해롭다!

  • 입력 2023.03.13 11:50
  • 기자명 장석원(충민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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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 지방은 약간 적게 섭취하자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그램당 약 4.1kcal의 열량을 내는 데 반해 지방은 약 9.3kcal의 열량을 낼 수 있어서 주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지방은 지방산과 글리세롤의 결합체이며, 지방산도 다른 지방도 식물이 합성해낸 영양소라는 뜻이다. 지방(기름)은 각종 곡식의 눈이나 껍질, 식물의 씨앗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옥수수나 포도에는 지방이 없어 보이지만, 옥수수나 포도 씨는 기름을 짜서 쓸 정도로 지방이 있다.

지방산은 탄소 원자 사실 간의 이중결합 유무(포화 정도)에 따라 포화지방산(SFA)과 불포화지방산(UFA)으로 나뉜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산은 다시 단가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으로 분류 된다. 불포화지방산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며 식물성 기름 및 생선의 지방에 많다.

포화지방산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동물성 식품, 코코넛유, 팜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불포화지방산 중 단기불포화지방산은 한 개의 이중결합을 갖는데, 올리브유나 카놀라유에 많이 포함된 올레산(ω-9계 혹은 n-9계 지방산)이 가장 대표적이며, 체내 합성이 가능하다. 다가불포화지방산은 2개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지며, 크게 오메가-3지방산(ω-3계 혹은 n-3계 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다. 오메가-3지방산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지 방산이므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클로렐라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해양 포유류에 함유되어 있다. 또 오메가-3지방산은 DHA, EPA, ALA 등으로 구분하는데, DHA와 EPA는 어류에, ALA는 식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리놀레산, 감마 리놀렌산, 아라키돈산 등이 오메가-6지방산에 속한다.

포화지방이나 불포화지방산이나 단위 무게당 칼로리는 동일하지만, 일단 몸에 들어가면 다른 길을 밟는다.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을 동물성 지방이라고 하는데,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가슴살, 버터에 많이 들어 있다. 포화지방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금만 온도가 내려가도 곧바로 굳어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몸속에서도 지방이 굳어 혈관 벽에 들러붙어 동맥경화나 심장 질환을 일으킨다. 지방은 세포막의 주성분이라서, 포화지방산으로 인해 세포막이 굳어지면 각종 호르몬이 주는 신호를 잘 받아들이지 못해 세포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불포화지방산은 세포막을 부드럽게 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그렇더라도 불포화지방산 역시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생선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굳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유익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할 때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오메가-3지방산은 중성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혈액 응고를 방지하여 동맥경화증과 심장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신체 내 염증성 변화를 줄여주는 생리적 기능이 있어 암을 예방한다.

그러나 우리가 주로 먹는 옥수수기름, 콩기름, 참기름 등은 오메가-6지방산으로, 오메가-3지방산은 거의 없다. 지방산 가운데 하나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거의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오메가-6지방산은 과다 섭취하면 그 대사물질인 아라키돈산이 생성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을 응고시켜 혈전을 생성하므로, 동맥경화를 유발하여 심혈관 질환 및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더구나 오메가-6지방산을 과다 섭취하면 그의 대사물질인 아라키돈산이 프로스타글란딘 E2(발암 촉진 인자)로 변환된다.

한국영양학회는 오메가-6지방산과 오메가-3지방산을 4~10 대 1의 비율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4대 1의 비율을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음식을 먹으면서 지방산의 섭취 비율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인체에 꼭 필요한 지방산 중에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합성되는 양이 부족해 반드시 음식의 형태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이 있는데, 바로 필수지방산이다.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은 상호 전환될 수 없으며,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그러나 필수지방산을 섭취하는 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불포화지방산 중에는 단가지방산이 다가지방산보다 안전하고 열에도 강하다. 올리브유나 깊은 바닷속에서 사는 생선의 기름은 주로 단가지방산이다. 따라서 공기에 노출되어도 산화가 서서히 일어난다. 올리브유에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고, 간접적으로 암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지닌 올레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암 발병률을 낮춘다. 그러므로 음식을 조리할 때는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불포화지방산인 식물성 기름이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옥수수기름, 콩기름, 포도씨기름 등을 섭취하는 경향이 많은데, 다가불포화지방산은 불안전하여 공기와 접촉하면 바로 산화된다. 따라서 필수지방산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요리할 때 넣어 먹기보다는 곡몰, 콩, 들깨나 식물의 씨앗 등 기름의 원료가 되는 것을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산화되면 과산화지질로 변하게 된다. 산화된 지방은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고, 활성산소는 세포 내 유전자를 손상시켜 암의 원인이 되므로 몸에 매우 해롭다.

그러나 가장 해로운 기름은 트랜스지방산으로, 포화지방보다 2배 정도 건강에 나쁘다고 한다.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처럼 나쁜 콜레스테롤은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키며 고혈압, 심장병, 암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상온에서 동물성 기름은 고체 상태이고 식물성 기름은 액체 상태다. 그런데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인데도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데, 이는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불포화지방산을 포화지방산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특징이 드러나는 것이 트랜스지방산이다. 특히 마가린이나 쇼트닝 같은 경화유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마가린이 가장 해롭고, 쇼트닝도 마가린만큼이나 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되고 있어 몸에 나쁘다. 쇼트닝은 과자나 튀김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데, 음식을 바삭하고 고소하게 만든다. 그래서 트랜스지방은 쇼트닝으로 만든 과자나 감자튀김, 도넛 등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트랜스지방산을 퇴출시키려 무척 애쓰고 있으며, 트랜스지방산의 식품 함유량에 제한을 두고 일정 수치를 초과할 경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식품업체가 트랜스지방을 넣지 않은 제품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으므로,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1인당 트랜스지방의 하루 섭취량을 2.2g으로 제한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백해무익하고 아무 영양가가 없는 포화지방산이므로 가급적이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먹어야 한다면 꼭꼭 씹어서 먹는다. 침과 섞이면 트랜스지방산이 어느 정도 중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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