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이 상 현
동쪽 바다 속초
갯배 선착장 옆
옛 수협 터 가면
석류알처럼 꽉 차게
새콤달콤 붉은 눈물로
묵묵히 일러준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에서
아무도 찾지 못한
답을 얻다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누에처럼
누에고치 속에 갇힌
70여 년 아바이마을
언제
세상 밖 나오려나
통일마을로
설악산
설악대교 금강대교
금강산 첫봉 신선봉
동쪽 바다
연이은 북쪽까지
어둠 속에 살다 나온
아침 햇살처럼
웃을 날 갑자기 곧 온다
바다 뒤집을 큰 파도치니
-2023년 4월 23일
동쪽 바다 속초
수협 터에서
아바이마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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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바다 검붉은 태양이 백두대간 금강산 설악산,아바이마을까지 찬란한 통일의 햇살을 뿌린다. 70여년 아바이마을의 우화 (羽化)는 간절한 통일의 염원이 되어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꽃(雨華)이 된다. 무심코 지나치다 바라보는 동쪽 바다, 저 어느 끝에는 통일의 희망이 푸른 슬픔과 함께 붉은 울음이 되어 매번 큰 파도로 왔다가 되돌아 간다. 꼭 가야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그 길을 오늘도 시인은 아바이마을에서 그리움의 바다로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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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시인
2007년 등단, 2018 서대문 문학상 수상.함석헌 선생 씨알사랑 사사. 서울 묵동야학 설립 지도.한국시인협회, 서울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현재 서울 서대문구 문인협회 회장
시집 : 『미소 짓는 씨알』 『밤하늘에 꽃이 핀다』 『살굿빛 광야』