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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뇌에 미치는 효과 (2)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명상

  • 입력 2023.04.21 14:25
  • 기자명 최남숙(한국정신과학 연구소 교수, 뇌과학심리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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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내가 아니다.

심리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겉으로는 편안하고 아무 일 없어 보이는 분들도 나에게 오면 자신의 상처나 고민을 이야기 한다. 필자도 한 때 걱정과 불안으로 몇 년을 보낸 경험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우울하면 우울 속에 빠져 그 우울을 더 키워간다. 우울이 에너지를 받으면 점점 더 커지고 우울 증상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세상은 더 주관적으로 우울해 보이고 우울은 더 심각해진다. 그래서 결국 우울 속에 빠져 나오기 힘든 상황까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마음이 자신이 아닌 것을 안다면 그 마음에서 빠져나와 우울해 하고 있는 자신을 관찰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나를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며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더 이상 우울이라는 감정은 에너지를 못 얻고 작아지기 시작한다. 점점 작아져서 그냥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뇌는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하다.

뇌의 목표는 생존이다. 그래서 자동적으로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계속 생겨난다. 우리를 불안하게 해서 대비를 하고 살아남게 만들기 위해 그렇다. 예전에는 잘 될 거야.‘ 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다른 부족이 침입하면 어쩌지? 산길 가다 맹수가 나타나면 큰일이니 대비를 해야 해!‘ 라고 부정적인 상황을 걱정하고 대비한 사람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그래서 부정적인 조상들의 후손들이 우리들인 것이다. 잠시 1분만 눈을 감고 자신의 떠오르는 생각들을 관찰해 보라.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는지... 아마도 대부분이 과거의 일이나 미래의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통계적으로 우리는 하루에 6천 가지 생각을 하는데 그 중 85%가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그러니 당신이 하는 걱정이나 불안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유전자와 뇌에 불안이 셋팅되어 태어난다.

뇌는 행복을 위해 진화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진화 했다. 그래서 오늘 있었던 수많은 감사할 일들과 평화로운 일들은 뇌에 신경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생존에 중요한 부정적인 일들이 뇌에 각인된다. 이런 뇌의 작용은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과도한 것이다.

 

어떻게 해야 불안과 부정적인 마음에서 삶을 감사와 평화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첫째, 이것이 뇌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를 제대로 알아야 뇌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나의 불안이나 걱정 등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자꾸 불안을 키워 나가면 나는 나의 부정적인 뇌의 시스템의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

둘째, , 내가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 또는 나의 뇌가 부정적인 생각들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알아차림은 걱정과 불안에서 나를 빠져 나오게 한다. 그러면 마음과 동일시했을 때 느끼던 고통스러운 일들이 작게 느껴진다. 또한 마음의 노예가 아닌 마음의 주인으로 마음을 바라보고 통제 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이 연습을 꾸준히 하면 뇌신경 가소성에 의해 뇌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마음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을 관찰자 모드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준비가 된 것이다. 이 과정을 명상은 더 쉽고 더 깊은 단계까지 안내해 준다.

 

암을 비롯한 많은 병들이 스트레스로부터 온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우리 몸을 비상 상태로 만든다. 온 몸의 근육과 세포들은 긴장하고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를 한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의 몸은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내 몸에서 제일 약한 부분이 병이 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를 잘 살펴보면 사실 별 것도 아닌 문제로 우리가 걱정과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뇌는 생존을 위해 부정적인 생각들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하고 마음이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 때문에 잠도 못자고 몸을 망가뜨리며 병을 만든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걱정한다고 한다. 뇌의 속성을 이해 못하고 마음을 나라고 동일시하면 자연스럽게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소나 디미지언 연구팀은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웹기반 마음챙김 기분 균형(Mindful Mood Balance) 강좌를 개설했다. 8번의 강의로 쓸데없이 걱정하고 생각하던 버릇이 줄어들고 우울감과 불안도 감소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명상 프로그램이었는데도 효과를 본 것이다. (출처: 명상하는 뇌)

대다수의 분들이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것이 신체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약 감정을 조절하고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마음을 통제하거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몰라서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는 알아차림과 명상을 통해 방법을 배우고 연습함으로써 더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 수 있다. 많은 분 들이 명상과 알아차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뇌의 주인으로 살아가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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